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에 눈을 뜨게 한 세 종류의 가루

독과점에 눈을 뜨게 한 세 종류의 가루

우리 국민들은 1963년 삼분사건(三粉事件)을 계기로 독점과 과점(독과점)의 폐해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경제개발계획이 196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니까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마자 독과점 문제가 불거진 셈입니다. 삼분사건은 시멘트, 밀가루, 설탕 등 3가지 가루 상품의 시장을 과점하고 있던 대기업들이 가격과 수량을 조작한 사건입니다. 1963년 사건의 전모가 파악되었고, 총 8억7천만원의 세금이 부과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같은해 7월 종합물가대책을 발표하면서, 문제가 된 3가지 제품을 포함해 8개 상품을 통제대상품목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함을 느껴 경제기획원이 서울대학교 부설 한국경제연구소의 연구자료를 참고해 1964년 9월 '공정거래법초안'을 작성했습니다. 경제기획원의 초안은 ▲부당한 가격과 거래조건 규제 ▲거래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의 협정 또는 공동행위는 이를 신고하게 하며,신고가격 또는 거래조건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시정을 권고 ▲공정거래업무를 관장하는 기구로서 경제기획원장관 소속하에 공정거래위원회를 설치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불복이 있으면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에 상소할 수 있도록 하며 ▲법(초안)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취득한 이익은 필요할 경우 몰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제기회권의 초안은 기존 '물가조절에관한임시조치법'을 대체하는 방안으로 추진되었습니다. 하지만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주도적인 기업 육성이 필요하고 소비자의 희생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인은 "일부 기업의 상업자본 축적과 유통시장 지배는 경제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기업의 독점이윤추구를 죄악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윤추구의 극대화를 뒷받침함으로써 기업의 투자의욕을 자극하는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각의에 상정도 되지 못한채 폐기되었습니다. 홍보관리관 박상용 http://blog.news.go.kr/s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