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10.28 07:55
미국 1조7600억…연 5.97% 성장 2032년 2조8100억
수입 7700억 원 규모…한국산 3300억으로 1위 차지
브라질 매운맛·해물맛 등 관심…‘한강 라면’ 모방 욕구
일본 닛신 컵라면 등 70%…한국산 작년 59% 급증 3위
세계 라면 시장이 ‘저가의 한 끼’에서 간편하면서도 미식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빠르게 재정의되고 있다. 여기에는 ‘빠르되 만족감 있는 한 끼’를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레스토랑 수준’의 경험을 원하는 수요가 이를 견인하고 있으며, SNS를 통해 확산하는 다양한 레시피와 토핑 문화도 소비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K-컬처 열풍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식 매운맛과 소스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며 한국 브랜드의 시장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를 미국과 브라질 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코트라 뉴욕무역관에 따르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미국 라면 시장이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단순히 한 끼를 때우는 저렴한 간편식으로 인식되던 라면이 건강과 맛을 동시에 추구하는 프리미엄 식품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지방과 저나트륨, 무첨가물 등 건강 요소를 강조한 제품들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주목받으면서 ‘간편하면서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라는 새로운 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쇼핑의 보편화와 SNS를 통한 다양한 챌린지, 라면을 활용한 창의적 레시피 유행 등이 더해지며 라면의 변신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전통적인 면류 소비 강국 브라질에서도 인스턴트 라면이 급부상하며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라면이 단순한 간편식의 범주를 넘어 건강과 프리미엄 경험, 문화적 체험이라는 측면에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에 따르면, 면류 소비 기반이 튼튼한 브라질에서 최근 몇 년간 인스턴트 라면의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끓는 물만 있으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편리성, 둘째는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다. 셋째는 달걀·통밀·유기농·글루텐프리·비건 등 다양성을 갖춘 제품 선택지, 넷째는 고급 소스와 복합적인 맛을 더한 프리미엄 제품 확산에 따른 맛의 진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브라질에서도 인스턴트 라면은 단순한 간편식을 넘어, 소비자에게 ‘작은 외식’과 같은 만족감을 주는 음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 더 큰 성장 기대되는 미국과 브라질 라면 시장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라면 시장은 한화 약 1조7600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3.22% 성장하였다. 라면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특유의 편의성 덕분에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K-POP과 K-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라면의 시장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라면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5.97% 성장하여 2조81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미국 라면 시장은 인도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출신 이민자의 증가에 힘입어 성장해 왔다. 아시아계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각국의 다양한 맛을 담은 라면이 미국 시장에 소개되었고,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미국 소비자들의 아시아 지역 방문 경험 확산도 시장 확대에 이바지하였다.
또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MZ세대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라면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추어 글루텐프리 라면, 쌀라면, 통밀라면 등 새로운 카테고리도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 라면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인사이트 파트너스의 보고에 따르면, 브라질 인스턴트 라면 시장은 최근 5년간 20.4% 성장했으며, 특히 컵라면 판매가 166.2% 증가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전통적으로는 봉지라면이 주류였으나, 도시 생활 속 간편성과 휴대성을 중시하는 흐름에 따라 컵라면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 멈추지 않는 K-라면의 인기
K-컬처의 확산으로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다. K-POP 스타들은 팬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라면을 즐기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있으며, K-드라마와 영화 속 라면 장면 노출도 인지도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시장에서는 BTS 정국과 블랙 핑크 로제가 붉닭볶음면을 즐기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올해 4월에는 글로벌 뮤직 페스티벌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의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현장에서 부스를 운영하고, 제품 시식 공간과 인터랙티브 체험존을 마련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한 세 주인공이 한국 컵라면을 먹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미국 내 컵라면에 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극 중 농심 신라면을 연상시키는 패키지 디자인이 노출되자, 농심은 넷플릭스와 협업해 신라면 포장지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를 적용한 신라면과 새우깡을 출시하였으며, 미국 시장에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브라질에서도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문화 콘텐츠가 인스턴트 라면의 인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한강에서 라면 먹기’ 같은 장면은 브라질 젊은 세대 사이에서 모방 욕구를 자극하며, 실제로 이를 경험해 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 3월 상파울루 도심에 문을 연 Rappa Ramen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이 매장은 한국식 편의점과 라면 체험 공간을 결합한 콘셉트로, 소비자들이 직접 기계로 라면을 끓이고 김치, 달걀, 채소, 치즈, 어묵 등 토핑을 추가해 자신만의 한 그릇을 완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험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드라마 속 장면을 재현하는 문화적 참여로 인식됐다.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특히 K-팝 팬과 드라마 애청자들을 주 고객층으로 끌어들였다.
