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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aT] “유통단계 축소에도 장바구니 물가 상승은 유통대기업 독과점 이유 커”

곡산 2025. 10. 21. 07:40
[국정감사-aT] “유통단계 축소에도 장바구니 물가 상승은 유통대기업 독과점 이유 커”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10.20 11:37

저품질 해외 농산물 반입 우려…농산물 품질 관리 시스템 부실 개선 시급

aT의 농산물 품질 관리 시스템의 부실과 도·소매 유통업체들의 폭리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이를 방관하고 있는 정책적 부재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또 투명해야 할 학교급식 참여 업체의 관리·감독에 대한 문제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전주 소재 농진청에서 열린 aT 국정감사에서 농해수위 위원들은 aT의 이 같은 안일한 행정을 지적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이은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도 체감 물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기후 위기나 원재료 상승 등이 아닌 소매유통 단계의 독과점 구조에 있다고 질타했다.

송 의원은 “농축산물의 유통비용이 25년간 꾸준히 증가했지만 그중에서도 소매단계 유통비용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유통단계가 단축됐음에도 장바구니 물가가 오른 것은 소수 유통대기업의 시장 지배력 강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농산물 유통비용의 전체 가중평균은 1998년 39.8%에서 2023년 49.2%로 10%p 가까이 증가했다. 출하단계 유통비용은 9.3%에서 9.5%로 거의 제자리였지만 도매단계는 9.7%→14.5%, 소매단계는 20.8%→25.2%로 뛰어올랐다.

송 의원은 “생산자 단계에서는 비용 절감이 이루어졌음에도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의 마지막 구간에서 비용이 폭증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하며, 이는 소매유통 시장이 일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가격 경쟁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쿠팡(매출 40조 원), 신세계(35.6조 원), 롯데쇼핑(14조 원), 네이버쇼핑(10.7조 원), 카카오(7.9조 원), 홈플러스(6.4조 원) 등 소수 기업이 온·오프라인 농산물 소매유통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이 같은 구조는 가격을 결정하는 최종 단계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결국 ‘유통비용 상승 →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며 “정부가 산지 중심의 유통 개선을 넘어 실질적인 소비자 중심의 유통 구조 개혁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매법인의 유통마진 문제를 지적했다. 어 의원은 “최근 5년간 도매법인의 영업이익은 약 33.7% 증가한 반면 농민의 유통비 부담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말했다.

어 의원에 따르면 작년 전국 공영도매시장의 위탁수수료는 5348억6800만 원, 하역비는 773억 원으로 집계됐고 최근 5년간 위탁수수료는 약 25%, 하역비는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항목은 농민이 도매시장에 농산물을 출하할 때 반드시 부담해야 하는 대표적인 유통비용이다.

유통비용은 꾸준히 상승했지만 도매법인 전체 영업이익은 2020년 618억3900만 원에서 2024년 826억7500만 원으로 약 33.7% 증가했다. 결국 유통비 증가분이 농민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 어 의원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최근 5년간 도매시장 법인의 법규 위반 및 행정처분 건수는 225건에 달했다. 일부 법인은 수수료 상한선을 초과 징수하거나 하역비를 부당하게 부풀려 출하자에게 부담시키는 사례도 있었다고 어 의원은 설명했다.

어 의원은 “지금의 농산물 유통구조는 중간유통업자가 수익을 독식하고 농민은 제 몫을 받지 못한 채 소비자가 비싼 값을 치르는 왜곡된 구조”라며 “농수산물 유통구조를 전면 점검하고, 도매법인 공공성 강화와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입법적·제도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매년 저품질 외국산 농산물의 무분별한 국내 반입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는 aT의 사전 품질검증 시스템의 미흡함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20~2024년 총 52건, 2만1000톤의 수입농산물이 반송 조치됐다. 반송 사유는 규격 미달, 병해충·잔류농약 검출로 인한 안전성 검사 불합격, 도착기한 초과 등이다.

연도별로는 2020년 2460톤, 2021년 7372톤, 2022년 5363톤, 2023년 1548톤, 2024년 4298톤 등으로 연평균 4000톤 이상이 수출국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품목별로는 참깨가 전체 반송 물량의 62.6%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콩, 팥, 콩나물콩, 감자, 양파 순이었다.

문 의원은 “aT는 수입 전 품질검증을 위해 수출국에 직원 1명과 외부전문가 1명을 파견, 현지에서 검사를 진행해 규격에 적합할 경우에만 선적·수입을 허용한다. 그럼에도 이처럼 매년 막대한 양이 반송되는 것은 aT의 사전 품질검증 시스템이 미흡함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상황이 이러한데도 aT 내부에 별도의 전담 부서나 상시 관리 인력조차 없어 현장 출장 점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품질이 좋지 않은 외국산 농산물의 무분별한 국내 반입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철저한 품질검증 체계를 마련해 국민 건강권 보호와 농가 피해 최소화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단순 반송 후 사후 처벌에 머무를 게 아니라 현지 생산단계부터 안전성과 품질을 관리해 불필요한 반송을 줄이는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aT의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을 통해 식재료를 납품한 업체 10곳 중 3곳이 불공정행위로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eaT 시스템을 통해 납품하는 업체 중 최근 5년간 불공정행위 의심으로 현장점검을 받은 업체는 2568개소인데, 이 중 813개소(31.6%)가 실제 위반 사실이 적발됐다.

위반 유형을 살펴보면 ‘계약서류 공동보관 및 공동업무 관리’가 가장 많았다. 이는 한 업체가 여러 명의 명의를 빌려 입찰을 분산 참여하는 ‘페이퍼컴퍼니형 부정 납품’ 사례에 해당한다. 이렇게 적발된 업체 수는 2020년 54개소에서 2025년 9월 현재 183개소로, 약 3배 증가했다.

또한 ‘영업장 미운영’으로 적발된 업체도 145개소, ‘타 공급사 또는 미등록 배송차량 납품’사례도 41건으로 확인됐다. 일부 업체는 실제 영업장을 운영하지 않고 임의의 창고를 통해 납품하는 등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다.

어기구 의원은 “학교급식은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정부와 aT는 납품 전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부정행위 업체에 대한 제재를 실효성 있게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량은 늘었지만 소비는 오히려 감소하는 국산 콩의 원인이 정부 정책 부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21년 11만톤이던 국산 콩 생산량은 작년 15만5000톤으로 1.4배 증가했으나 소비 비중은 2023년 34.3%에서 작년 30.5%로 3.8%포인트 줄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콩 소비기반 구축사업’ 등 일부 인식 개선 사업만 추진했을 뿐 원료 구매와 제품 개발, 시제품 생산 등 실질적인 소비 확대 지원은 작년에서야 시작됐다”며 “aT 역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국산 콩 소비 확대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이 의원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농식품부와 aT가 수입산 콩 판매 과정에서 총 242억7000만 원의 손실을 내고 국내 시장가격까지 떨어뜨려 국산 콩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당시 aT가 수입·비축한 콩의 판매 원가는 1㎏당 1336원(2022년), 1475원(2023년)이였으나 실제 판매가격은 각각 1140원과 1400원 수준으로 저가 책정됐다.

이 의원은 “국산 콩 수매가 부진한 이유는 전적으로 정부의 소비 정책 부재 때문인데도 생산 면적과 수매 물량 축소에 대한 정책 실패 책임을 농가에 떠넘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