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7.28 11:46
축산물품질평가원이 판정하고, 양봉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키워가는 국산 꿀의 가치

국산 꿀의 품질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등급을 매겨 표시하는 ‘꿀 등급제’가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10여 년간의 시범사업과 제도 개선을 거쳐 체계를 갖춘 이 제도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을 중심으로 공정하게 등급을 판정하고, 양봉농가의 품질 경쟁력과 소비자의 신뢰를 동시에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국내 양봉농가의 참여와 유통을 더 확대하고, 소비자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국산 꿀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꿀 등급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지며 왜 시행되는 지 그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본다.

꿀 등급제, 왜 필요할까... 시장 변화 대응 '국산 꿀' 품질 보증 장치
국산 꿀 시장은 베트남산 등 수입 꿀이 급격히 늘고, 소비자들의 품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러나 기존에는 품질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단이 부족해 양봉농가가 불리한 경쟁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는 2012년부터 제도 도입을 논의해 2014년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10년동안 꾸준히 제도를 다듬어 2023년 12월부터 본사업으로 전환했다.

시행 과정에서 베트남 벌꿀 수입 문제, 품질 불신, 낮은 소비자 인식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격과 기준을 정비하고 참여를 확대해왔다.
결과적으로 꿀 등급 표시는 소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농가에게는 공정하게 평가받아 적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등급판정 절차’... 한 방울의 꿀도 철저히 검사하는 공정한 시스템
등급판정은 농가에서 생산된 꿀을 소분업체가 취합해 평가를 신청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다음 과정을 거쳐 크게 1+등급, 1등급, 2등급으로 나뉜다.

등급 판정을 받으려면 양봉농가에서 수확한 꿀을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부터 지정된 소분업체를 통해 출하하고, 규격검사와 등급판정을 신청해야 한다.
신청된 꿀에 대해 현장에서 시료 채취와 규격검사기관에서 규격검사가 이뤄지는데, 축산물품질평가원 품질평가사가 꿀 드럼(약 280kg)에서 300g의 시료를 채취해, 식약처 식품공전에 따라 총 20여 가지 항목을 검사한다.



현재 규격검사기관은 한국양봉농협과 한국양봉협회, 농축산용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 3개 기관이 지정되어 연간 3천여 드럼을 규격검사 중이다.
등급판정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분, 탄소동위원소비, 과당/포도당비, HMF(가열 정도), 향미, 색도 등 기준에 따라 총 21개 항목에 의해 판정된다.
예를 들어, 수분 함량이 20% 이하이고 과당·포도당비 기준 범위 내의 순도를 갖고 있는 꿀로 평가되면 1+등급으로 분류된다.
규격검사와 품질평가를 마친 꿀에는 등급이 표기된 봉인이 부착돼 유통된다. 2024년에는 총 3,101개 농가, 38개 소분업체, 3개 규격검사기관이 참여해 약 3,318톤의 꿀이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축평원은 공정성과 정확성을 최우선으로 삼아, 소분 과정을 점검하고, 판매장의 꿀을 주기적으로 수거하여 등급 적합성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

< 꿀 등급판정 기준 >

<꿀 규격검사 항목(21개)>

축평원 무엇을 했나... 참여 확대, 유통 촉진, 소비자 교육에 주력
2024년은 본사업 전환 원년으로, 축평원은 그동안 참여와 유통을 적극 확대하고 제도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소분업체 시설기준을 완화(3월)하여 참여업체를 늘리고(25개소→34개소), 규격검사 기간을 줄이기 위해 신규 기관 1개소를 추가 지정하였으며, 규격검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참여의 문턱을 낮췄다.
유통면에서는 대형 유통업체와 협업해 등급 꿀 PB상품, 선물세트 출시, QR코드 정보 제공, 판로 다각화를 꾀했으며, ‘꿀벌의 Bee행’ 행사, 찾아가는 교육, 오프라인 캠페인, 유튜브 및 SNS 홍보를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했다.

아울러 FTA 활용 워크숍, 심포지엄 및 학술대회를 통한 해외 홍보와 수출 지원 외에도 특히, 규격검사 장비를 갖추기 어려운 수요기관을 위해 탄소동위원소비 위탁 분석을 지원하여 규격검사 지연 문제를 해결했다.
이밖에도 아까시아꿀, 밤꿀, 잡화꿀 등 다양한 종류의 꿀에 대한 차별화된 홍보와 기존 QR코드로 조회할 수 있는 품질정보 외 잡화의 특수밀원(예, 감귤꿀, 헛개나무꿀 등) 정보를 소비자에게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2025년 사업 계획... 더 넓고 깊게: 참여와 유통 활성화, 인지도 제고
축평원은 2025년 올해 성과를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참여 대상을 넓히고, 소분업체 대상 설명회와 현장 컨설팅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판로 확대와 협력 강화, 등급 꿀의 가치와 효용성을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마케팅 강화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등급 꿀의 의미와 장점을 교육과 홍보를 통해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한편 쿠킹 클래스, 학교 교육, 찾아가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제도 개선 측면에서는 불필요한 규제는 더 줄이고, ‘꽃’과 ‘잡화’ 등의 명칭을 명확히 하여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하는 한편 QR 코드로 상세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품질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모니터링 체계도 강화한다.
꿀 등급제의 미래... 국산 꿀에 대한 신뢰와 가치의 선순환
꿀 등급제는 단순히 품질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국내 양봉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에게는 더 믿을 수 있는 국산 꿀을 제공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과 양봉농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 제도는 국산 꿀의 품질을 보장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소비자들은 이제 등급 표시와 QR 코드로 더 좋은 꿀을 선택할 수 있고, 농가는 더 공정한 평가를 통해 더 나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국산 꿀이 가진 자연의 풍미와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이 노력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참여와 유통을 더욱 확대하고, 등급제에 대한 소비자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찾아가는 등급 꿀 학교’와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꿀의 가치와 제도를 알리고, ESG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인증과 연계한 홍보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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