업계소식

서울우유 적자경영 내부 갈등 비화

곡산 2008. 2. 5. 21:28
서울우유 적자경영 내부 갈등 비화
고통분담 논의할 임시총회 조합원 반발로 파행


서울우유가 상당수 조합원의 경영진에 대한 불신으로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적자경영으로 출자적립금을 받지 못한 서울우유 조합원들이 조합장의 무능을 개탄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

서울우유는 지난 30일 2008년 제1회 임시총회를 열고 지난해 적자결산에 따른 고통분담을 논의하려 했으나 유질개선준비금과 낙농구조개선지원금의 조속한 집행을 촉구하는 조합원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내 달 있을 결산총회로 미뤄졌다.


특히 이날 임시총회는 시종일관 지난해 5월 취임 당시 ‘우유 1000만개 판매’와 ‘쿼터증량’을 약속했던 조흥원 조합장을 비난하는 조합원들의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다 급기야 감정이 폭발하면서 집행부측과 몸싸움을 벌이고, 총회장에 오물을 끼얹는 등 공권력 투입 직전사태로까지 치달았다.

이날 조 조합장은 인사말을 통해 “2003년부터 지속돼온 시유시장 침체의 벽 넘지 못하고, 지난 한 해 증정손실분이 180억원에 달하는 등 판매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비상 경영대책의 일환으로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결산결과 66억 2200만원의 적자를 시현해 경영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참담한 현실에서 결산을 어떻게 마감할 것인가를 놓고 고심했다”고 전제한 뒤 “적자를 끌고 갈 것인가, 조합원과 함께 해결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두 가지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으나 묘안을 찾지 못했고, 조합의 대외적 신뢰도를 떨어뜨려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적자결산을 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아래 지원금의 일부를 집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800여명의 조합원 동의를 이끌어 이날 임시총회를 소집한 이윤우 조합원(고양 신촌목장 경영)은 “오늘 조합원들이 총회에 참석한 이유는 위임받은 대의원들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고, “조합 집행부가 2007년 임금협상을 통해 5~7%의 인상을 결정하고, 연말 결산 후 수익이 발생했을 때 일의 성과여부에 따라 차등지급해야 할 성과급을 12월에 앞당겨 지급하면서도 조합원들이 마땅히 받아야할 지원금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집행하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합원은 특히 “우유가 안 팔려 조합형편이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집행부는 우유판촉에 반드시 필요한 홍보비와 판매지원금을 늘려도 시원찮을 판국에 오히려 삭감하는 한심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것도 모자라 최고 품질의 우유를 49만개나 감아 파는 등 쉰 떡치듯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우유 판매량은 20만개나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와 서울우유의 앞날이 깜깜하다”고 분개했다.

이날 회의장은 시작단계에서부터 조합원들이 ‘조합원의 목을 죄는 조합장은 물러나라’ ‘완장만 차면 조합원을 터는가’라는 문구가 적힌 피킷을 들고 시위하는 한편, 조합장이 인사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죄로서 묵과될 일이 아니므로 미지급금을 지급할 수 없다면 당장 물러나라”고 외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조합원 지원금 지급여부는 2월 중하순 개최될 결산총회에서 다시한번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취임 1년도 채 안된 조흥원 조합장 체제의 경영능력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되며 조합 내부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옥 기자 : hykim996@thinkfood.co.kr
서울우유 임총 파행…무엇이 문제?
60억 손실 불구 흑자결산 방법론서 대립


서울우유가 지난해 66억원의 적자결산을 피하기 위해 직원 상여금 23억원 반납과 조합원 지원금 45억원의 미 집행을 통한 고통분담을 요구하자 일부 조합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갈등의 골을 깊게하고 있다. 조흥원 조합장의 무능한 경영능력을 질타하며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는 조합원 827명의 서명을 받아 개최된 30일 임시 총회에서는 이날 총회 소집에 앞장서온 이윤우 조합원 대표가 조합 측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들어 반박했다. 다음은 그의 대표 발언 내용과 조합 측의 주요 답변 내용이다.

■ 조합원 입장

◇이윤우 조합원 대표
작년 2년 동안 사료 값이 30% 인상됐으며 앞으로도 계속 인상될 전망이어서 사료파동이 예고되고 있다. 게다가 경기도 일원의 젖소목장에서는 브루셀라병이 발생해 조합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이 이 자리에 나와야만 했던 이유는 사안의 크기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합은 우유가 안 팔려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역 조합원들은 우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42억7800만원의 낙농 자조금을 갹출하고 정부지원금까지 받아 총 85억5600만원의 재원을 조성, 홍보비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합은 우유가 안 팔린다 하면서도 경비절감을 이유로 자조금보다 훨씬 많은 100억원이 넘는 홍보비 외에도 판매지원금을 삭감하는 한심한 일을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49만개의 물량을 증정품으로 감아 팔아 국내 최고의 우유를 마치 쉰 떡치듯 했으며, 그 결과 하루 우유 판매량이 20만개나 감소했다. 보급소는 증정품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서 창고를 임대로 빌려 쌓아두는 형국일 정도로 서울우유의 앞날이 깜깜하다.

