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2.10.21 17:32
내년부터 해당 제품 ‘원 플러스’ 등 판촉 행사 금지
2024년엔 TV·온라인 광고 규제…B2B 광고 예외
위반 책임 공급자 아닌 중간 판매자로 효과 강력
건강하지 못한 비율로 점수 산출…영양 균형 중요
영국이 ‘비만과의 전쟁’ 선포 후 문제 해결을 위한 일환으로 제정한 HFSS(High Fat, Sugar and Salt) 규제 정책이 10월1일부터 HFSS 식품 배치 제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이 규제는 수입 제품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므로 영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코트라 런던무역관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늘어나는 비만 인구와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부담이 커지자 올해부터 고지방, 고당, 고염분 식품의 광고 및 홍보를 제한하는 정책인 HFSS 규제를 시행키로 했다. 이는 무의식적인 구매 유도 행위를 막아 덜 건강한 선택지들을 눈에 띄지 않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건강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게 하고 지방, 염분, 당 섭취량도 자연스럽게 줄이게 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HFSS 식품 배치에 대한 규제가 시행됐다. 또 식품업계의 재고 처분 기간 및 준비기간을 고려해 원 플러스 원 행사 등 판촉 행위 금지는 2023년 10월부터 시행하고,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TV와 온라인 광고 규제는 2024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HFSS 규제는 또 생산지와 상관없이 영국 내에서 팔리는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HFSS 제품이라고 해 수출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위치에 상품을 진열할 수 없고, 광고도 제한된다. 그뿐만 아니라 건강하지 못한 식품으로 분류되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크게 타격을 줄 수 있기에 영국에 식음료를 수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HFSS 규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보면 크게 판촉 금지, 미디어 홍보 금지 두 가지로 나뉜다.
● 판매 촉진 금지
앞으로 영국에서는 상점의 입구, 복도의 끝, 계산대 앞 등 소비자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위치에 고지방·고당·고염분 음식을 비치하지 못하고, 해당 식음료는 원 플러스 원 등 판촉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 온라인도 오프라인 매장과 같은 제한을 적용받아 주요 위치라 볼 수 있는 홈페이지, 식품 카테고리로 이어지는 랜딩 페이지, 장바구니 페이지, 계산 페이지에서 HFSS 식품을 홍보할 수 없다. 이 제한은 2000스퀘어 피트(약 185㎡, 56평)를 넘는 소매상에 한해 적용되며, 초콜릿 가게 등 특수한 목적의 상점의 경우 면제된다. 또한 사전에 묶음 판매용으로 나온 제품이더라도 HFSS에 해당하면 제한사항을 따라야 한다.
● TV 광고 금지
HFSS 식품 광고는 앞으로 저녁 9시 이전 TV에서 방영할 수 없다. 영국에서는 현재도 키즈 채널 혹은 어린아이를 주 대상으로 하는 채널 방영 시간 중에 HFSS 식품을 광고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온라인 미디어를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 제한 조치만으로는 막대한 양의 HFSS 식품 TV 광고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없다고 판단해 규제를 강화했다.
이번 규제로 모든 종류의 광고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HFSS 규제는 돈을 주고 제작하는 광고에 한해 적용된다. 자사 블로그,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페이지 등 브랜드가 소유한 채널에 광고하는 것은 허용된다. 라디오와 팟캐스트에만 하는 음성 광고나 B2B 판매를 위한 광고 또한 이 법에 적용받지 않는다. 고용인이 250명 미만인 작은 사업장 역시 면제 대상이다.
광고 금지 위반에 대한 책임은 방송사와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제공자에게 있다. 영국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은 유튜브의 경우에는 광고주에게 그 위반 책임이 있다.
이 외에도 마트 판촉 행사나 미디어 광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사항 중 하나로 식당에서의 음료 리필 금지 조항이 추가됐다.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음료는 사람들이 과도하게 음료를 마시도록 만들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규제도 2023년 10월부터 시행된다.
한편, 무역관은 영국은 정부가 나서 국민의 식습관을 바로잡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위반 책임을 공급자가 아닌 중간 판매자가 진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 준수 효과가 더욱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HFSS 규제에 해당하는 식품을 만드는 업계는 레시피를 수정하거나 홍보를 포기해야 하고, 소매업자들은 그동안 고심해서 만든 마케팅 방식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규제로 영국 식품업계나 소매업계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현재 영국 로컬 마켓에 진출해 있는 한국 식품 기업들은 HFSS 규제로 인해 타격을 받지 않도록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레시피를 변경하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비전분다당류(NSP Fibre)를 측정하되, 측정이 불가한 경우 소화불능 다당류(AOAC Fibre) 측정**식음료가 A 점수를 11점 이상 받은 경우 과일, 야채, 견과류 함량 점수를 5점을 받지 않는 이상 단백질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자료: GOV.UK이와 함께 무역관은 앞으로 영국에 수출하는 식품은 단순히 몸에 좋지 않은 재료들을 빼기보다 전체적인 영양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HFSS 점수 산출 방법이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의 절대적인 양을 제한한다기보다 건강하지 못한 비율을 계산하기 때문으로, 식품 100g당 포함된 지방, 설탕, 나트륨, 칼로리의 양을 점수로 환산해 식품 4점 이상, 음료는 1점 이상인 경우 HFSS 식품으로 분류한다.
무역관은 또 해당 규제를 잘 활용한다면 건강하다는 이미지를 구축해 손쉽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즉 브랜드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기 위해 소비자가 납득할만한 설득을 해야 하는데, 국가에서 건강하지 못한 음식의 기준을 주었으니 명분을 얻게 되는 셈이며 특히 간식류의 경우 아이들의 부모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어 오히려 매출 증가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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