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홈플러스, ‘벼랑 끝 M&A’ 중대 분수령…MBK 2000억 추가 투입

곡산 2025. 9. 26. 07:35
홈플러스, ‘벼랑 끝 M&A’ 중대 분수령…MBK 2000억 추가 투입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9.24 15:47

생존 위한 유일한 길 M&A…5000억 지원으로 매각 부담 덜어
‘먹튀’ 논란 속 책임 이행…그럼에도 남는 우려의 그림자
 

 

유동성 위기로 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의 M&A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2000억 원 추가 지원에 나서고 ‘유력 협상자’의 존재까지 시사하며 회생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인수자 정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11월 10일로 못 박힌 운명의 날을 앞두고, 10만명의 생계가 걸린 홈플러스가 극적인 회생에 성공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4년 한 해에만 4000억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 끝에 지난 3월 회생절차에 돌입, ‘인가 전 M&A’를 유일한 해법으로 선택했다. M&A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격 부담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가 약 2.5조원에 달하는 보통주 권리를 전액 포기하면서 크게 낮아졌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상황은 정치권과의 만남 이후 급반전됐다. 지난 19일 김병주 MBK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태스크포스(TF)와의 면담에서 “매수자가 결정될 때까지 15개 점포의 폐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결정에 따라 홈플러스는 폐점 대상 점포의 영업을 정상화하고, 당초 중단할 계획이었던 온라인 배송도 재개하기로 했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 역시 11월 10일로 연장되며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대주주 MBK가 책임 있는 자세 없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M&A를 추진하는 ‘먹튀’ 시도라는 비판이 거세다. 노조는 “M&A 실패는 곧바로 청산”이라며 “10만명의 생존권을 건 도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MBK의 직접 투자를 촉구했다.

 

이에 MBK는 24일 20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투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MBK는 이미 2조5000억 원 규모의 보통주 무상 소각을 결정하고 설립자의 사재 출연 및 연대보증 등을 포함해 홈플러스에 총 3000억 원의 재정 지원을 실행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지원은 MBK 자사 운영 수익 일부를 홈플러스에 증여하는 방식으로, 기존 지원금 3000억 원을 더해 총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게 되는 것이다. MBK는 이번 조치가 “M&A 과정에서 인수인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함이며 “대주주가 기업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자금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M&A를 둘러싼 근본적인 우려는 여전하다. 정치권에서 ‘MBK 홈플러스 사태 해결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지고 김병주 MBK 회장과 직접 면담한 것에서 볼 수 있듯 대주주 책임론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들과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홈플러스는 직접적인 발행 주체가 아님에도 “선의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회생계획에 반영해 변제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투자자 측 법무법인은 회생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어 M&A 과정의 잠재적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가장 큰 우려는 M&A의 향방 자체다. 홈플러스 스스로 “현재 진행 중인 ‘인가 전 M&A’의 성공이 홈플러스 조기 정상화의 현실적이고도 유일한 길”이라고 밝힌 만큼 실패 시 대안이 마땅치 않다. 만약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M&A가 무산될 경우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평가된 홈플러스는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홈플러스에는 직·간접적으로 10만명의 고용과 수천 개 협력업체의 생계가 달려 있다. 이는 곧 10만명의 대규모 실직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초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7월 10일이었으나 9월 10일로 한 차례 미뤄졌고, 또 다시 11월 10일로 연장됐다. 이는 인수의향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며, M&A 성사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설사 M&A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불안은 남는다. 홈플러스는 폐점이 보류된 15개 점포 직원들의 전환 배치를 보류했지만, 이는 영구적인 조치가 아니다. 업계에서는 향후 경영 관련 사안은 결국 새로운 인수자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인수자가 또 다른 사모펀드일 경우 단기 수익을 위한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이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결국 누가 새 주인이 돼 홈플러스의 장기적인 성장과 고용 안정을 책임질 것인지가 회생의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다.

 

한편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 김병주 회장은 ‘유력 협상자’가 있으며 11월 10일을 M&A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고 밝혀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협상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함구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발언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MBK는 24일 “대주주로서 부족한 판단과 경영 관리로 국민께 큰 걱정과 실망을 끼쳤다”며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MBK는 기존 3000억 원의 재정 지원에 2000억원 추가 자금 지원 약속과 더불어 국민연금이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의 투자 원금 회수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MBK 사회적 책임 위원회’를 신설하여 향후 모든 투자 활동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