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작심삼일 다이어터 잡는다”…새해부터 ‘맛있는 고단백’ 전쟁 시작

곡산 2026. 1. 16. 07:27
“작심삼일 다이어터 잡는다”…새해부터 ‘맛있는 고단백’ 전쟁 시작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1.15 07:55

체중 관리용 닭가슴살, 다양한 맛 HMR 진화
유업계 마시는 단백질, 초코·밀크티·인절미 맛
알룰로스 등 활용 저당 고추장·비빔장 등 출시
즉석밥도 기능성 원료 넣어 혈당 상승 억제
 

2026년 새해, 식품업계의 건강식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한 ‘제로 칼로리(0kcal)’ 음료 열풍을 넘어 실질적인 건강 관리를 돕는 ‘혈당 관리(Low Sugar)’와 ‘진화형 고단백(High Protein)’ 일반 식품으로 전장이 확대됐다. 이른바 ‘포스트 제로’ 시대로 불리는 지금, 식품업계는 소스, 면, 베이커리 등 일상식 전반에서 ‘속세의 맛’을 구현하되 성분은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26년 식품업계는 ‘제로 칼로리’를 넘어 맛과 성분을 모두 챙긴 ‘혈당 관리’ 및 ‘진화형 고단백’ 제품을 앞세워 8000억 원 규모의 시장 공략에 나섰다. 편의점 저당 간식 매출이 20% 급증하고 양념 닭가슴살이 인기를 끄는 등, 억지 식단 대신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GS25)
 

과거 ‘맛없는 닭가슴살’이나 ‘맹물 같은 곤약면’을 억지로 섭취하던 극단적인 식단 관리는 옛말이 됐다. 최근 소비자들은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즐겁게 관리한다(Healthy Pleasure)’는 인식이 정착되면서 맛과 성분을 모두 잡은 제품을 찾고 있다.

실제 유통 현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편의점 GS25가 새해맞이 결심 소비가 집중된 최근 일주일(12월 29일~1월 4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저당·제로슈거 제품군 매출은 직전 동기 대비 20.4%나 급증했다. 고단백·저당 빵류와 제로 슈거 아이스크림 등이 매출 상위권을 휩쓸며 “건강 관리에 돌입했지만 맛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소비 심리를 여실히 보여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백질의 미식화’와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26년 약 8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성장의 중심에는 ‘맛있는 닭가슴살’이 있다. 맛과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의 파이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다. 냉장 닭가슴살 점유율 1위인 하림을 필두로 BBQ·bhc 등 치킨 프랜차이즈, 바르닭·아임닭·허닭 등 전문 브랜드가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경쟁 속에 닭가슴살 관련 시장 규모가 이미 수천억 원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은 수비드 공법으로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는 것은 물론, 불닭·갈비·크림·커리 등 다양한 ‘속세의 맛’을 입힌 소포장 제품(90~120g)으로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과거 퍽퍽한 다이어트용 식품이던 닭가슴살이 이제는 맛과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일상 HMR(가정간편식)의 핵심 카테고리로 진화한 것이다.

 

GS25에 따르면 실제 전체 닭가슴살 매출 가운데 이처럼 소스나 양념이 가미된 제품 비중이 5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단백질 섭취를 위해 맛을 희생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SNS에서 화제를 모은 다이어트 레시피인 ‘마녀스프’를 간편식으로 구현한 제품이 죽·스프 카테고리 매출 1, 2위를 기록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성장의 또 다른 축은 ‘마시는 단백질’이 이끌고 있다. 과거 운동 후 근육 보충용으로만 여겨지던 단백질 음료는 최근 당뇨와 고혈압, 대사증후군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4050 중장년층의 ‘필수 일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남양유업, 빙그레 등 주요 유업계는 특유의 비릿한 단백질 맛을 없애고 초코·인절미·밀크티 등 대중적인 맛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특히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해지며 단백질 함량을 40g 이상으로 대폭 높인 ‘초고단백’ 제품까지 속속 등장해 편의점 음료 매대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남양유업은 단백질 함량을 43g까지 높인 ‘테이크핏 몬스터’를 선봬 가장 높은 함량을 내세웠다. 이 제품은 필수아미노산 1만 8000mg과 BCAA 8500mg을 함유해 전문적으로 몸을 관리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오리온은 닭가슴살 2팩 분량인 단백질 40g을 담은 ‘닥터유PRO’ 라인업을 초코맛에 이어 딸기맛까지 확대했고, 대상웰라이프 역시 41g 제품인 ‘뉴케어 올프로틴’을 출시하며 타우린 500mg을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저당 경쟁’도 치열하다. 음료에 국한됐던 저당 트렌드는 소스와 가정간편식로 확산됐다. 단순 대체당(알룰로스 스테비아) 사용을 넘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기능성 원료를 함유한 일반 식품도 등장했다. “단맛은 그대로 유지하되 혈당은 낮게 관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식품 대기업들은 설탕 대신 알룰로스 등을 활용해 ‘속세의 맛’은 지키면서 당류 함량은 획기적으로 낮춘 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저당 브랜드 ‘LOWTAG(로우태그)’를 론칭해 굴소스와 스위트 칠리소스의 당 함량을 낮췄고, 장류 브랜드 ‘순창’을 통해 당뇨 환자도 안심할 수 있는 ‘순창 저당 초고추장’ 등을 출시했다. 오뚜기 역시 ‘Light & Joy(라이트 앤 조이)’ 라인업을 통해 기존 대비 당 함량을 약 80% 줄인 케첩과 머스터드를 내놨으며, 팔도는 ‘팔도비빔장’의 맛은 살리되 칼로리를 15% 수준으로 낮춘 저칼로리 버전을 내놓으며 트렌드에 합류했다.

 

단순히 당을 빼는 것을 넘어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기능성 원료를 넣은 주식(主食)도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은 식약처 인정 기능성 원료인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을 함유한 ‘햇반 식후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을 판매 중이다. 오뚜기 역시 동질의 원료를 첨가한 ‘식이섬유 플러스 현미밥·보리밥’을 통해 혈당 관리가 필요한 소비자를 겨냥했다. 풀무원의 ‘지구식단’은 건면을 사용하고 소스의 당을 줄인 ‘저당 볶음짬뽕’ 등을 선보이며 면 요리는 혈당 관리에 좋지 않다는 인식을 깨고 있다.

 

한편 전통적인 다이어트 상품군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샐러드(19.7%)와 단백질 바(17.2%), 구운란(15.9%) 등 식사 대용 상품 매출이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건강기능식품 역시 비타민과 이너뷰티 제품을 중심으로 15.8% 신장하며 편의점이 주요 건기식 구매 채널로 자리 잡았음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은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음료를 넘어 소스 면 간편식 등 일반 식품 전반으로 확장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단순 칼로리 커팅을 넘어 혈당과 영양 밸런스까지 챙기면서 맛까지 잡은 ‘진화형 웰니스 푸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