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맛있고 몸에도 좋은 치킨 있다?…대체육 제조 기업 ‘위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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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한국인의 치킨 사랑은 유별나다. 월 평균 2~3회꼴로 치킨을 먹는다는 통계가 있을 뿐 아니라, 선호하는 배달 음식을 조사하면 치킨이 부동의 1위다. 하지만, 한 마리에 2000kcal 안팎인 치킨을 자주 먹으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식물성 소재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진짜 고기처럼 만든 인공고기) 치킨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있지만, 맛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대체육 제조 기업 위미트는 '식물성 대체육은 맛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새송이버섯과 병아리콩, 밀단백 등을 조합한 대체육 치킨 ‘위미트 프라이드’를 만들었다. 치킨의 맛을 유지하면서 건강을 더해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위미트 안현석 대표를 만났다.
안현석 위미트 대표. 출처=IT동아
환경뿐 아니라 먹거리에서도 지속가능성 고려해야
2021년 4월 설립된 위미트는 닭고기의 식감을 버섯으로 재현한 식물성 원육(가공하지 않은 고기)을 만든다. 안현석 대표는 "환경뿐 아니라 식품에서도 지속가능한 먹거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위미트를 창업했다"고 전한다.
안현석 대표는 "평소 건강한 먹거리를 고민하다가 채식을 시작했다. 채식을 해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 선택 가능한 음식의 폭이 좁아지는 점, 그 까닭에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자리가 불편해진다는 점이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불편을 해소하려 고기의 맛과 식감 모두 유사한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하겠다고 결심한다. 이를 음식에 활용하면 채식주의자의 음식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일반인들과 함께 즐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맛뿐만 아니라 고기와 유사한 식감 구현에 역량 집중
지속가능한 먹거리, 식물성 대체육을 만들던 안현석 대표는 고민에 빠진다. 이미 식물성 대체육을 다루는 기업이 여러 곳 있었다. 게다가 콩 고기를 포함한 식물성 대체육은 맛이 없다는 편견도 소비자들 사이에 널리 번져 있었다.
안현석 대표는 “기존 대체육 기업은 대부분 콩 고기를 활용했다. 소비자들이 콩 고기를 맛없다고 평가하는 이유를 분석해 보니, 맛과 식감 문제였다. 콩 고기는 실제 고기와는 딴판으로 콩 특유의 맛, 향을 냈고 식감도 스펀지 같다"라고 말했다.
위미트 생산공장의 모습. 출처=위미트
기존 대체육 기업은 대개 가공육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위미트는 처음부터 닭고기 원육에 집중해 사업을 전개했다. 콩 고기의 맛과 식감을 개선할 목적으로 위미트는 원료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가 처음 주목한 것은 두부였다. 약 1년간 두부를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하며 고기 대용이 될 수 있는지 실험을 거듭했다.
안현석 대표는 소비자가 치킨 대체육에 기대하는 것이 '찢어지는 살결'과 '씹는 식감'이라는 생각에 유사한 형태의 원료를 물색하다, 국내산 새송이버섯에서 답을 찾았다. 새송이버섯을 썼더니 콩 특유의 맛, 향에서 벗어나면서 닭고기와 비슷한 식감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위미트는 여기에 자체 개발한 공정을 더해 맛과 식감을 배가했다. 이어 닭고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기 음식, 치킨을 첫 제품으로 선정해 시장에 선보였다.
위미트의 대체육 치킨 ‘위미트 프라이드’. 출처=IT동아
안현석 대표는 “2021년 5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첫 제품인 위미트 프라이드를 출시했다. 전남 농가의 새송이버섯을 활용한 아이디어 덕분에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지원도 받았다”며 “위미트 프라이드는 기존 치킨보다 칼로리가 1/4 수준으로 적지만, 식감과 맛은 치킨과 대등하고 건강까지 챙기는 제품이다. 당시 준비한 수량을 전부 판매하는 성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위미트는 '위미트 프라이드'를 펍과 브런치 카페, 샐러드 가게와 레스토랑 등 개인 사업자와 제로웨이스트샵에 리테일 형태로 공급한다. 위미트 프라이드의 가격은 500g에 1만 7900원으로 기존 치킨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이에 채식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대체육이 소비자에 어떤 효용을 줄 수 있나...뾰족한 답 찾아야
안현석 대표에게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묻자, 그는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라고 답했다.
안현석 대표는 “대체육 기업이 해결할 숙제가 있다. ‘기존 고기에 비해 개인에게 어떤 효용 가치를 줄 것인가’라는 질문의 대답이다”라며 “소비자들이 기존 치킨이 아닌, 위미트 프라이드를 선택하게 하려면 분명하고 뾰족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여전히 찾고 있다. 우리 제품이 건강에 좋으니 무조건 선택하라는 홍보는 먹히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위미트는 소비자가 더 많은 대체육 식품을 선택하도록 제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어 위미트 꿔바로우와 깐풍, 마살라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튀기지 않은 대체육 식품을 개발할 목적으로 올해 5월에는 기업부설 연구소도 설립했다.
위미트 꿔바로우(왼쪽)와 위미트 깐풍, 마살라 이미지. 출처=위미트
식물성 대체육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는 인식 심어줄 것
안현석 대표는 “위미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식물성 대체육이 모두가 즐기는 음식이라고 널리 알리는 것이다. 결국 많은 사람이 우리 제품의 맛을 봐야 이 가치를 알 것으로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로와 형태로 위미트 제품을 경험하도록 제품 원료 선정부터 공정 하나하나까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어떤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어떻게 소개하고 판매할지,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어떻게 경험하고 이야기하는지 모든 과정을 배움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더욱 다양한 대체육 음식들이 나오도록 원육 제품을 출시할 것이다. 납품처를 중심으로 소비자 반응을 모을 계획이다. 더욱 많은 개인사업자와 기업 파트너도 확보하자는 목표도 있다. 2023년부터는 대체육 시장 규모가 큰 미국과 홍콩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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