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글로벌 숨은 거대시장 ‘할랄’ 재조명…식품업계 3조 달러 시장을 잡아라

곡산 2026. 7. 2. 12:16

글로벌 숨은 거대시장 ‘할랄’ 재조명…식품업계 3조 달러 시장을 잡아라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6.07.02 07:53

인도네시아 10월 ‘할랄 표시’ 의무화…동일 선상 본격 경쟁
CJ·대상 등 대기업‘ 무이’ 인증 획득 사업 확대
농심, 18종 라면 판매…삼양식품도 진출 박차
정부 상호인정협약 체결에 취득 비용 지원
고품질·안전·신뢰…非이슬람 시장서도 통해

오는 10월 세계 최대의 할랄시장인 인도네시아의 ‘할랄인증’ 의무화로 할랄식품이 재조명받고 있다. 할랄시장 후발주자인 관계로 이미 진출한 글로벌 식품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려웠던 한국 식품업계 입장에선 이번 의무화를 ‘기회’라고 본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10월 18일부터 모든 식품에 할랄·비할랄 표기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비할랄 제품도 판매는 가능하지만 제품에 ‘비할랄’ 표기를 하고 매장에서도 별도로 구분 진열해 소비자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도네시아의 진출하려는 모든 식품기업이 동일한 선상에서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국내 식품업계는 이 부분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아세안 최초 K-할랄푸드 페어를 개최하며 K-푸드 해외 할랄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제공=aT)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 할랄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만큼 인근 이슬람국가도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을 잘 활용한다면 할랄시장에 늦게 뛰어 들어 글로벌 식품기업에 경쟁이 밀렸던 한국 식품에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식품업계가 할랄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 네스터에 따르면 2025년 현재 할랄식품 시장 규모는 약 2조86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오는 2037년에는 9조 67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도 연평균 1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할랄식품은 종교적 의미를 벗어나 위생적이고 안전한 고품질 제품의 상징으로 인식이 커지며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무슬림뿐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는 품목이다.

실제 한 글로벌 리서치 기관이 할랄식품에 대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제품 안전성’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주요 구매 요인으로 꼽고 있다.

현재 주요 할랄 시장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이 있다. 이중 인증 의무화 카드를 꺼내 들어 전 세계 식품업계 주목받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단일 국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억4000만명의 무슬림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만 약 2500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할랄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할랄인증을 획득한 김스낵과 볶음면 등을 앞세워 현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통망을 갖춘 현지 기업과 협업을 맺고 비비고 김스낵과 볶음면 등을 까르푸 등 현지 메인스트림 유통채널에 확대 입점을 추진 중이다.

대상도 할랄인증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10여 국에서 김, 김치, 조미료, 간편식 등을 판매하고 있다.

농심은 2019년부터는 주요 제품의 인도네시아 MUI(무이) 할랄 인증을 취득했고, 현재 신라면 등 18개 제품을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할랄 인증을 받은 신라면을 앞세워 전년 대비 50% 매출 성장이 목표다.

또 농심은 사내 벤처가 만든 소재 브랜드 ‘플레이보링크’를 통해 분말 5종, 액상 7종에 대해 인도네시아 무이 할랄인증을 획득, 작년부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농심은 오는 9월 인도네시아 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7년 무이 인증을 획, 현재 60여 개 인증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등 현지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은 중동전쟁 종전에 맞춰 전쟁 기간 주춤했던 할랄 인증 라면의 생산을 늘리고, 올해 중동에서 약 800억 원의 수출액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빙그레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을 겨냥해 할랄인증 제품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파리바게뜨 역시 작년 말레이시아 조호르에 할랄 인증 생산센터를 세우는 등 할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전 매장에서 공식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청과 상호인정협약(MRA)을 체결해 국내 할랄인증이 현지에서도 통용되도록 했고, 농식품부는 ‘인니 수출을 위한 할랄인증 등록지원사업’ 등을 통해 수출 기업당 최대 4000만 원까지 인증 취득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재경부는 범부처·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원스톱 K푸드 수출 지원 허브’를 통해 할랄 수출 과정 애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 한계에 따라 글로벌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식품업계 입장에서 할랄시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올해부터 할랄시장을 거점으로 중동, 유럽으로 뻗어 가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