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샘물' 국산·외국산 차이, 알고 드세요?
최근 신세계 이마트의 발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전국 106개 점포의 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먹는샘물’ 매출이 처음으로 탄산음료 매출을 넘어섰다. ‘먹는샘물’ 매출은 110억원, 탄산음료 매출은 103억원이었다.
사람들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매일 2~3L의 물을 섭취하고 있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요즘은 ‘먹는 샘물’을 사먹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외국 먹는샘물은 국내 먹는샘물과 비교하면 턱 없이 비싸다.
500mL 한 병에 500원짜리가 있는가 하면, 1만9000원짜리 ‘귀한 샘물’도 있다.
◆외국 먹는샘물은 왜 비싼가?
제조원가만 놓고 보면 다른 식품과는 달리 먹는샘물은 원가에선 큰 차이가 없다. 포장재인 PET, PE 등도 국제적인 시장 가격이 있어 국내와 국외가 큰 차이가 없다. 인건비 역시 국내 인건비와 외국의 인건비가 비슷하기 때문에 원가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물류비다. 해외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운송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도 국내 먹는 샘물보다 20배 이상 비쌀 이유는 되지 못한다. 여기에는 특정 브랜드 가치와 “비싸야 고급”이라는 허영심을 자극하기 위한 마케팅 기법이 숨어 있다.
일반인들이 ‘외국산 생수’로 착각하기 쉬운 것이 ‘혼합음료’다. 혼합음료는 ‘먹는 물’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보탠 것을 말한다. 산소수, 해양심층수 따위가 그런 종류다. 이들은 ‘프리미엄 생수’라는 이름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이들은 혼합음료의 범주에만 들었을 뿐이지 보통 물과 같고, 의약품도 아니고 기능성 음료로 기능을 발휘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먹는샘물 제조허가를 받으려면 최소한 1년 이상 걸린다. 그러나 혼합음료는 허가사항이 아니고 신고사항으로 쉽게 제조 및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제조업체와 수입업체들이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또 먹는샘물은 판매가격의 7.5%를 수질개선분담금으로 내야하지만, 혼합음료는 분담금을 내지 않는다.
‘수입 생수’들은 분류에 따라 담당부처가 다르다. 먹는샘물은 환경부, 혼합음료는 보건복지부, 의약품으로 분류된 기능성 음료는 보건복지부, 해양심층수는 해양수산부에서 관리한다.
◆국산샘물과 외국샘물의 차이
외국 먹는샘물과 국내 먹는샘물은 수원지가 다르다. 국내 먹는샘물은 지하암반 대수층에서 얻은 물만을 원수로 사용하고 있다. 외국의 먹는샘물은 수원지가 강물, 수돗물, 호수, 바닷물 등 다양하여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무슨 원수를 사용한 물인지 알 수가 없다.
국내 먹는샘물은 외국에는 없는 ‘원수 수질 규정’을 두고 있어 원수수질에 부적합하면 제조에 사용하지 못하게 법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제조 기술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먹는물관리법’에 의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업체에 한해 철저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하여 제조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다. 10여년 전에는 대충 계곡 물 등을 퍼 담아 파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불가능하다. 또 국내 ‘먹는물관리법’은 화학적 처리, 선택적 처리(어떠한 특정한 성분을 제거 하는 것)등 순수한 물을 가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수질면에서는 한국의 물이 앞선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물맛에 영향을 주는 성분으로는 칼슘, 마그네슘, 염소, 납, 구리, 망간, 철, 미생물, 휘발성 유기물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물맛을 좌우하는 성분은 칼슘과 마그네슘이다. 칼슘은 단맛을 내며, 마그네슘은 쓴맛을 낸다. 이 칼슘과 마그네슘의 조화가 잘 이루어 졌을 때 좋은 물맛을 낸다. 바로 우리나라의 수질이 칼슘과 마그네슘의 조화가 적절히 이루어져 대부분 경도가 50~100mg/L을 나타내고 있다.
경도란 것은 물의 세기를 나타내는 것이다. 경도가 높으면 물 맛이 좋지 않다. 석회암지대 지하수의 경우 경도가 높다. 외국의 먹는 샘물은 경도가 약 300mg/L이상으로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는 적합하지 않다. 다만 유학 등 외국 생활을 한 사람들이 현지에서 적응된 경우나, 외국 것이 좋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수입 샘물을 찾는 경향이 있다.
커피를 먹기 위해 경도가 높은 물을 끓인 뒤 자세히 살펴보면 흰색 침전물을 볼 수 있다. 경도가 너무 높은 물을 먹게 되면 위장 장애나 신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조리할 때 식품의 맛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먹는샘물’의 역사
한국의 먹는샘물의 시작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한외국인 및 수출용으로만 허가가 나서 국내시판은 허용되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물을 사먹는다는 것은 한국의 경제수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먹는샘물이 보편화된 것은 1995년이다. 1994년3월8일 대법원에서 “먹는샘물의 국내시판 금지는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판결을 내리면서 먹는 샘물이 합법적으로 팔리기 됐다. 공식적으로는 ‘식수용 포장 생수’를 먹는 샘물이라고 한다.
