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6.02.06 10:09
깨끗한 성분 ‘클린 라벨’ 식품 인기…한국산 신뢰도·기술력 강점
음료, 수분 보충서 건강 관리로 진화…이온음료 43조 원대 껑충
당일 가공 등 신선도 중시…슈퍼푸드 원료, 유제품·소스 적용
2025년 중국 식품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의 판단 기준이 눈에 띄게 성숙해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이색적인 원료, 자극적인 맛, 과장된 기능성이 화제성을 만들어냈다면, 이제 소비자는 “왜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해 보다 명확한 근거를 요구한다. 특히 건강과 과학적 근거, 경험의 완성도는 식품 선택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aT 상하이지사가 전한 푸드데일리 이노베이스가 분석한 약 3200개 신제품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구조적으로 보여준다. 클린 라벨과 저GI, 신선함, 기능성 음료, 식물성 웰빙, 단백질의 일상화, 전통의 재해석 등으로 요약되는 7대 트렌드는 단순한 유행 키워드가 아니라, 중국 식품 산업이 다음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 클린 라벨, ‘더하기’에서 ‘빼기’로 옮겨간 고급화 경쟁
2025년 중국 식품 진열대에서 경쟁력의 핵심은 ‘무엇을 더 넣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과감히 뺐는가’에 있다.
성분이 ‘사과 100%’뿐인 사과말랭이가 현지 샘스클럽 절임·건과일 카테고리에서 반년 이상 판매 1위를 기록한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허마가 3년에 걸쳐 개발한 클린 라벨 에그타르트는 출시 5일 만에 판매량이 5배 급증했고, 딩동마이차이의 ‘깨끗한 성분’ 전용 섹션은 반년 만에 약 50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클린 라벨은 더 이상 틈새 전략이 아닌 유통 채널이 주도하는 히트상품 제조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 배경에는 소비자의 ‘깨끗한 성분’에 대한 더욱 극단적이고 명확한 요구가 있다. 샤오홍슈에서 ‘깨끗한 식단’ 관련 조회수는 140억 회를 돌파했으며, 조사 결과 소비자의 70% 이상이 클린 라벨 제품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성분표 자체를 경쟁력으로 삼는 ‘성분 업그레이드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한편, 한국 식품은 이미 ‘원재료 신뢰도’와 ‘제조 기술력’ 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는 성분 수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중국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성분 언어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통용되는 무첨가, 자연 원료 표현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현지 유통 채널 기준에 맞춘 성분표 현지화 전략이 요구된다.
● 저GI 식품 : 당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
중국의 고혈당·당뇨 문제는 식품 선택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당뇨병 유병률은 젊은 층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2023년 환자 수는 2억 3300만 명에 달했다. 2050년에는 4억 명 돌파가 예상된다.
이러한 건강 불안은 당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과거 ‘무당·저당’이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혈당 반응과 흡수 속도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혈당지수(GI) 55 이하의 저GI 식품은 동일한 탄수화물 섭취량에서도 혈당 변동을 완화하는 특징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저GI를 ‘14차 5개년 계획’의 주요 과제로 포함시키면서 정책적 뒷받침도 강화됐다. 이에 허마, 샘스클럽 등 현지 유통 채널이 확산의 가속기 역할을 하며, 준러바오, 나이쉐 등 주요 브랜드의 잇따른 진입으로 저GI 시장은 약 1762억 위안 규모로 성장했다.
● ‘신선함의 확장: 가공식품까지 내려온 ‘신선 기준’
중국 소비자에게 ‘신선함’은 더 이상 신선식품만의 개념이 아니다. 라면, 아이스크림,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 전반에서 신선도 유지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며, 이제 ‘신선함’은 브랜드 신뢰를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언어가 됐다.
실제로, 캉스푸의 ‘특별특선라면’은 출시 3일 만에 10만 개, 중제-196 신선 아이스크림은 3일 만에 17만 개가 판매됐다. 안징의 즉시 조리 활어 완자는 출시 8개월 만에 약 8천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중국 식품 시장에서는 신선함의 기준이 신선식품을 넘어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짧은 유통기한, 원산지 추적, 가공·물류 시간의 투명성은 이제 일반 가공식품에서도 기본 조건이 됐다.
아울러 당일 수확·당일 가공, 수 시간 냉장 직송과 같은 개념은 이제 원료 단계의 표준이 되었다. 허마가 선도한 HPP 저온살균 공정, 중제의 액체질소 급속 냉동 기술, 고순도 질소 충전 포장은 ‘신선함’의 생명 주기를 획기적으로 연장하며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품질을 유지한다.