‘우유 1000만개 판매’ 조합장 약속 어겨
이익 못내면서 성과급…인건비 비율 높여
“고통분담 안될 말…조합원 지원금 내놔라

조흥원 조합장은 작년 초 선거운동하면서 “이런 식으로 나가면 조합은 머지않아 망할 것”이라며 “서울우유를 다시 살릴 사람은 바로 자신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우유 1000만개 판매 조기달성’과 ‘쿼터증량’을 약속했다. 따라서 흑자는 고사하더라도 적자는 내지 말아야 하지 않는가. 결과적으로 조합원을 기만한 것이다.

2007년도 임금협상 당시 노사협의를 통해 5~7%의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약속했다 해서 결산도 하기 전에 연말에 성과급을 앞당겨 지급하는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관련, 성과급은 흑자를 냈을 경우 일의 성과정도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것이 원칙인데도 조합 측은 ‘노사합의는 법을 우선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물론 서울우유 직원이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자신 있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할 일은 제대로 못하는데 대우만 최고로 해줘야 하는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을 경쟁업체 수준과 같게 하거나 줄여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임시총회를 소집해놓았더니 조합장은 대의원들 쫓아다니며 자신의 입장을 이해시키기 위해 열을 올렸다. 그런 정력으로 제품판매를 독려하고, 화물연대에 대응했다면 적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 때문에 조합장은 조합원의 출자적립금을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는가. 고통분담은 조합이 우유판매에 전력한 후에 하는 것이고, 1991년부터 시행해온 유질개선비 등 조합원 지원금을 조속히 지급하라.

◇무능한 경영능력에 반발한 조합원 827명의 서명을 받아 개최된 30일 임시총회에서 이윤우 조합원대표가 조합측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들어 반박했다(좌측).임시총회 도중 조합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일부 조합원들이 몸싸움까지 불사해 총회장이 한때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 조합 입장

- 조합장이 총회에서 의결된 교육지원사업비 중 일부를 임의로 집행하지 않아도 되는 지.

▶ 교육지원사업비를 집행해 적자결산을 시현하는 경우(조합원 손실 58억원)나, 집행하지 않고 흑자결산을 시현하는 경우(조합원 손실 45억원)나 모두 조합원들이 손실을 부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적자결산을 시현하는 경우 조합원들이 13억원의 손실을 더 부담하게 된다. 농협법 제 46조 및 조합 정관 제52조에 의하면 ‘조합장이 조합의 업무를 집행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조합장이 예산 등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조합장은 총회의 승인을 받은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을 조합의 사업실적, 재무현황 등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고려해 비용을 집행하는 것이다.

◇조흥원 조합장
- 유질개선준비금과 낙농구조개선지원금 출자대체를 하면 조합의 재무 건전성이 좋아지고, 고정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며, 조합원의 재산이 증가되는지 여부.

▶ 적자결산을 하게 되면 조합원 지분은 결손보전 절차에 의해 사업준비금(조합원지분) 58억원이 감소하게 되며, 출자대체에 의한 출자금 증가액 45억원이 발생한다. 이 경우 조합원 지분은 13억원 감소하게 돼 1인당 54만7000원의 지분손실이 추가 발생한다. 따라서 조합원의 재산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흑자결산을 하는 것이다. 또한 적자결산을 하게 되면 전기 이월이익잉여금 8억원 및 사업준비금 58억원이 감소하게 되어 자기자본 비율이 흑자결산 대비 22.6%에서 22.4%로 0.2% 감소하고, 자기자본은 23억원이 줄어 재무구조의 건전성은 악화된다. 뿐만 아니라 고정투자는 내부유보(자기자본) 또는 외부차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게 되는데 적자결산을 하게 되면 흑자결산 대비 내부유보 23억원이 감소하게 돼 고정투자 재원도 줄어든다.

적자 결산 땐 조합원 손실 부담 더 커
자기자본 비율 줄고 재무 건전성 악화
“올핸 증정 줄이고 기필코 이익 실현”

- 2006년도까지 적자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2007년도는 경영을 못해서 적자가 발생했나.

▶ 교육지원사업비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인한 영업이익으로 충당해야 하지만,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영업이익으로는 부족해 영업외수익(외화환산이익, 대손충당금환입, 유형자산처분익 등)으로 충당해 흑자를 시현할 수 있었다. 2004년 이후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증정손실, 감가상각비, 차입금 이자 등의 증가로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2007년도의 적자는 영업환경악화와 원자재가격 상승, 화물연대파업, 외화환산손실 발생 등 악재가 겹쳐 발생한 것이다.

- 2007년도는 적자를 보전하더라도 2008년도에는 조합경영에 희망이 있는가.

▶ 2008년도에는 단기적으로 사업계획 목표이익을 반드시 달성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비장한 각오를 열심히 노력하겠으며, 증정 손실에 대해서는 유업체, 낙농관련 단체들과 협의 후 증정손실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 중장기적으로 공장 합리화를 추진해 규모의 경제를 시현, 감가상각비 등의 고정비를 감소시켜 나가고, 연차적으로 목표이익 달성을 통한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이자비용을 줄여 건실한 조합이 되도록 하겠다.
김현옥 기자 : hykim996@thinkfoo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