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웰빙

몸에 이롭고 "마음"에 더 좋은 식품 10

곡산 2006. 1. 11. 11:55
몸에 이롭고 ‘마음’에 더 좋은 식품 10

우울하거나 짜증 날 때 주로 찾게 되는 음식이 있다. 실제로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까지 해소되기도 한다. 정말 우리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음식이 따로 있는 걸까?


음식으로 사람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 지난 수십 년간 수없이 행해진 의학적 실험 연구들은 음식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만큼이나 정신건강에도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2000년, 영국의 정신건강협회(MIND)가 푸드 앤 무드 프로젝트(Food and Mood Project)를 통해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의 증세를 보이는 2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식단을 바꾼 사람 중 88%가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협회는 실험대상자들에게 조사한 실증적인 데이터를 통해 인공 향료와 조미료, 방부제, 커피, 달걀, 설탕, 흰 밀가루는 기분을 우울하게 만드는 식품이고, 과일과 야채, 필수지방산이 많은 정어
리·참치·연어, 호박, 호두 등이 정신건강에 좋은 식품이라고 발표했다.

행복감을 불러오는 호르몬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마음이 평화롭고 즐거울 때 뇌의 시상하부에서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분비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뇌에는 세로토닌이 넘쳐나고, 자살충동을 느끼거나 우울증이 심한 사람들은 세로토닌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다. 우울증 치료약으로 쓰이는 프로작, 졸로푸트, 듀미록스 등은 세로토닌을 선택적으로 증가시키거나 뇌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기능을 한다.

결국 우리의 감정을 화학적으로 얘기하면 슬프고, 불안하고, 짜증나고, 화나고, 무서운 것은 곧 세로토닌 결핍으로 인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침울해질 때 유산소 운동이나 샤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음식을 통해서도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영양 성분은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 트립토판은 체내에 흡수되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우유, 치즈, 육류, 생선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트립토판의 섭취율을 향상시켜주는 탄수화물(당질)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그밖에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비타민 B, 무기질 등도 정신건강에 좋은 영양소들이다.

초콜릿_ 울적한 기분을 단시간에 UP!
초콜릿이나 케이크, 사탕 등 단맛이 강한 음식을 먹으면 신경을 안정시키는 화학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원활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맛도 맛이지만 달콤한 향기가 뇌를 자극해 행복 호르몬을 샘솟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단, 초콜릿은 짧은 시간에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상승했던 기분을 다시 떨어뜨릴 수도 있으므로 우울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단것을 찾는 것은 좋지 않다.



매운 음식_ 답답증이 뻥 뚫린다!
눈물이 쏙 빠지도록 매운 음식을 먹으면 답답하고 울적한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맵고 자극적인 맛 때문에 정신도 바짝 들면서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는 것. 한의학에서는 매운맛이 열과 땀을 나게 하고 맺힌 것을 풀어준다고 본다. 매운 음식은 기운을 발산하는 성질이 있어 우울한 기분이 풀리게 된다는 원리. 서양 의학은 매운 맛이 혀의 통각 세포를 통해 뇌에 통증을 전달하고, 뇌가 이 통증에 반응해 자연진통제인 엔도르핀을 분비함으로써 스트레스가 풀리게 된다는 논리다. 논리야 어찌됐든 우울하거나 답답할 때, 화가 치밀거나 짜증이 밀려올 때 매운 음식은 기분 전환에 특효약!

차(茶)_ 마음에 안정을 준다
불안한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키는 데는 역시 따뜻한 차(茶) 한 잔만 한 것이 없다. 예로부터 차는 머리와 눈을 맑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킬 뿐 아니라 잠을 쫓는 등 여러 가지 몸에 좋은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은은한 향이 나는 차는 기분전환과 정서안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비타민 A·C, 토코페롤을 듬뿍 함유하고 있는 녹차는 기를 다스리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며, 편안한 상태를 유지시켜준다. 풀 내음이 향긋한 허브차는 머리를 맑게 해주고, 날카로워진 신경을 안정시켜 두통이나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특히 라벤더, 카모마일, 세이지 차는 기분전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로즈힐 차는 레몬의 20배에 달하는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를 풀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제격. 홍차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카페인도 뇌를 자극해 정신을 맑게 하는 작용을 한다. 마음이 지쳤거나 이유 없이 화가 나고, 우울할 때 향긋한 차 한 잔으로 기분전환을 해보자.

