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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임직원들, 경쟁마트서 장보며 벤치마킹

곡산 2008. 1. 29. 08:53
롯데마트 임직원들, 경쟁마트서 장보며 벤치마킹
`깨진 유리창 법칙` 실천에 옮겨

"채소ㆍ청과 코너에 가격표가 붙어 있었지만 해당 상품이 어느 것인지 알 수 없어 불편했습니다." "많은 고객이 장 보러 오는 금요일 오후였지만 매장 곳곳에 상품이 비어 있었습니다."(노병용 대표ㆍ사진)

"경쟁사 베이커리 매장에서는 `갓 구운 빵`이 나오면 종을 쳐서 고객에게 알려주던데 우리도 도입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어느 직원)

롯데마트 임직원이 전사적으로 장 보기 체험 소감을 공유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자사 매장은 물론 이마트 홈플러스 홈에버 등 경쟁사 매장까지 직접 방문해 장 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고객 관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발견되는 `깨진 유리창`을 갈아끼워 보자는 취지에서다.

`깨진 유리창`은 유리창 파손 등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 심리학 이론에서 나온 것이지만 지금은 기업 경영 등에도 폭넓게 쓰이는 이론이 됐다. 작은 문제부터 철저히 고쳐야 한다는 게 핵심 대목이다.

롯데마트 임직원들은 장을 보면서 느낀 소감과 각종 지적사항, 경쟁사 우수 사례 등을 사내 게시판에 올려 전 점포에서 해당 문제점을 개선하는 식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릴레이 장 보기`는 지난해 5월 노병용 대표가 롯데마트 월드점에서 직접 장을 본 소감을 게시판에 올리고 함께 해볼 것을 권하면서 이어지고 있는 것.

노 대표는 당시 글에서 "겉으로 알고 있는 것과 고객 관점에서 직접 장 보기를 하면서 알게 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며 "장 보기를 통해 `깨진 유리창`을 찾아 고쳐나가자"고 강조했다.

장 보기는 처음에는 롯데마트 매장을 대상으로 하다 경쟁사 매장으로 확대됐고 임원은 물론 말단 사원까지 참여하는 전사적 캠페인이 됐다.

특히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익명으로 쓰도록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장 보기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7개월 동안 2300여 개 제안이 올라왔으며 이 중 경쟁사에 관한 것도 900건이 넘는다"며 "특히 고객 불만 건수가 20%가량 감소하는 등 개선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120개 글을 추려 `고객의 눈으로 본 장 보기 우수 사례집`이란 책자로 발간했다.

노 대표는 "지난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깨진 유리창 법칙`(마이클 레빈)을 읽고 공감한 바가 컸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사소한 실수를 내가 먼저 고객 눈으로 보고 고쳐나가자는 의미에서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진성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