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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Z세대, 지속 가능·건강성 식품 소비…산업의 발전 축

곡산 2025. 5. 18. 11:09
미국 Z세대, 지속 가능·건강성 식품 소비…산업의 발전 축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5.16 11:00

10명 중 7명 지속성 중시…식물성 기반 대체육·유제품 선택
식음료 통한 웰빙…패스트푸드 덜 먹고 내추럴·단백질 선호
웰니스 식품 2500억 불에 연간 9.4% 성장…키토 식단 100억 불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서 콘텐츠 탐색
불닭볶음면·냉동 김밥·달고나 커피 등 바이럴 마케팅 효과
 

Z세대가 미국 식품 소비트렌드를 주도할 뿐만 아니라 식품 산업 전반의 방향성을 바꾸고 있다. 특히 사회적·환경적 가치에 민감한 세대답게 지속 가능하고, 건강하며, 투명한 식품을 찾는 동시에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재미있는 먹거리 탐색은 물론 실시간으로 식품 소비자 행동을 반영하고 트렌드를 형성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최근 시장 조사 기관 어테스트(Attest)가 18세에서 27세 사이의 미국 Z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코트라 뉴욕무역관이 해당 설문조사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식품 구매 시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건강성을 중시하고 있다. 또한 이들 대부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요리를 탐구하고 배우며, 제품을 리뷰하고 있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기반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70%가 지속 가능성 중요

지속 가능성 트렌드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는 식품을 고르고, 소비하는 데에도 식품의 생산과 유통 방식이 환경과 지역 커뮤니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하고 구매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어테스트도 지속 가능성은 Z세대에게 식품을 생각하고 구매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해당 설문조사에서 지속 가능성을 '어느 정도 중요하다' 혹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70%에 달했다. 반면 '중요하지 않다' 혹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3.8%와 1.8%에 불과했다.

 

Z세대가 식품을 소비할 때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방식은 육류나 유제품 위주의 식습관을 식물성 기반 제품으로 바꾸는 것과 식품 관련 쓰레기 줄이기,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소비하는 것 등이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는 지난해 4월 유엔, 네이처 등의 통계를 인용해 축산업이 전 세계 농경지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토지를 사용하며, 전 세계 온실가스(GHG) 배출량의 11~20%, 메탄가스 배출량의 30% 이상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축산업은 또 최근 발생하는 열대 산림 황폐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식품 소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은 식물성 기반의 대체육이나 유제품을 선택하고, 고기 대신 콩, 견과류 소비를 늘리고 있다.

 

더굿푸드인스티튜트(GFI)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024년 식물성 기반 대체육이나 해산물을 구매한 미국 가구 비율은 19%로 전년 대비 4%포인트 증가했고, 2023년 우유를 대체하는 식물성 기반 음료를 구매한 비율은 44%였다.

 

식품의 유통 단계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더 신선한 식품을 섭취하기 위해 지역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에 대한 관심도도 증가하고 있다. 지역 농민들이 참여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 수가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 농무부(USDA)가 지난 2022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 미국 내 파머스 마켓은 1755개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8771개로 늘어났다.

 

● 소셜미디어, 강력한 미디어이자 소비 채널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동시에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 소비자 그룹이다.

 

어테스트에 따르면 Z세대의 70% 이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식품 관련 콘텐츠를 찾는 것을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소셜미디어는 Z세대에게 가장 강력한 미디어이자 소비 채널이 되었으며, 이들은 그곳에서 중요한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소비자이다. 이들은 식품을 주제로 새롭고 재미있는 제품을 소개하거나 창의적인 조리법을 공유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동시에 콘텐츠 소비를 통해 바이럴 효과를 일으켜 식품 트렌드를 주도하는 주체가 되었다.

 

현지 요식 업계 관계자도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거나 지금껏 보지 못했던 식재료 혹은 제품을 소개하는 사용자 기반의 식품 관련 콘텐츠는 일반 식품 소비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다”라며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는 메뉴는 식당 메뉴 구성에도 반영하는데, 이는 즉각적인 매출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냉동 김밥, 불닭볶음면, 오이무침, 달고나 커피 등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얻으며 유명해진 대표적인 K-푸드다.

Z세대는 어떤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식품 트렌드를 만들고 유통시킬까.

 

Z세대들이 식품 관련 콘텐츠를 가장 많이 찾는 플랫폼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으로 나타났다. 어테스트가 지난해 9월 Z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틱톡에서 식품 관련 정보를 얻는다는 비율이 50.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인스타그램이 43.1%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유튜브(42.7%), 페이스북(27.6%), 핀터레스트(13.8%), X(13.2%) 순으로 조사됐다.

 

● 건강 먹거리 확산에 시장도 급성장

Z세대가 식품을 선택할 때 맛과 편의성, 가격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건강과 영양이다. ‘먹거리=건강’ 인식이 확산되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어테스트에 따르면 Z세대의 4분의 3 이상이 자신이 소비하는 식품과 음료가 정신·감정적 웰빙에 영향을 미친다고 여기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 Z세대 5명 중 3명은 이러한 이유로 패스트푸드를 덜 먹는다고 답했다. 이들 소비자가 정의하는 건강한 식품은 ‘올 내추럴(26%)’, ‘신선함(26%)’, ‘좋은 단백질 공급원(25%)’ 등이다.

 

이처럼 많은 소비자가 몸과 정신의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식품 트렌드도 그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미국 건강·웰니스 식품 시장은 2500억 달러에 이르며, 동 시장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9.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 색소, 향료, 방부제 등 첨가물을 넣지 않거나 최소화한 ‘클린 라벨’ 열풍도 이같이 건강을 챙기는 트렌드에 기인한다. 첨가물의 영향에 관한 연구와 온라인 콘텐츠 확산으로 건강 관심도가 높은 소비자들이 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건강한 먹거리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초가공식품 대신 지역에서 생산되어 유통 과정이 짧은 먹거리를 선호하는 것 역시 건강한 먹거리 트렌드로 꼽힌다.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좋은 단백질과 섬유질을 섭취하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탄수화물을 줄이거나 배제하고, 지방 섭취 비율을 높인 키토 식단이 열풍을 일으키며 최근 수년간 키토 식품이 미국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키토 식단은 몸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만드는 케토시스 상태를 유도해 체중감량, 혈당조절, 에너지 향상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미 전역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그잭티튜드 컨설턴시에 따르면 2023년 미국 키토 식품 시장은 100억 달러 규모이며, 2033년까지 연평균 6.19% 증가해 168억9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근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단백질 식품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방과 단백질 비중이 높은 그릭 요거트, 크림, 코티지 치즈 같은 유제품과 아몬드, 콩 등 견과류나 콩 기반의 우유 대체 음료 등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현지 식품업계도 Z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이전 세대인 베이비부머, 밀레니얼 세대에 비해 경제력이 크지는 않지만, 이들의 식품 소비 성향은 앞으로 미국 식품 시장을 이끄는 핵심 축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무역관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과 윤리성을 강조한 제품 개발이 필수적이며, Z세대가 선호하는 식물성 단백질, 저탄수화물·고단백 제품, 무첨가 및 저가공 식품 등과 같은 건강 지향 식품군에 맞춘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Z세대가 선호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기반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제품 자체의 품질뿐만 아니라 ‘바이럴’ 요소를 반영한 재미있고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전략이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