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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새 유통망으로 부상한 ’도로 위 거대 상점’ 미국 트래블센터

곡산 2026. 3. 22. 10:07
K-푸드 새 유통망으로 부상한 ’도로 위 거대 상점’ 미국 트래블센터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6.03.20 11:08

연료 보충·간식 판매서 식사·쇼핑·관광 결합한 복합 소비 공간으로 발전
12만2600여 곳…간식류·냉동식품·음료 등 식료품 매출 9% 차지

피자·핫도그·샌드위치·치킨 등 즉석식품 괄목
감자칩·탄산음료 등 충동구매…PB 상품 강세
전국 단일 구조 아닌 지역별 할거 브랜드로 영업
K-푸드 컵라면·떡볶이·김부각·쌀과자 등 유망
PB 제품 OEM 공급 고려도…조리·맛 설명 필요
 

주유소와 편의점이 결합된 미국의 ‘트래블센터(Travel Center)’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새로운 식품 유통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고속도로 교차로와 출구 주변에는 주유소, 편의점, 패스트푸드점이 밀집해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트래블센터는 장거리 운전자들이 연료를 보충하고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를 구매하는 정도의 기능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 공간이 하나의 유통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일부 매장은 한국의 대형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식사, 쇼핑, 관광 기능까지 결합한 복합 소비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코트라 애틀랜타무역관이 전미편의점협회(NACS)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미국에는 주유소와 편의점이 결합된 트랜블센터가 약 12만 2620개에 달한다. 이들 매장은 간편식과 스낵, 음료,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기존 대형 식료품점이 담당하던 일부 소비 영역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보급 확대는 트래블센터의 역할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충전 시간이 길어지면서 고객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식사와 쇼핑 매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BISWorld에 따르면 식료품 판매는 미국 트래블센터 매출의 약 9%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판매 품목은 간식류와 냉동식품, 음료 등이며 최근에는 저당·고단백 등 건강을 고려한 기능성 식품 소비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트래블센터가 연료 충전이나 단순 휴식 공간을 넘어 최근에는 식사와 쇼핑을 동시에 즐기는 복합 소비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출처=생성형 AI/ChatGPT)

 

트래블센터의 식품 판매 구조 특징

 

◇연료 중심에서 식품 중심으로 수익 구조 이동

트래블센터는 전통적으로 연료 판매가 핵심 수익원이었지만 최근에는 식품과 음료 매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미편의점협회(NACS)에 따르면 편의점 매출 가운데 연료를 제외한 ‘인사이드 세일즈(Inside Sales)’의 상당 부분을 식품과 음료가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즉석 조리식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는 식품 판매의 마진율이 연료보다 높다는 점에서 트래블센터의 핵심 수익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석식품이 매출 핵심 카테고리

트래블센터에서 가장 강력한 판매 영역은 즉석 조리식품이다. 대표 메뉴는 핫도그, 피자, 샌드위치, 프라이드 치킨, 아침 샌드위치 등이다.

이러한 메뉴는 조리 후 바로 판매되는 구조로 높은 회전율과 높은 마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와와(Wawa)나 쉬츠(Sheetz)같은 체인은 주문 후 조리하는 MTO(Made-to-Order) 시스템을 통해 식품 매출 비중을 크게 높이고 있다.

 

◇스낵과 음료는 충동구매 시장

트래블센터 식품 판매의 두 번째 축은 스낵과 음료다. 대표적인 상품군은 감자칩, 캔디·초콜릿, 육포, 탄산음료, 에너지 음료 등이다. 이들 제품은 운전 중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충동구매 비중이 높은 상품군으로 분류된다. 특히 육포와 감자칩은 고속도로 여행객과 트럭 운전자에게 꾸준한 수요가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PB 상품이 매출 견인

트래블센터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PB 식품의 영향력이다. 실제로, 버키스는 비버 너겟(Beaver Nuggets)과 비프 저키을, 와와는 호기(Hoagie) 샌드위치를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러한 식품은 매출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PB 상품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체인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체류형 소비 증가가 식품 매출 확대

최근 전기차 충전 확대와 여행 문화 변화로 트래블센터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식품 매출 증가의 중요한 요인이다. 충전이나 휴식 시간을 활용해 식사와 쇼핑을 동시에 하는 소비 패턴이 늘어나면서 트래블센터는 단순한 주유 공간을 넘어 복합 소비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역별로 다른 트래블센터 생태계

미국 트래블센터 시장은 지역별로 강력한 브랜드가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동부 지역에서는 와와와 쉬츠가 대표적인 브랜드다. 특히 와와는 신선식품 중심 전략을 통해 매출의 약 65%가 식품 판매에서 발생할 정도로 강력한 식품 중심 편의점 모델을 구축했다. 쉬츠는 MTO 시스템을 통해 젊은 소비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중서부 지역에서는 퀵 트립(Kwik Trip)이 독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 기업은 자체 농장과 유제품 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수직계열화 모델을 통해 신선한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아이오와주의 아이오와 80(Iowa 80)은 단일 매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고속도로 휴게소로 알려져 있다. 약 2만㎡ 규모의 시설에는 편의점, 정비소, 세차장뿐 아니라 치과, 영화관, 도서관까지 갖춰져 있어 하나의 작은 도시처럼 운영된다.

 

남서부 지역에서는 퀵트립(QuikTrip)과 러브스(Love’s)가 주요 경쟁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러브스는 미국 40개 이상의 주에서 6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광범위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 식품 기업의 진입 기회

 

◇‘컵 형태 간편식’ 중심으로 접근

미국 트래블센터 식품 소비의 핵심은 즉석식과 간편식이다. 운전 중이나 이동 중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유리하다. 따라서 컵라면과 컵떡볶이, 컵밥, 즉석 국수류 등이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제품은 전자레인지 또는 온수만으로 조리 가능한 구조라는 점에서 편의점 소비 패턴과 잘 맞는다.

 

◇스낵 중심 제품이 진입 장벽 낮아

트래블센터 식품 판매에서 두 번째로 큰 분야는 스낵이다. 한국 식품 가운데 특히 진입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제품은 김 스낵과 김부각, 쌀 스낵, 견과류 스낵, 단백질 스낵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제품은 충동구매 중심 상품이라는 점에서 트래블센터 유통 구조와 잘 맞는다.

 

◇PB 협력 전략 활용

미국 트래블센터 체인은 자체 브랜드(PB) 상품 비중이 높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직접 브랜드로 진입하기보다 PB 공급 방식으로 접근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OEM 또는 공동 개발 방식이 효과적인 진입 전략이 될 수 있다.

 

◇지역별 체인 중심으로 공략

미국 트래블센터 시장은 전국 단일 구조가 아니라 지역 중심 구조다. 예를 들어 동부는 와와와 쉬츠, 중서부는 퀵 트립, 남부는 버키스 등이 강세다. 따라서 미국 시장 진입 시 전국 유통보다 지역 체인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제품 설명과 패키지 현지화

한국 식품은 미국 소비자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제품 특징과 섭취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간단한 조리 방법이나 맛 설명을 패키지에 표시하는 것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와 함께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는 디자인도 좋은 접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