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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다 더 중요한 ‘가치’, 캐나다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시장의 오늘

곡산 2025. 4. 21. 07:14
맛보다 더 중요한 ‘가치’, 캐나다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시장의 오늘
  • 트렌드
  • 캐나다
  • 밴쿠버무역관 최희원
  • 2025-04-18
  • 출처 : KOTRA
 

코로나19 팬데믹을 기회로 바꾼 캐나다 패스트푸드·간편식 시장의 성장세

가격 경쟁력과 다문화 메뉴 확대를 중심으로 한 시장 대응 전략 변화

건강 지향, 로컬 정체성, 윤리 소비로 나타나는 소비자 감수성의 진화

패스트푸드라 하면 기름진 버거와 감자튀김을 떠올리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 캐나다의 식탁에서는, 패스트푸드와 간편식이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건강과 윤리까지 고려한 빠르고 저렴한 식사를 찾는 소비자가 늘며, 해당 시장은 실용성과 가치 소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본 해외시장뉴스에서는 캐나다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시장이 어떻게 가격, 건강, 문화, 지역 정체성, 디지털 감수성 등 다양한 가치 기준과 맞물려 재편되고 있는지를 주요 트렌드와 기업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캐나다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시장 소개

 

캐나다의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와 유통 체계를 유지한 시장이다. 패스트푸드 시장은 비대면 배달을 통해 빠르게 수요를 회복했고, 이동이 제한되던 시기에도 식료품점이 방문 가능한 필수 운영 사업체로 지정되면서 간편식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뉴 노멀’의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도 변함없이 캐나다인 식탁을 책임지고 있다.

 

‘뉴 노멀’에 맞춰 변화된 근무 방식도 캐나다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소비 행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팬데믹 이후 확산된 재택근무는 한동안 도심 직장인 기반의 수요를 약화시켰으나, 최근 들어 통근 체제로의 회귀가 가속화되며 다시금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재택근무자는 전체의 18.7%로 집계되었고, 9월에는 연방 정부가 공무원 대상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했다. 아마존(Amazon), 델(Dell), 에이티앤티(AT&T) 등 민간 대기업들도 사무실 근무 확대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캐나다의 통근 인구는 전년 대비 약 58만 5,000명(3.7%) 증가했다. 이처럼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무실 출근 인구가 증가하면서, 식사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은 중심으로 빠르고 간편한 외부 식사 수요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캐나다 서부 대도시인 밴쿠버에서는 점심시간마다 도심의 식료품점과 푸드코트에 직장인과 학생들이 몰려든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빠르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이러한 공간은, 간편식과 패스트푸드 수요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현장이다. 이는 도심 소비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며, 효율적인 식사를 일상적으로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성장세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IBISWorld에 따르면, 캐나다 패스트푸드 시장 수익은 ‘20년 344억 달러에서 307억 달러로 감소했으나, 바로 그다음 해 317억 달러로 반등 후 2023년에는 359억 달러까지 회복했다. 이는 2020~2022년 사이 8.9% 감소했던 캐나다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소비 여력 확대로 이어져 지출이 늘어나면서 패스트푸드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시장은 그 이후로도 연평균 3.8% 성장률로 꾸준히 성장하여 ‘29년에는 약 391억 달러 수익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간편식 시장 역시 유사한 배경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캐나다 정부의 봉쇄 조치에도 간편식의 주요 판매처인 식료품점은 필수 사업체로 분류되어 계속 운영됐다.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은 간편식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고, 이는 시장 성장 흐름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팬데믹 이후에도, 실용성과 경제성을 갖춘 간편식은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일상적인 식사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Statista는 이러한 흐름에 따라 캐나다 간편식 시장이 연평균 6.05% 성장해, ‘30년에는 101억 9,000만 캐나다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나다 간편식 시장 수익 추이>

(단위: C$ 십억)

[자료: Statista 2025.3.26]

 

소비 변화를 읽는 창, 캐나다 식문화 트렌드

 

앞서 살펴본 캐나다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시장은 팬데믹 이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도시형 소비 생활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아가 단순한 식사 수단을 넘어, 이들 시장은 변화하는 소비자의 가치관과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하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보다 잘 이해하고자, KOTRA 밴쿠버 무역관은 밴쿠버 도심에 위치한 식료품점 씨티 마켓(City Market)을 방문해 인근 직장인 2인을 인터뷰했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생활 배경과 소비 습관을 바탕으로, 캐나다 식문화 속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식사를 선택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려주었다. 이 기사에서는 지금부터 캐나다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시장에 나타나는 주요 트렌드를 짚어보고, 그 속에서 확인된 소비자 인식 변화를 인터뷰 내용을 통해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밴쿠버 City Market 전경>

