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특집-건기식 글로벌 규제 조화] 황반변성부터 손발톱까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새 지평 열린다

곡산 2025. 8. 5. 07:25
[특집-건기식 글로벌 규제 조화] 황반변성부터 손발톱까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새 지평 열린다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7.30 11:51

제도 도입 20년, 기능 확장 본격 논의…식약처 용역 과제로 4대 신규 기능 제안
해외선 이미 보편화된 구강건조·치주인대 건강 기능...국내선 여전히 ‘사각지대’
정세영 전북대병원 석좌교수, '기능 확장의 현황과 미래' 주제 발표서 주장
정세영 전북대학교병원 석좌교수가 '건강기능식품 기능 확장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제도가 시행된 지 20년. ‘비타민’과 ‘장 건강’ 중심의 기능성 범주를 넘어 이제는 기능성 확대를 통한 제도 혁신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식약처는 최근 ‘황반변성 진행 억제’, ‘치주인대 건강’, ‘구강건조 완화’, ‘손발톱 건강’ 등 일상 속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는 4대 신규 기능성을 제안하고,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기능성 식품이 단순한 영양 보충을 넘어 삶의 질 향상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정세영 전북대학교병원 석좌교수

정세영 전북대학교병원 석좌교수는 23일 건강기능식품미래포럼에서 “건강기능식품 제도는 그간 생리활성 중심에서 고령사회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기능 확대로 진화하고 있다”며, 4대 신규 기능을 중심으로 한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식약처 정책연구 용역의 일환으로 도출된 결과이기도 하다.

건기식의 기능,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2004년 제도 시행 당시 37개 성분으로 시작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년간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기능 항목을 늘려왔다. 여성 갱년기, 눈 건강, 장 기능, 체지방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이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보건 수요에 비해 제도화된 기능 항목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세영 전북대병원 석좌교수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식약처의 최근 정책연구 용역을 수행하며 다음 네 가지 기능을 새롭게 제안했다. 황반변성(AMD) 완화, 치주인대(잇몸) 건강, 구강 건조 완화, 손발톱 건강이 그 대상이다.

황반변성과 구강건조, “기능식품으로도 충분히 접근 가능”

정 교수는 “고령층이 겪는 시력 저하의 핵심 원인인 황반변성은 치료제가 없는 건성 초기 단계에서 식이요법이 가장 중요한 대응 수단”이라며 “해외에서는 이 단계의 진행 억제를 기능성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제도 미비로 제품 개발이 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구강건조는 고령층, 항암·당뇨병 환자 등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입마름 문제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기능성 표시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구강 점막 보호, 침 분비 촉진 등은 식품 원료로 접근 가능한 기능이며, 미국과 EU 등 해외에서는 이미 다수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잇몸 조직과 손발톱도 주요 타깃으로

현재 잇몸 건강 관련 기능성 식품은 대부분 염증 완화에 한정돼 있지만, 노화로 약해지는 잇몸 결합 조직인 치주인대의 재생을 유도하는 기능은 공백 상태다. 정 교수는 “잇몸과 치아를 연결하는 치주인대는 고령층의 저작력 유지와 직결되는 부위”라며 "삶의 질을 유지하려면 염증 억제에서 조직 재생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며 관련 기능성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발톱 건강도 마찬가지다. 모발 건강은 이미 기능성 식품 영역에 포함돼 있지만, 손발톱의 갈라짐·약화·느린 성장 등은 아직 기능성 식품의 영역 밖에 있다.

그러나 EU와 미국 등에서는 바이오틴, 실리카 등 손발톱 강화 성분이 포함된 제품들이 대중화되어 있으며, 국내 소비자 수요도 여성과 고령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해외 트렌드는 벌써 ‘생활 기능’으로 진입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Vitafoods Europe 등 국제 건강기능식품 박람회에 따르면, 전 세계 건기식 트렌드는 ‘생활 기능’과 ‘정신 건강’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여성 건강은 생리 주기, 가임력, 요로 건강까지 세분화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정신 피로와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기능성 제품군이 급성장 중이다.

또한 운동 기능, 에너지 대사, 지구력 회복 등 ‘액티브 뉴트리션’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으며, 청력이나 인지기능, 근기능처럼 고령층을 타깃으로 한 기능성도 강화되는 추세다.

제도 유연성과 과학적 근거 확보 병행돼야

정 교수는 “국내에서는 이처럼 다양하고 실용적인 기능들이 제도화되지 못해, 일반식품 또는 해외 직구 형태로 우회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며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을 전제로 제도 유연성을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건강기능식품이 단순한 영양 보충제를 넘어, 일상 속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생활 건강 솔루션’으로 진화하기 위해선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다.

황반변성, 손발톱, 입마름처럼 사소하지만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들이야말로, 기능식품이 새롭게 공략해야 할 미래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