이러한 문화적 소비 열풍은 브라질 시장의 지형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에는 아시아계 이민자가 많이 모여 사는 상파울루 리베르다지 같은 특정 지역에 아시안 마켓이 집중됐으나, 최근에는 리우데자네이루, 포르투알레그리, 브라질리아 등 다른 대도시로도 확산하고 있다.
맛의 선호도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에 따르면, 브라질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국물이 적고 면발의 질감이 파스타에 가까운 라면을 선호하며, 가장 인기 있는 맛은 치킨이다. 이 외에도 소고기, 토마토, 치즈, 베이컨과 같은 익숙한 맛이 고르게 소비된다.
최근에는 크리미한 국물 라면이 점차 인기를 얻고 있으며, 동시에 한국·아시아 스타일의 매운맛, 해물 맛, 두꺼운 면발 제품에 대한 관심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불닭볶음면’은 강한 매운맛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경험으로 인식되며 SNS 챌린지 형태로 소비를 촉진했다.
또한 해물 맛과 진한 국물, 다양한 토핑을 조합한 제품은 파스타 중심의 브라질 소비자 입맛에도 점차 어필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맛과 아시아 특유의 강렬한 풍미가 동시에 공존하는 새로운 소비 지형을 만들어내고 있다.
● 한국의 경쟁 상대는 일본
2024년 미국의 라면 수입액(HS Code 1902.30, 봉지라면 포함 즉석 면류)은 한화 약 7700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28.6%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약 3300억 원, 점유율 44.1%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8% 성장한 수치로, 한국은 2014년 이후 줄곧 수입국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는 이탈리아로 약 950억 원, 점유율 12.4%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5.2% 성장했다. 3위는 중국으로 수입액 약 657억 원, 점유율 8.6%를 차지했다.
일본은 약 311억 원 정도로 점유율 4.05%를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과 함께 여전히 미국 인스턴트 라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닛신은 최초로 미국에 라면을 소개한 기업으로, 컵누들과 탑라멘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1972년 캘리포니아 가데나에 공장을 설립한 이후 탑라멘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마루찬은 1977년 미국에 진출해 생산 거점을 마련하였으며, 현재까지 판매 물량의 대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마루찬 라면 치킨 맛, 마루찬 골드 스파이시 미소 등이 있다.
브라질에서도 최근에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 라면 브랜드들이 현지 시장에서 선택지를 넓히고 있으나, 절대 강자는 여전히 일본계 닛신이다. 닛신은 1965년 브라질에 진출한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 브랜드로, 현지화에 성공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아는 대중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 인스턴트 라면 시장의 약 70% 내외를 점유하고 있으며, 봉지라면·컵라면·야키소바 등 다양한 제품군과 전국적 유통망, 공격적인 마케팅을 기반으로 사실상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2024년 수입액 약 13억 원, 18.8%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대비 59.6% 증가한 수치로, 주요 국가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한국산 라면의 경우, 일부는 미국에서 생산돼 브라질로 수출되는 형태로도 유통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에서 직접 수입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경로로 브라질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는 뜻으로, 이러한 흐름은 한국이 단순한 소비국을 넘어 글로벌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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