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변화에 가공식품 지형도 재편…‘간식·건강’ 뜨고 ‘주류·유제품’ 정체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7.07 15:08
당류·과자류 지출 10.1% 급증 1위…간편성 추구에 식품가공서비스는 45.6% 급감
홈술 열풍 잦아들며 맥주·소주 하락세…완제품 지향 트렌드 뚜렷
올해 1분기 우리 국민의 가공식품 장바구니는 ‘건강 관리’와 ‘즐거움을 위한 간식’ 중심 품목이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시절 지출이 집중됐던 홈술 관련 품목과 저장성 가공음료 구매는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영양보조제와 과자류 등 스낵킹(Snacking) 및 헬스케어 제품군의 시장 지배력은 나날이 견고해지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가공식품 지출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비자가 가장 많이 구매한 가공식품은 식빵과 조리빵 등이 포함된 ‘빵 및 떡류’로 가구당 월평균 3만 4천 1백 원의 지출액을 기록했다. 이어 건강보조식품이 3만 1천 8백 원, 당류 및 과자류가 3만1700원으로 근소한 차이를 지키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그 뒤를 기타식품(2만7100원), 곡물가공품(2만1600원)이 따르면서 가공식품 최상위권 구매 순위는 전년 동기와 동일한 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 구매 성장률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품목별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다. 올해 1분기 가구의 월평균 구매액 증가율이 가장 가파른 분류는 당류 및 과자류로 전년 대비 10.1% 급증했다. 육류가공품(+7.7%)과 건강보조식품(+7.7%), 빵 및 떡류(+7.6%) 역시 소비자들이 지갑을 많이 열면서 성장을 지속했다. 특히 빵 및 떡류와 커피 및 차 품목은 2019년 이후 한 번도 꺾이지 않고 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메인 스트림 품목으로 분석됐다. 밥상의 기본 밑반찬인 김치 구매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하며 스낵류와 함께 견고한 수요를 증명했다.
반대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 주류 및 가공음료 시장에는 차가운 한파가 몰아쳤다. 대표적으로 과일 및 야채주스는 전년 동기 대비 구매액이 15.0% 급감해 지출 상위 품목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으며, 과일가공품 역시 9.4% 감소했다. 주류 시장의 하락세도 뼈아프다. 홈술 시장을 견인하던 맥주는 전년 동기 대비 지출액이 8.6% 감소했고 소주 역시 2.6% 줄어들며 주류 부문의 전체적인 감소세(-7.4%)를 주도했다. 가구 내 음주 문화가 축소되거나 외식으로 유흥 소비가 전이되면서 가정 내 주류 구매액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극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 가구들의 성향이 소비 형태의 구조적 변화를 불러오기도 했다. 소비자가 원재료를 직접 제공해 고춧가루를 빻거나 기름을 짜고, 양파즙을 내는 등 대행 비용을 지불하던 ‘식품가공서비스’ 이용 금액은 올해 1분기 기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무려 45.6%가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가공식품 분류별 지출 비중과 지출액 증가율을 종합 분석한 결과 향후 건강보조식품, 빵 및 떡류, 육류가공품, 곡물가공품 등은 소비자의 장바구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해서 확대될 블루칩 품목으로 전망했다. 반면 채소·과일가공품, 주류, 주스 등은 지출 비중과 증가율이 모두 평균 이하에 머무는 하락세 품목으로 분류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원물을 받아 2차 가공을 맡기는 서비스 이용률이 떨어지고 완제품 중심의 스낵류와 건강기능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가구 내 조리 소요 시간을 제로(0)에 가깝게 줄이려는 완제품 지향 트렌드가 극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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