[자료: KOTRA 밴쿠버 무역관 직접 촬영]

 

캐나다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업계는 ‘가성비 전쟁’ 중

 

고물가 속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캐나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정부 보조금과 외부 활동 제한으로 축적된 소비 여력이 시장 수요를 회복시켰으나, 이후 급등한 물가와 금리,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소비자 지출이 위축되면서 업계는 다시금 고객 확보 전략을 모색하게 됐다. 수요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자 캐나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가성비’에 집중한 다양한 홍보를 통해 소비자 회귀를 유도하고 있다.

 

캐나다 패스트푸드 체인 팀홀튼(Tim Hortons)은 커피 구매 시 도넛을 1캐나다달러에 제공하는 행사를 운영 중이며, 버거킹(Burger King)과 맥도날드(McDonald’s)는 각각 5캐나다달러대로 버거, 사이드, 음료를 포함한 콤보 메뉴를 ‘Stretch Your Dollar’, ‘McValue’ 메뉴 등으로 구성해 별도 판매 중이다. 업계는 이처럼 저가 구성의 메뉴 판촉뿐 아니라, 앱 전용 할인이나 세트 메뉴 조합을 통해 소비자 체감 가격을 낮추고, 매장 방문과 소비를 유도하려는 마케팅 전략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캐나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저가 메뉴>


[자료: 기업 홈페이지]

 

이러한 업계의 가격 전략은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 기준과도 맞물린다. 간편식 시장에서도 가격 민감도는 여전히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Statista 캐나다 간편식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소비자들이 간편식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가성비’를 선택한 응답 비율이 2022년과 2024년 모두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비중은 2년 사이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물가 기조 속에서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2025년 2월 조사에서는, 간편식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가격이 너무 비싸서’라는 응답이 47%에 달했다. 반면 ‘제품 종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는 12%에 그쳤는데, 이는 간편식 구매 의향이 있는 소비자층에게는 가격이 결정적 요인임을 시사한다. 즉, 기업의 저가 전략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실제 소비자 요구에 기반을 둔 선택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간편식 구매 관련 캐나다 소비자 설문 조사 답변>


[자료: Statista 2025.3.28.]

 

실제 인터뷰 중에도, 캐나다에 오랜 세월 거주 중인 C 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외식할 때는 가격부터 본다”고 말했고, 최근 캐나다로 이주한 직장인 K 씨 역시 “점심은 되도록 소비를 줄이고, 20달러 이하로 해결하려 한다”며 가격이 식사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임을 언급했다.

 

‘모자이크’ 사회가 만든 다국적 식탁, 메뉴 전략도 세계화 중

 

캐나다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권이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공존하는 ‘모자이크(Mosaic)’ 사회로, 이러한 특성은 식문화 전반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다양한 국가의 음식이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환경 속에서, 패스트푸드와 간편식 시장 역시 다문화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서남아시아계 이민자와 유학생 증가에 따라, 서남아시아 전통 조리법과 향신료를 활용한 메뉴가 새롭게 출시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메뉴가 서남아시아 전문 음식점이 아닌, 에이앤더블유(A&W)와 서브웨이(Subway)처럼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 서양식 메뉴를 주로 다뤄온 북미권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 등장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W는 서남아시아에서 널리 사용되는 향신료 마살라를 활용한 ‘Masala Veggie Burger’를 선보였고, 서브웨이는 탄두리 양념을 사용한 ‘Tandoori Twist’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맛을 담은 ‘Globally Inspired’ 샌드위치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는 기존 서양식 브랜드들조차, 캐나다의 다문화 정체성에 맞춰 메뉴 다변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흐름이다.

 

<캐나다 ’모자이크’ 문화를 반영한 A&W와 서브웨이 메뉴>


[자료: 기업 홈페이지]

 

간편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형 식료품점의 냉동 진열대나 자체 간편식 코너에는 멕시코, 태국, 중국, 인도 등 다양한 국가의 요리가 한 브랜드 내에서 함께 진열되어 판매된다. 인도의 버터치킨커리, 태국의 팟타이, 그리스의 수블라키, 멕시코의 타코처럼 다양한 메뉴가 함께 구성되어 있으며, 특정 국가 음식에 국한되지 않는 글로벌 콘셉트가 점차 표준화되고 있다. 이는 다문화 사회인 캐나다의 소비자층을 넓게 포괄하려는 전략적 흐름으로 해석된다.