2006년을 기준으로 국내에는 80여개의 먹는샘물 제조업체 중 65개 업체가 제조 판매를 하고 있다. 53개의 먹는샘물 수입판매 업체가 있으며 연간 판매량은 약2500만?, 판매금액은 약2700억 원이다.
실제로 먹는샘물을 마시는 비율은 약10%로 약수터를 이용하는 국민과 비슷하다. 수돗물을 끓여서 마시는 비율이 44%, 정수기 이용이 34%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 2004, 먹는 샘물 수질 관리 지침)
◆한국 물이 좋은 이유
지하수는 비→강·호수·바다→지하수의 순으로 생성된다. 지표면의 물이 지하로 1m 내려가는데 보통 1년 정도 걸린다. 따라서 지하 100m에서 끌어올린 물은 약100년 전의 물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어떻게 100년이나 된 물이 변하지 않고 깨끗한 물로 남아있는 것일까? 물은 중력작용에 의해 지하로 스며든다. 이 과정에서 지층 및 암반층이 필터 역할을 하면서 불순물을 걸러 준다. 천천히 오래 걸러졌기 때문에 깨끗해지는 것이다. 이 때 지하층 속에 함유되어 있는 어떤 광물질과 접촉했느냐에 따라 수질이 결정된다. 역설적이지만, 우리나라는 땅에 묻혀 있는 자원이 적은 까닭에 수질에 악영향을 끼치질 않아 수질이 좋은 편이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우물물을 그대로 마셨다. 예전에는 농약, 산업공해 등이 없어 수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적어서 물을 그대로 마셔도 인체에 해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가까운 이웃나라만 살펴봐도 한국의 물이 좋다고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일본은 차 문화가 발달됐다. 이는 일본의 지층이 화산암반층으로 이루어져 물이 지하로 침투되는 과정에서 암반층이 필터 역할을 충분히 못했던 까닭이다. 역시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도 수질이 좋지 않았다. 특히 중국인들의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데, 이것은 물속에 함유되어 있는 불소의 농도가 너무 높아서 반상치(斑狀齒·치아에 얼굴이 생기는 것) 현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도 물의 경도가 너무 높아 그대로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맥주나 포도주로 만들어 마셨던 것이다.
[박형래·식품영양학 박사·서울산업대 강사]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하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람들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매일 2~3L의 물을 섭취하고 있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요즘은 ‘먹는 샘물’을 사먹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외국 먹는샘물은 국내 먹는샘물과 비교하면 턱 없이 비싸다.
|
◆외국 먹는샘물은 왜 비싼가?
제조원가만 놓고 보면 다른 식품과는 달리 먹는샘물은 원가에선 큰 차이가 없다. 포장재인 PET, PE 등도 국제적인 시장 가격이 있어 국내와 국외가 큰 차이가 없다. 인건비 역시 국내 인건비와 외국의 인건비가 비슷하기 때문에 원가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물류비다. 해외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운송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도 국내 먹는 샘물보다 20배 이상 비쌀 이유는 되지 못한다. 여기에는 특정 브랜드 가치와 “비싸야 고급”이라는 허영심을 자극하기 위한 마케팅 기법이 숨어 있다.
일반인들이 ‘외국산 생수’로 착각하기 쉬운 것이 ‘혼합음료’다. 혼합음료는 ‘먹는 물’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보탠 것을 말한다. 산소수, 해양심층수 따위가 그런 종류다. 이들은 ‘프리미엄 생수’라는 이름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이들은 혼합음료의 범주에만 들었을 뿐이지 보통 물과 같고, 의약품도 아니고 기능성 음료로 기능을 발휘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먹는샘물 제조허가를 받으려면 최소한 1년 이상 걸린다. 그러나 혼합음료는 허가사항이 아니고 신고사항으로 쉽게 제조 및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제조업체와 수입업체들이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또 먹는샘물은 판매가격의 7.5%를 수질개선분담금으로 내야하지만, 혼합음료는 분담금을 내지 않는다.
‘수입 생수’들은 분류에 따라 담당부처가 다르다. 먹는샘물은 환경부, 혼합음료는 보건복지부, 의약품으로 분류된 기능성 음료는 보건복지부, 해양심층수는 해양수산부에서 관리한다.
◆국산샘물과 외국샘물의 차이
외국 먹는샘물과 국내 먹는샘물은 수원지가 다르다. 국내 먹는샘물은 지하암반 대수층에서 얻은 물만을 원수로 사용하고 있다. 외국의 먹는샘물은 수원지가 강물, 수돗물, 호수, 바닷물 등 다양하여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무슨 원수를 사용한 물인지 알 수가 없다.
