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특집-건기식 글로벌 규제 조화] 건기식도 이제 ‘정밀의학’처럼…개인 맞춤 시대 연다

곡산 2025. 8. 5. 07:24
[특집-건기식 글로벌 규제 조화] 건기식도 이제 ‘정밀의학’처럼…개인 맞춤 시대 연다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7.30 10:29

유전체·장내미생물·실사용 데이터 기반 제도 혁신 필요
오상우 동국대병원 교수 “기능성 표시, 단일 기준에서 벗어나야”
오상우 동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의학계 관점에서의 기능성 표시 확대 적용 제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도 이제 정밀의학처럼 개인 맞춤형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오상우 동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난 23일 열린 건강기능식품미래포럼에서 기능성 표시 확대의 새로운 방향으로 ‘개인화’와 ‘데이터 기반’을 제시했다.

획일적 기준으로는 다양한 건강 니즈에 대응할 수 없다는 의료계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발언이다.

오상우 동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기능성 확대, 왜 의료계는 조심스러울까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표시제도는 애초에 소비자의 정보 선택권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현행 제도는 여전히 치료제를 기준으로 한 엄격한 과학적 근거를 요구한다.

이로 인해 혈압, 혈당, 혈중 지질 등 주요 건강 지표에 대한 풍부한 연구가 존재함에도 제도적으로 기능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 교수는 “기능성 식품에까지 치료제 수준의 무작위 비교시험(RCT)을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보다 다양한 근거 유형을 제도에 반영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능성 식품이 질병 치료보다 예방과 건강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의료계에서도 적용 기준을 새롭게 정의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정밀의학처럼, 개인 맞춤형 건기식 시대 열린다

최근 의학계는 유전체, 장내 미생물, 생활습관 데이터를 통합해 질병의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개인별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을 확대하고 있다.

오 교수는 이러한 흐름이 건강기능식품에도 접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장내 환경, 유전적 소인, 영양 상태에 따라 같은 성분이라도 효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지다. 예를 들어 특정 성분이 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오히려 불편함을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동일한 기능성 성분이라도 개인별로 다르게 설계된 건강기능식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사용 데이터, 웨어러블 기기…새로운 근거 기반 등장

의료 현장에서도 임상시험 외에 실사용 데이터(Real World Evidence, RWE)를 근거로 삼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오 교수는 기능성 식품에도 마찬가지로 디지털 헬스 기기, 웨어러블 데이터, 일상 복약 패턴 등 실생활 데이터를 활용한 기능성 평가 체계를 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은 실험실의 제한된 환경이 아닌 실제 사용자의 반응을 기반으로 하기에 보다 현실적인 기능성 판단이 가능하며, 다양한 소비자층의 건강 니즈에 대응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산업과 의료계의 협력, 제도 혁신의 열쇠

오 교수는 기능성 확대가 단순히 산업계의 요구나 마케팅 확대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기능성은 철저히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하며, 소비자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의 일환으로 기능성 식품이 제 역할을 하려면, 산업계·의료계·규제기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며, “정밀영양의 이념이 기능성 식품 영역에서도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 설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밀 맞춤형 건강솔루션 발전 위해 제도 변화 불가피

건강기능식품이 단순히 ‘좋다는 이야기’를 넘어, 실제로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되는 ‘정밀 맞춤형 건강 솔루션’으로 발전하려면 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과학적 신뢰성과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기능성 확대를 꾀한다면, 건강기능식품은 의료와 융합된 ‘차세대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