 

<캐나다 대형 식료품점 냉동 진열대와 자체 간편식 코너의 제품들>


[자료: KOTRA 밴쿠버 무역관 직접 촬영]

 

실제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다양성에 대한 소비자 반응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K 씨는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말한 반면, C 씨는 “낯선 국가의 음식은 피하는 편이지만, 로컬 마트에서 익숙한 한식이나 아시아 음식을 쉽게 찾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이는 문화적 익숙함과 접근성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며, 기업이 다문화 메뉴 전략을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임을 시사한다.

 

건강·윤리를 고려한 플렉시테리언 소비 확산

 

건강과 생태적 차원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에 맞춰 캐나다 소비자들의 식사 선택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Statista에 따르면, 캐나다 소비자들은 식물성 식품, 첨가물 없는 ‘클린 라벨’ 제품, 윤리적으로 생산된 원료 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을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 또한, 완전한 채식주의는 아니지만 가능한 식물성 음식을 섭취하고 육류 소비를 줄이려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인구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캐나다 내 의식 있는 소비주의(Conscious Consumerism) 확산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응해 캐나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식물성 기반 메뉴 확대에 나섰다. A&W는 콩을 주재료로 만든 패티의 ‘Beyond Meat Burger’를 고정 메뉴로 운영 중이며, 맥도날드는 당근, 완두콩, 호박 등 채소로 만든 패티의 ‘McVeggie’ 샌드위치를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캐나다 서부 기반의 핫도그 체인인 자파 덕(Japadog)은 채소 소시지를, 태국 음식 전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타이 익스프레스(Thai Express)는 주재료와 소스까지 비건식으로 바꿀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등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식물성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내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식물성 기반 메뉴들>


[자료: 기업 홈페이지]

 

간편식 시장에서도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내세운 제품 출시가 활발하다. 특히 식물성 재료를 사용해 동물성 식품과 유사한 맛과 식감을 구현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가딘(Gardein)은 식물성 단백질로 소고기 식감을 낸 덮밥 제품을, 플랜트 업(Plant Up)은 닭고기 없이 닭고기 맛을 구현한 100% 식물성 만두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닥터 프레이거나(Dr. Praeger’s)의 채소 패티 버거, 다이아(Daiya)의 귀리 크림 치즈 피자, 콜리파워(Caulipower)의 콜리플라워 도우 피자 등 식물성 원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대부분 비건, 글루텐프리, Non-GMO 등 다양한 라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캐나다 냉동 간편식>



[자료: KOTRA 밴쿠버 무역관 직접 촬영]

 

‘건강’을 식사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 경향은 인터뷰에서도 확인됐다. C 씨는 “가격 다음으로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며, 건강에 좋아 보이거나 저렴하다면 비건이나 글루텐프리 제품도 고려한다고 말했다. K 씨는 윤리적 소비를 위해 육류를 피하고 식물성 우유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혀, 완전한 건강식을 지향하기보다는 ‘덜 해로운 선택’을 추구하는 성향을 드러냈다. 이처럼 건강과 윤리를 고려한 소비는 현재 캐나다 식품 시장의 핵심적인 흐름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Proudly Canadian’, 캐나다에 불어온 애국 소비 운동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가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캐나다에게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것을 요구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되며, 캐나다 내에서는 자국 경제와 정체성을 지키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와 함께, ‘바이 캐네디언(Buy Canadian)’ 애국 소비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Buy Canadian’ 운동은 패스트푸드와 간편식 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캐나다 대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팀홀튼과 피자 피자(Pizza Pizza)는 자사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캐나다 브랜드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화이트 스팟(White Spot) 역시 매장 입구에 ‘Thank you for supporting Canadian’이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을 설치해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캐나다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의 자국 브랜드 강조 홍보물>



[자료: 기업 자체 소셜미디어, 기업 웹페이지, KOTRA 밴쿠버 무역관 직접 촬영]

 

주목할 점은 미국계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도 이와 같은 흐름에 맞춰, ‘100% Canadian beef’, ‘sauce made with Canadian maple syrup’ 등 캐나다산 원재료 사용을 강조하는 문구를 캐나다 매장 메뉴판과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캐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아진 자국 브랜드 선호 흐름에 대응하고, 브랜드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캐나다 맥도날드의 캐나다산 재료 사용 표기 마크>



[자료: 기업 웹페이지]

 

