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건강한 과자’가 따로 있을까. 보통 홈메이드 과자, 아기과자, 화과자 등이 ‘비교적 낫다’고 하지만, 실제로 과자는 건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제과업계에서는 “‘과자=건강하지 않다’ ‘과자=몸에 나쁘다’는 것은 과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라며 “조금 더 안심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과자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타르색소 등 합성착색료, 합성보존료, L-글루타민산나트륨(MSG)을 빼고 나트륨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다.
당함량을 줄여 열량을 낮추고, 나트륨 수치도 줄이는 반면 한국인에게 부족한 칼슘 등 영양소를 첨가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 ‘건강한 과자’ 가능하다
실제로 오리온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의 자문을 받아 초코파이, 오징어땅콩 등 주력상품 8종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한국인의 식생활에 맞춰 좋은 영양소는 보충하고 나쁜 성분은 저감화하는 등 영양균형(nutrition balance)을 맞춘다는 것이다.
오리온은 2001년부터 ‘건강한 과자‘를 목표로 트랜스지방 저감화, 포화지방 저감화 프로젝트를 추진한 데 이어 영양균형을 맞추는 ’닥터유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트랜스지방 제로화를 달성한 제품이 대부분으로, 포화지방도 팜올레인유에서 해바라기유로 교체해 기존보다 1/4(최대83%)이나 낮췄고 3~4단계를 거쳐 ‘건강한 과자’에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닥터유 프로젝트 8종은 초코파이, 오징어땅콩, 카스타드, 베베플러스, 프리모, 고소미, 다쿠아즈美, 태양의맛!썬 등으로 ‘저칼로리’, ‘고단백’이면서도 ‘맛’까지 균형을 맞췄다.
오리온 관계자는 “2008년에는 ‘닥터유 프로젝트’에 맞춰 주력상품 외에도 전제품 60%의 영양밸런스를 맞춰 건강한 과자를 위해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으로 통밀, 통너트를 사용하고 설탕을 줄여 ‘더욱 건강한’ 홀썸원료를 이용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영양밸런스, ‘과자’만으로 부족
문제는 과자만으로 얼마나 영양밸런스를 맞추겠냐는 점이다. 비스킷이나 쿠키, 스낵류는 열량과 지방함량이 높으며 갖가지 풍미를 위해 첨가물이 사용된다. 또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과자는 탄수화물 및 당함량이 높은 게 흠이다.
이에 대해 유태우 교수는 몸에 좋지 않은 합성착색료, 보존료, 식품첨가물은 아예 빼고 나트륨, 단순당,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등 한국인이 평소에 과다하게 섭취하기 쉬운 성분은 저감화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설정했다.
유아는 ‘칼슘, 철분, 비타민A·B1·B2, 오메가3 지방’, 학동기 어린이는 ‘칼슘과 철분’, 20~30대 여성에게는 ‘식이섬유·칼슘’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제품별로 이들 영양소를 첨가했다. 또 고단백질 제품은 근력, 칼슘이 함유된 제품은 뼈를 연상시키는 도안도 알기 쉽게 표시했다.
아울러 전체 식사를 100으로 볼 때 탄수화물(C), 단백질(P), 지방(F)의 열량비율 ‘65:15:20’를 한국인에게 균형적인 식단으로 간주할 때, CPF 밸런스를 이룰 수 있도록 ‘캠패니언 푸드’를 제안했다.
예를 들어 초코파이는 바나나 1개와 우유 1잔, 카스타드는 요구르트1개와 귤 1개, 다쿠아즈美는 요구르트 1개와 사과 1/4을 함께 섭취하면 CPF 밸런스에 도달할 수 있다.
유태우 교수는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음에도 ‘과자’가 몸에 나쁘다는 식으로 흑백으로 나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기왕 먹을 과자, 건강하게 만들어 즐기자는 취지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현재까지는 단순당을 열량의 25% 미만으로 저감화시키고, 포화지방도 10% 미만으로 기준을 설정했으나 앞으로는 포화지방을 10% 미만으로 할 계획”이라며 “사실 기준 자체가 절반이므로 홀썸원료를 사용하는 등 앞으로 3가지 이상 영양밸런스를 강화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 과자 업그레이드 ‘무한도전’ 계속된다
과자에 ‘웰빙(참살이)’을 적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코드가 바뀌고 있다. 아직까지 열량, 단당류, 포화지방 등 저감화 대상이 산적해 있으나 유기농 또는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이 진행중이다.
사실 제과업계에서 ‘건강한 과자’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일명 ‘과자의 공포’로 불리는 과자파동 이후 식품첨가물 및 트랜스지방에 대한 프로젝트를 제조업체마다 추진중이라는 것.
농심 관계자는 “오리온 뿐 아니라 제과업계에서는 ‘건강한 과자’를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중”이라며 “나트륨을 줄이고 천연첨가물을 사용하는 등 연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를 어떻게 마케팅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달부터 전국 2만여개 약국을 통해 ‘졸음 올 때 씹는 껌’ 등 기능성껌 3종, 비타민 강화 캔디 2종을 판매중”이라며 “올해 안으로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아 당뇨환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과자, 아토피 및 성인병 환자를 고려한 과자 등 기능성 과자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처럼 유명 교수를 전면에 내세운 건강과자 프로젝트에 대해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자제품에 어떤 성분을 빼고, 강화된 성분을 추가했다는 것만으로 '건강한 과자'라고 자부할 수 없을 뿐더러 다른 업체들도 하는 사업을 공개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