국내 먹는샘물은 외국에는 없는 ‘원수 수질 규정’을 두고 있어 원수수질에 부적합하면 제조에 사용하지 못하게 법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제조 기술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먹는물관리법’에 의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업체에 한해 철저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하여 제조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다. 10여년 전에는 대충 계곡 물 등을 퍼 담아 파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불가능하다. 또 국내 ‘먹는물관리법’은 화학적 처리, 선택적 처리(어떠한 특정한 성분을 제거 하는 것)등 순수한 물을 가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수질면에서는 한국의 물이 앞선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물맛에 영향을 주는 성분으로는 칼슘, 마그네슘, 염소, 납, 구리, 망간, 철, 미생물, 휘발성 유기물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물맛을 좌우하는 성분은 칼슘과 마그네슘이다. 칼슘은 단맛을 내며, 마그네슘은 쓴맛을 낸다. 이 칼슘과 마그네슘의 조화가 잘 이루어 졌을 때 좋은 물맛을 낸다. 바로 우리나라의 수질이 칼슘과 마그네슘의 조화가 적절히 이루어져 대부분 경도가 50~100mg/L을 나타내고 있다.
경도란 것은 물의 세기를 나타내는 것이다. 경도가 높으면 물 맛이 좋지 않다. 석회암지대 지하수의 경우 경도가 높다. 외국의 먹는 샘물은 경도가 약 300mg/L이상으로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는 적합하지 않다. 다만 유학 등 외국 생활을 한 사람들이 현지에서 적응된 경우나, 외국 것이 좋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수입 샘물을 찾는 경향이 있다.
커피를 먹기 위해 경도가 높은 물을 끓인 뒤 자세히 살펴보면 흰색 침전물을 볼 수 있다. 경도가 너무 높은 물을 먹게 되면 위장 장애나 신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조리할 때 식품의 맛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먹는샘물’의 역사
한국의 먹는샘물의 시작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한외국인 및 수출용으로만 허가가 나서 국내시판은 허용되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물을 사먹는다는 것은 한국의 경제수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먹는샘물이 보편화된 것은 1995년이다. 1994년3월8일 대법원에서 “먹는샘물의 국내시판 금지는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판결을 내리면서 먹는 샘물이 합법적으로 팔리기 됐다. 공식적으로는 ‘식수용 포장 생수’를 먹는 샘물이라고 한다.
2006년을 기준으로 국내에는 80여개의 먹는샘물 제조업체 중 65개 업체가 제조 판매를 하고 있다. 53개의 먹는샘물 수입판매 업체가 있으며 연간 판매량은 약2500만?, 판매금액은 약2700억 원이다.
실제로 먹는샘물을 마시는 비율은 약10%로 약수터를 이용하는 국민과 비슷하다. 수돗물을 끓여서 마시는 비율이 44%, 정수기 이용이 34%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 2004, 먹는 샘물 수질 관리 지침)
◆한국 물이 좋은 이유
지하수는 비→강·호수·바다→지하수의 순으로 생성된다. 지표면의 물이 지하로 1m 내려가는데 보통 1년 정도 걸린다. 따라서 지하 100m에서 끌어올린 물은 약100년 전의 물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어떻게 100년이나 된 물이 변하지 않고 깨끗한 물로 남아있는 것일까? 물은 중력작용에 의해 지하로 스며든다. 이 과정에서 지층 및 암반층이 필터 역할을 하면서 불순물을 걸러 준다. 천천히 오래 걸러졌기 때문에 깨끗해지는 것이다. 이 때 지하층 속에 함유되어 있는 어떤 광물질과 접촉했느냐에 따라 수질이 결정된다. 역설적이지만, 우리나라는 땅에 묻혀 있는 자원이 적은 까닭에 수질에 악영향을 끼치질 않아 수질이 좋은 편이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우물물을 그대로 마셨다. 예전에는 농약, 산업공해 등이 없어 수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적어서 물을 그대로 마셔도 인체에 해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가까운 이웃나라만 살펴봐도 한국의 물이 좋다고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일본은 차 문화가 발달됐다. 이는 일본의 지층이 화산암반층으로 이루어져 물이 지하로 침투되는 과정에서 암반층이 필터 역할을 충분히 못했던 까닭이다. 역시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도 수질이 좋지 않았다. 특히 중국인들의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데, 이것은 물속에 함유되어 있는 불소의 농도가 너무 높아서 반상치(斑狀齒·치아에 얼굴이 생기는 것) 현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도 물의 경도가 너무 높아 그대로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맥주나 포도주로 만들어 마셨던 것이다.
[박형래·식품영양학 박사·서울산업대 강사]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하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식품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과점에 눈을 뜨게 한 세 종류의 가루 (0) | 2007.07.28 |
---|---|
제당 3사, 출고량 및 가격 담합하다 적발 (0) | 2007.07.28 |
식음료에 들어있는 방부제 먹지 말아야 하나? (펌) (0) | 2007.07.14 |
옥수수염차 (0) | 2007.07.13 |
아이스콘 & 아이스바 & 빙과류 (0) | 2007.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