간편식의 주요 유통 채널인 식료품점도 자국산 제품 강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사 웹사이트와 오프라인 매장들을 이용하여 자국산 제품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예컨대, 씨티마켓 매장에서는 ‘Proudly selling 1000s of Canadian products everyday’라는 문구가 매장 곳곳에 반복 노출되며, 제품 가격표의 단풍잎 마크를 통해 제품의 캐나다산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간편식 제품 포장지에서도 캐나다를 상징하는 단풍잎 마크와 ’Made in Canada’ 문구가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캐나다 유통체인 매장 내의 애국 소비운동>



[자료: KOTRA 밴쿠버 무역관 직접 촬영]

 

현지 소비자 대상 인터뷰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이 확인된다. 캐나다에 오랜 기간 거주한 C 씨는 “최근 미국의 관세 조치 이후, ‘Made in Canada’ 표시를 확인하는 편”이라고 답했으며, 캐나다 거주 기간이 짧은 K 씨는 “아직은 구매 기준으로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애국 소비 흐름에 대한 공감도와 실천 여부가 개인의 체류 기간이나 캐나다 사회에 대한 소속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 도입과 소비자 신뢰의 균형 찾기: Freshii의 Percy 사례

 

‘22년, 건강한 패스트푸드 음식을 지향하는 캐나다 프렌차이즈 프레시(Freshii)는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퍼시(Percy)’라는 비대면 판매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퍼시는 주문 계산대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니카라과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직원과 연결되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며, 해당 직원의 임금은 시간당 3.7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Freshii의 비대면 판매원 시스템 Percy>

[자료: CBC]

 

그러나 프레시는 시스템 도입 직후부터 소비자와 노동 단체는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캐나다 내 고용 기회 축소에 대한 우려, 저임금 외주 인력에 대한 노동권 침해 가능성, 글로벌 기업의 고용 회피 전략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이어졌다. 결국 프레시는 짧은 기간 내 퍼시 시스템을 철수하고 기존의 대면 주문 방식으로 돌아갔다.

 

이 사례는 단순한 운영 효율성보다 공정성, 고용 윤리,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중시하는 캐나다 소비자 감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 도입이 사회적 가치와 충돌할 경우, 브랜드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디지털 기술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은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견도 있다. K 씨는 “최근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도 팁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 키오스크 이용 시 부담감이 줄어 마음이 편하다”고 답했으며, C 씨는 “앱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주문을 기다릴 필요가 없고 메뉴를 가까이 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는 캐나다 소비자들이 기술 자체에 거부감을 갖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편의성과 효용성을 기준으로 수용 여부를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사점

 

캐나다 식품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은 소비자의 가치 변화와 사회 문화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지 사례와 인터뷰 결과에서도 확인되듯,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전반적으로 높으며, 건강, 윤리, 지역 정체성과 같은 가치 기준 역시 제품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이려는 플렉시테리언 경향이 확산되고 있고, ‘Buy Canadian’ 운동이나 디지털 기술 수용 여부도 소비자의 정체성과 맞물려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소비자 감수성은 제품 기획과 브랜딩, 마케팅 전략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한식의 채소 중심 구성과 발효식품은 비건, 글루텐프리, 저나트륨 등 건강 지향 식품으로 재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와 같은 시장 흐름 속에 브랜드 차별화를 확보할 수 있다. ‘Buy Canadian’ 운동 역시 대형 유통체인을 중심으로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각 기업은 자사의 역량에 맞게 현지 생산, 캐나다산 원재료 사용,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 등 현지성과 연관된 요소들을 전략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시장 진입 초기부터 라벨링, 유통 채널, 문화적 수용성과 같은 가격 외적인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고, 다문화 소비자층에 겨냥한 커뮤니케이션 및 제품 개발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관세 강화나 원가 상승과 같은 정책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전략 수립도 요구된다. 기술 도입에 있어서도 단순한 효율성보다 공정성, 고용 윤리 등 사회적 맥락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으로, 지역사회 기여, 친환경 경영, 공정 노동 등 CSR 전반에 걸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브랜드 전략에 반영돼야 한다.

 

오늘날 캐나다 소비자는 단순히 품질만이 아닌,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윤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감수성과 흐름을 반영한 전략 수립은 캐나다 시장 내 성공적인 진입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핵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자료: 캐나다 통계청, IBISWorld, Statista, Mcdonald’s Newsroom, Daily Hive, Now Toronto, The Star, Loblaws, CBC 그 외 KOTRA 밴쿠버 무역관 자료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