● 음료의 진화, 갈증 해소에서 ‘기능 소비’로
이온 음료 시장은 2025년 약 235억 위안 규모로 성장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와이싱런과 동붕이 1, 2위를 굳히며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가운데, 왕왕과 궈즈슈러 등 신규 브랜드 진입으로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동시에 음료는 단순한 수분 보충을 넘어 정밀한 건강 관리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비타민 음료와 프로바이오틱스 음료의 성장은 ‘물 마시기’를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에 위엔치썬린, 캉스푸, 하오왕수이, 리쯔위안 등 주요 브랜드가 비타민 음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며, 허마의 활균 매실 음료는 출시 2주 만에 8만 병 이상 판매되며 이러한 흐름을 입증했다.
가장 기본적인 생수 역시 업그레이드를 맞이하고 있다. 탄산수, 천연 알칼리수, 수원지 스토리텔링이 계속 인기를 끌며, 소비자는 ‘물을 마신다’에서 ‘좋은 물을 선택해 마신다’로 인식을 전환하고 있다. 또한 휴대성을 강화한 미니 병, 무라벨 친환경 포장은 현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 초본과 슈퍼식물, 젊어지는 양생(웰빙) 트렌드
전통 초본식물과 슈퍼푸드는 더 이상 중·장년층 전유물이 아니다. 특히 양생 식품 시장에서 식물을 활용한 제품이 더 젊고 일상적인 방식으로 일상 식단에 스며들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흐름은 전통 초본식물이 전문 양생에서 가벼운 건강 관리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에서도 하오왕수의 율무차 판매량이 1억 병을 돌파했고, 후이위안의 자작나무 수액 매출은 834.8% 급증했다. 이처럼 계절에 맞는 건강 관리 콘셉트가 성장하며 계절에 따른 식이요법 솔루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또 다른 흐름은 ‘슈퍼푸드’의 대중화이다. 실제로, 3만 박스가 넘는 바이샹의 케일로 만든 만두가 18시간 만에 매진됐고 허마가 유행시킨 강황 음료 브랜드의 판매량은 14배 증가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케일의 인기는 여전하며 차음료 중심에서 전 품목으로 확장하였다. 새로운 인기 성분인 강황도 음료, 유제품, 과자, DIY 소스 등 다품목으로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동시에 아사이베리, 스피루리나, 치아씨드 등 슈퍼식물도 차음료에서 국수, 과자 등 전 품목으로 확장되는 등 식품 혁신의 핵심 영감이 되고 있다.
● 단백질 보충의 일상화 ‘가볍게 먹는 고단백’
단백질 보충이 과자를 먹고 물을 마시는 것처럼 간단해지면서 ‘고단백질’이 식품의 기본 속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국민 단백질 섭취 현황 조사’에 따르면, 현지 소비자의 63~75%가 전통적인 프로틴 파우더보다 단백질 음료, 과자, 바 등 경량화된 보충 방식을 선호한다. 또한 더 많은 젊은이가 소셜플랫폼에서 DIY 단백질 식단을 공유하고 있다.
2025년 신제품으로 보면, ‘고단백질’ 콘셉트를 내세운 제품이 증가하며 두 가지 혁신 방향을 보여준다.
첫째는 기존 품목의 업그레이드이다. 즉 기존 고단백질 식품이 더 새로운 형태, 더 새로운 단백질 종류로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아오커란뚜오가 출시한 견과류 치즈 크리스피, 허마가 출시한 세 종류 단백질 새우칩 등은 식재료 또는 단백질 원료의 재구성을 통해 혼합형 단백질을 제공했다.
둘째는 신규 품목 개발이다. 원래 단백질이 없거나 함량이 낮은 품목이 원료와 공정을 변경하여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고단백질 콘셉트를 더 많은 품목에 융합시키고 있다. 다이샤지의 새우 고기국수, 허마의 유청 단백 음료 등이 그 예이다.
● 전통 품목의 재창조, 노스텔지어와 혁신의 결합
향수, 그리움, 추억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노스텔지어는 2025년 글로벌 소비의 주류가 되었다. 입소스(Ipsos)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노스텔지어 경제 규모는 3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복제가 아니다. 전통의 맛에 새로운 경험을 더한 ‘혁신(뉴트로)’이 핵심이다. 중국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전통을 좋아하지만, 그대로의 전통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데이터에 따르면, 현지 소비자의 72%는 ‘전통 풍미의 현대화 개조’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출시한 젤리형 아이스 홍차와 탕후루의 현대적 재해석, 전통 음료와 디저트의 경계를 허문 제품들은 기성세대의 추억과 MZ세대의 신선함을 동시에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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