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특집]업종별 결산 및 07년 전망④ - 육가공

곡산 2007. 1. 26. 11:30
[특집]업종별 결산 및 07년 전망④ - 육가공
저성장 기조 속 웰빙 신제품 업계 순위 바꿔
CJ·목우촌·대상 매출 두 자리 증가
롯데햄 ‘마늘햄’ 히트로 흑자구조 전환

지난해 육가공시장은 추석명절 시즌인 3분기까지 매출기준 3.5%성장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추석경기가 끝난 11월과 12월 매출이 떨어지면서 최종 3%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별 상황을 살펴보면 CJ, 목우촌, 대상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뤘으나 롯데햄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마이너스 성장 내지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진주햄은 최악의 실적부진을 기록해, CJ의 독주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CJ는 지난 3분기까지 1508억1300만원의 매출을 올려 18.6% 성장을 기록해 시장점유율 25%로 2위인 롯데햄우유의 1099억원과 월등한 격차를 보이며 확실한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CJ는 캔 햄 시장을 사실상 ‘스팸’으로 평정한 상태에서 프레시안과 햄스빌 등 고급햄에서의 선전, 지난해 출시한 1000원짜리 ‘계란을입혀먹으면정말맛있는소시지’등이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해 매출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롯데햄우유는 3분기 기준 전년도보다 -3.9%를 기록한 1099억원 선에 머물러 하락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마늘햄’이 의미있는 선전을 해 롯데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으며 아직까지 비엔나 등 CJ에 비교우위 제품이 많아 이들을 발판으로 1위 탈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게다가 롯데햄우유는 이종규 사장의 취임이후 조직 재정비에 나서 순익면에선 적자구조에서 흑자구조로 돌아선 것이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농협목우촌은 3분기까지의 실적에서 11% 상승한 621억6000만원을 기록해 최근의 큰 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저가형 브랜드인 주부9단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지난 추석에선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캔 햄에서도 짭짤한 재미를 봐 육가공업계 빅3로서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그러나 여전히 2위 롯데햄우유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향후 풀어가야 할 과제로 남았다.


지난해 대상의 선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05년까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대상이 프리미엄 브랜드 ‘참작’을 기반으로 지난 3분기까지 11.4% 성장한 574억900만원의 매출을 올려 경쟁사인 동원F&B를 따돌리고 목우촌 추격에 나서고 있다. 대상은 가격경쟁력과 적극적인 판촉을 앞세워 할인마트 등 대형유통점을 중심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종가집’인수로 500여명에 달하는 판촉사원이 올해 새롭게 투입될 계획이어서 판촉에 있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동원F&B는 같은 기간 546억900만원으로 2005년보다 3.9% 매출이 늘었으나 육가공분야에서의 두드러진 움직임보다는 종합식품사로서 명절 선물세트 판매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둔 진주햄은 2005년 3분기와의 비교에서 -25.3%의 매출 하락을 기록해 452억8300만원으로 6위로 내려앉았다. 진주햄은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어육소세지 ‘천하장사’가 CJ의 ‘맥스봉’ 목우촌의 ‘또래오래’ 대상의 ‘뿌까마또르’등의 협공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매출 하락이 예상됐었다. 진주햄은 고급 하이멜트 치즈를 사용한 ‘천하장사 프리미엄’을 내놓고 시장 다잡기에 나서는 한편 김밥단무지, 장아찌 등 사업다각화도 꽤하고 있어 향후 진주햄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밖의 기업들을 살펴보면 사조산업으로 인수된 대림수산은 403억7000만원으로 5.9%성장했으며 에쓰푸드는 285억2400만원으로 13.7%상승을 기록했다. 하림은 165억7100만원의 매출로 지난 3분기까지 -23.2%하락했으나 이후 AI발생 등으로 매출 하락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디프B&F는 141억7100만원으로 -6.2%를 기록해 적지 않은 매출감소를 보였으며 남부햄도 104억2970만원으로 -2.2%를 기록해 갈수록 형편이 악화되고 있다.

한편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실적 중 한성기업이 95억2700만원으로 37%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으며 대경햄은 23억6200만원으로 무려 51.2%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품목별로는 지난 3분기까지 베이컨이 212억4020만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5.5%증가해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축육소시지도 1580억1320만원으로 8.3%, 햄은 2027억300만원으로 4.3% 늘어났다. 캔 햄은 1395억8330만원에 그쳐 -0.5%, 혼합소시지도 796억410만원으로 -3.1%를 기록해 우리나라 육가공시장도 고급제품 중심의 선진국형으로 변모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에도 육가공시장이 저성장 구조 속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지금껏 저성장으로 인한 신규 시설투자나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향후 성장동력이 더욱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육가공시장이 자꾸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나 판촉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결국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이로인해 시장은 더욱 침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업체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CJ와 대상은 꾸준한 설비투자와 판촉강화를 지속해와 향후 성장동력에 있어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상대적으로 캔 햄 매출비중이 높은 CJ의 분발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캔 햄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햄이 1위 탈환을 벼르고 있기 때문. 게다가 지난해 히트를 친 ‘계란을입혀먹으면정말맛있는소시지’도 고급햄 이미지를 구축해온 CJ에 장기적으로 득보단 실이 될 것이란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롯데햄은 지난 1년여간의 전열재정비를 통해 올해 적극적인 신제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또 그동안 CJ ‘스팸’의 철옹성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던 캔 햄 ‘로스팜’과 ‘런천미트’의 판촉강화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히트를 쳤던 ‘마늘햄’의 지속적인 인기몰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목우촌은 최근 캔 햄의 용기를 개봉이 쉽도록 이지캔 방식으로 전환한데 이어 올해에는 슬라이스 햄 등 햄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내부적으로 OEM의 비중을 낮추고 연구개발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해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대상 또한 지난 한해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판촉을 강화해 빅3업체의 이탈 소비자들을 흡수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육가공시장에는 업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가격경쟁과 같은 출혈경쟁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고급화된 신제품 출시 등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는다면 육가공 시장이 다시 활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