호두와 아몬드_ 지친 마음을 편안하게!
오독오독 씹어 먹는 호두와 아몬드. 견과류의 진하고 고소한 맛이 지치고 의기소침해진 마음을 다독여준다. 호두와 아몬드엔 불포화지방산 중에서도 오메가-3계 지방산이 듬뿍 함유돼 있는데, 오메가-3계 지방산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에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는 영양소다. 두뇌 활동을 왕성하게 만들고 피부 노화를 예방하기도 한다. 이밖의 견과류, 즉 참깨, 호박씨, 해바라기씨, 은행씨에도 다량 함유돼 있다.

우유_신경이 곤두설 때 최고!
마음이 산란하고 불안하다면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자. 한결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유가 지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킬 수 있는 것은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함유돼 있기 때문. 불면증이 있거나 유난히 잠들 수 없는 날에 따끈한 우유를 마시면 쉽게 잠을 청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유뿐 아니라 치즈,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의 유제품도 신경안정제 역할을 한다.

바나나_ 긴장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바나나는 탄수화물, 트립토판, 비타민 B6, 무기질 등 신경안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들을 두루두루 함유하고 있는 천연 신경안정제. 얼마 전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맨유 아시아투어에 나섰을 때 그의 입엔 바나나가 물려 있었다. 운동 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최고의 간식이 바로 바나나이기 때문. 우유와 마찬가지로 불면증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아보카도 역시 바나나만큼 심신안정에 도움을 주는 과일이다.



상큼한 샐러드_ 불쾌지수가 확 낮아진다!
신선한 채소에 식초와 레몬즙으로 만든 새콤한 비네가 소스를 뿌려 아삭아삭 씹어 먹어보자. 스트레스가 싹~ 달아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다 내음이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드는 해초샐러드도 기분전환에 그만이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비타민(B, C)과 무기질을 충분히 먹으면 고단했던 몸과 마음에서 깨어날 수 있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가장 많이 함유된 식품이 바로 채소와 해초이며, 과일에도 풍부하다.

돼지고기 상추쌈_ 짜증을 잠재운다
지글지글 타오르는 돼지갈비 한 점을 상추에 싸 입 안 가득 넣고 씹는다. 짜증 나게 하는 남편도, 속 썩이는 아이들도 이때만은 예쁘게 보인다. 모든 종류의 육류에는 트립토판이 함유돼 있는데 특히 돼지고기와 오리고기에 풍부하다. 신경안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1이 많이 함유돼 있는 상추를 쌈으로 곁들이면 더욱 좋다. 또 정서안정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계 불포화지방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고등어, 참치, 장어, 꽁치, 연어 등 등푸른 생선을 먹으면 우울증 및 치매예방에 효과적이다.

딱딱한 음식이나 껌_ 긴장된 마음에 여유를 준다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을 털어버리려면 오징어나 육포 같은 질기고 딱딱한 음식이나 껌을 씹어보자. 무언가를 질겅질겅 씹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게 된다. 턱 관절이 지속적으로 움직이면 뇌세포를 자극해 베타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킴으로써 긴장을 풀어준다.



국수와 감자_ 불안한 마음을 차분하게!
국수나 감자 속에 풍부하게 함유된 탄수화물 역시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 세로토닌이 많이 만들어지도록 뇌를 자극함으로써 불안한 마음을 평온하게 다스려준다. 빵이나 시리얼, 파스타도 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들이다. 포만감이 느껴지면 마음도 든든해지게 마련.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기 위해 과식하고 폭식하는 것은 삼갈 것.



글 기자 : 경회숙(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