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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의 대명사 '오설록'…40여년전 화장품 기업이 차(茶)사업 뛰어든 사연은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곡산 2023. 10. 5. 21:12

녹차의 대명사 '오설록'…40여년전 화장품 기업이 차(茶)사업 뛰어든 사연은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등록 2023.09.03 07:00:00  |  수정 2023.09.04 17:19:15

돌송이차밭 계획 부지에서 고 장원 서성환 회장과 일행(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녹차'의 대명사, '프리미엄 티'의 대명사 '오설록'."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미엄 티(Tea) 브랜드 '오설록(OSULLOC)'과 그 전신 '설록차'는 익숙한 그 이름만큼이나 역사도 오래됐다.

'녹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이자, '제주의 자연'과 가장 어울리는 브랜드인 오설록, 그 전신 '설록차'는 제주도 한라산 남서쪽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한 후인 1980년 탄생했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장원 서성환 선대회장은 1970년대 사업차 외국을 드나들며 각 나라마다 고유한 전통 차와 문화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는 과거 뛰어난 차 문화가 있음에도 이를 계승하지 못하고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다.

이에 서성환 선대회장은 한국 고유의 전통 차(茶)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했고, 그렇게 녹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라산 산기슭과 마주한, 경사가 깊은 도순 지역에서 첫 삽을 떴다.

흙을 부으면 흙이 물처럼 땅속으로 스며들어 수차례 흙을 실어다 부어야만 밭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땅이었고, 전기와 식수도 없었다. 차가 들어갈 수 없으니 기계도 넣을 수 없어 직접 손으로 돌과 잡목을 걷어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1979년 제주도 중산간의 거친 황무지를 개간했고, 이듬해 '설록차' 브랜드를 출시해 첫 번째 녹차 만수·천수·백수를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사업 초기 녹차 맛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맛과 향을 전하고자 방문판매를 시작했다. 또 30년 장수 매거진이자 '오설록' 모태이기도 한 '주간 다보'를 통해 차에 관한 지식을 전파했다.

마침내 '녹차는 건강에 좋은 차'라는 인식이 생겼고, 수많은 차 농가와 제다 업체가 생겨났으며 많은 이들이 제주에서 난 우리 녹차를 주목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서성환 선대회장의 신념과 노력으로 제주와 첫 인연을 맺은 아모레퍼시픽은 1980~90년대를 지나며 서광차밭, 돌송이차밭, 한남차밭에 이르는 총 100만 평 규모의 '오설록 유기농 다원'을 일궈냈다.

그중 제주도 서귀포시 도순동에 있는 돌송이차밭은 어렵게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가장 오래되고 비밀스러운 차밭이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눈 쌓인 한라산 정상의 모습(雪)과 연녹색으로 뒤덮인 차밭(綠)이 장관을 연출한다.

'오설록'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이곳 돌송이차밭을 찾은 사람들이 멋진 광경에 탄복하며 내뱉는 '오~'라는 감탄사에서 영감을 받아 붙여졌다.

오설록 달빛걷기 이미지(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설록은 오랜 시간 제주의 황무지를 비옥한 차밭으로 개간하며 일구어 낸 경험과 과학적인 연구로 제주 해차를 비롯한 최고급 마스터즈 티(명차) 라인부터,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티푸드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 '프리미엄 티 컬렉션'은 오설록 베스트 티백 10가지 맛을 모두 담아내 매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베스트셀러 티 세트다.

오설록 선물세트 전체 판매 1위 제품으로, 제주 순수녹차·제주 삼다 영귤 티·제주 동백꽃 티 등 10가지 맛과 향의 다채로운 구성으로 취향대로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단일 제품 중 베스트셀러는 '달빛걷기'다. 달큰한 배향으로 사랑받고 있는 오설록의 대표 후발효차 '달빛걷기', '달빛섬 아이스티', '삼다꿀배티'는 지난 1년간 티백 총 1200만 개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주 티뮤지엄 사진(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설록은 단순히 차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한국의 전통 차 문화를 소개하고 널리 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 활동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 제주 오설록 차밭과 티스톤, 티 뮤지엄이다. 이곳은 제주가 키워낸 향기 가득한 차를 경험하고 즐기고는 곳으로, 차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제주에 모여들게 했다. 차 애호가들 사이에선 이미 명소가 됐다.

오설록 서광차밭과 맞닿아 있는 '오설록 티 뮤지엄(Tea Museum)'은 아모레퍼시픽이 2001년에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차 박물관이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문화공간으로 차 유물관, 자연 친화적인 휴식공간, 티클래스를 더해 21세기형 차 박물관으로 발돋움했다.

세계적인 디자인 건축 전문사이트인 '디자인붐'이 선정한 세계 10대 미술관에 오를 만큼 안팎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뽐내는 티 뮤지엄은 연간 240만 명 이상(2018년 기준)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공간이다.

오설록 티 뮤지엄과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오설록 티스톤(Tea Stone)'은 2013년에 개관한 복합 차문화 공간이다.

제주의 땅에 한국 차 문화를 뿌리내리고자 기획된 곳으로, 티스톤에서는 차를 배우고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프리미엄 티 코스를 진행하고 있다.

티하우스 오설록 1979 이미지(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외에도 삶 속의 차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국에 6개의 티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북촌점은 60년대 양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옛 것을 지키는 것과 동시의 오설록의 취향과 개성을 담아냈다.

차의 맛 뿐 아니라 오감으로 차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소비의 공간으로, '차 문화'가 하나의 취향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생활 방식을 제안한다. 북촌점 외에 용산1979·용산파크점·한남점·MMCA점·해운대점 등을 운영 중이다.

오설록은 최근 3년간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하며 국내 대표 프리미엄 티(Tea)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오설록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성장한 81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72.3% 증가한 88억원으로 집계됐다.

오설록은 앞으로 건강한 차의 이로움을 더 많은 고객들이 접할 수 있도록 녹차 재배에 대한 오랜 경험과 과학적인 연구 성과를 통해 지속적으로 차 품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