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식품 2분기 실적 원재료·해상 운임 부담 뛰어넘는 호성적

곡산 2021. 9. 12. 17:32

식품 2분기 실적 원재료·해상 운임 부담 뛰어넘는 호성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9.01 07:35

CJ 식품 부문 국내외 견실한 성장…영업이익 신기록
대상, 외형 6% 증가한 8300억…동원은 영업이익 급증
CJ프레시웨이 등 식자재 3사 외식·급식 회복…상승세
롯데칠성, 매출·영업이익 두 자릿수 증가…주류도 흑자 전환
매일유업, 성장 지속…빙그레, 빙과 21% 늘어난 3240억

식품업계가 올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코로나19 사태로 집밥 특수를 톡톡히 누린 탓에 예상보다는 저조한 실적이었지만 최근 원재료 가격과 해상 운임 비용이 크게 오르고 환율이 하락해 수출 비중이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했음에도 비교적 선방한 성적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6.6% 증가한 6조3092억 원, 영업이익은 22% 늘어난 4696억 원을 달성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핵심 사업으로 떠오른 바이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 결과다.

식품 부문이 탄탄한 개선세를 이어간 데다 바이오 부문이 크게 치고 올라오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식품사업 호조는 높은 기저 부담 및 물류비 증가에도 비비고·햇반 등 핵심 제품군 매출이 국내외에서 꾸준히 성장한결과다. 바이오 부문 역시 올 2분기 1939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며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양돈 시장 회복에 따라 사료 첨가제 판매량이 확대됐고, 스페셜티 및 천연 프리미엄 식품 소재가 인기를 끌었다.

대상 역시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술·집밥 트렌드에 발맞춘 브랜드 육성에 나서며 매출 상승효과를 봤다. 대상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6% 증가한 8319억여 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4% 줄어든 455억여 원, 당기순이익 역시 13.6% 감소한 302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외식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B2B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고, 가정간편식(HMR) ‘호밍스’와 ‘야식이야’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원F&B도 매출액 8100억여 원, 영업이익 209억여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대비 7.0%, 2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로 타격을 받았던 자회사 홈푸드의 B2B 실적이 정상화로 진입했고, 일반식품 부문에서도 냉동, 냉장식품, 유제품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호조를 보였다.

CJ프레시웨이·현대그린푸드·신세계푸드 등 식자재 3사도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주력 사업인 급식 부문이 작년 대비 개선세를 보이고 원가 관리를 통한 효율 개선 작업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된다.

CJ프레시웨이도 2분기 영업이익이 191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03.7% 늘었고 매출액은 5757억 원으로 7.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32억 원으로 흑자 전환해 높은 실적 반등세를 보였다. 사업 부문별로는 식자재 유통 부문 매출액이 4353억 원으로 12.3% 줄었다. 초·중·고교 등교일수가 전년보다 늘면서 외식·급식 매출이 21.5% 증가한 2496억 원을 기록했다. 단체급식 부문은 1186억 원으로 8.7% 늘었다. 상대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식수인원 증가로 오피스 경로 매출이 회복됐고, 해외 여행제한에 따른 국내 골프장 경로 매출이 성장했다.

CJ프레시웨이는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의 어려움 속에서도 고성장, 차별화를 통해 사업구조를 개편해 영업이익을 개선하고 당기순이익을 흑자전환했다”며 “하반기에는 경영 비전 및 중장기 전략 개편을 통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도 2분기 매출액 8596억 원, 영업이익 259억 원을 기록하며 기대치에 부응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7.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던 식자재 유통, 외식사업이 올해 들어 급식식재 신규수주 확대와 신규 사업장의 실적 호조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급식 부문은 코로나 영향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사 단가 인상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외식업도 객수 회복과 현대백화점 신규점 효과로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신세계푸드도 매출액 3323억여 원, 영업이익 81억7900만여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8.2%, 23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체급식 사업수 식수 회복이 본격화됐고 신규 사업장 수주에 따른 기여도 확대, 노브랜드버거 안정적 출점에 따른 관련 매출 증가, 외식사업부 비수익 점포폐점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이 실적 개선 요소로 분석됐다.

△상장사 2분기 실적(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협회)

올 2분기에는 코로나19 특수를 제대로 누렸던 라면 제조업체의 실적 변화가 뚜렷했다. 업계 1위 농심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72억7700만여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8.3%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6479억1600만여 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올해 외식 소비 심리가 서서히 회복하고 집밥 수요가 줄어들면서 작년과 같은 판매 호조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밀가루와 국제 팜유 가격부터 인건비·물류비를 포함한 제반 경영비용이 상승한 반면 가격을 올리지 못한 탓에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분석.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42억4312만원으로 작년보다 15%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해 1475억6611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수출과 환율을 포함한 외부요인 영향이 컸다. 삼양식품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국내 1209억 원, 해외 1666억 원으로 수출 비중이 더 높다.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직 해외 생산기지가 부재한 탓에 수출에 따른 물류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 역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31.57% 줄어든 361억7430만원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작년 실적 호조세에 따른 기저효과와 국제팜유 및 밀가루 가격 부담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매출은 기업간거래(B2B) 증가에 힘입어 4.33% 증가한 6687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269억 원으로 27.03% 감소했다.

음료·주류 업체들은 여름 성수기와 홈술 영향으로 호실적을 이어갔다. 롯데칠성음료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56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5.6% 증가했다. 매출은 6689억 원으로 11.9%, 순이익은 315억 원으로 103.2% 늘었다.

음료사업 부문 매출은 5036억 원으로 10.7%, 영업이익은 458억 원으로 12.2%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상반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로 칼로리 음료 '칠성사이다 제로'를 포함해 탄산수, 생수, 커피, 스포츠음료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며 설탕, 캔 원료인 알루미늄, 물류비 등이 증가했는데도 물류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주류사업 부문 매출은 1869억 원으로 26.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가정 시장을 중심으로 맥주 매출이 41% 늘었다.

하이트진로는 2분기 영업이익이 4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541억 원 대비 21.3%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955억 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3.3% 줄었다. 2분기 매출액은 5655억 원으로 2.8% 줄었고, 상반기 매출액은 1조1005억 원으로 전년동기 1조1154억 원보다 1.3% 가량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유흥용 주류시장의 소비침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악화된 영업 환경 속에서도 홈술족 공략 등의 노력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맥주사업은 2분기 누적 141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소주사업은 83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유업계에선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올해 2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도 매일유업은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남양유업은 최대 주주 계약 미이행 논란 등에 영업 적자가 계속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매일유업은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3860억 원과 영업이익 252억 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9%, 24%씩 늘어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매일유업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괄목할만한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반대로 남양유업 실적은 악화일로다. 남양유업이 이날 내놓은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239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도 2% 가까이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211억 원으로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77%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기도 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분유 등 수익창출 품목의 매출 정체와 코로나19 따른 내수경기 침체, 우유급식 제한 등으로 매출 신장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름 성수기 장사에 한창인 빙과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빙그레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 10월 합병한 해태아이스크림의 영업손실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해태아이스크림 매출액이 빙그레 매출액에 포함되면서 빙그레의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3247억2253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푸드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동반 상승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1% 늘어난 194억9400만원을 기록했고 매출액도 4575억45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롯데제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든 248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온라인에서 빙과·나뚜루·제빵 카테고리 제품 매출이 50%가량 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실적 거품이 빠지면서 몇몇 식품업체의 성적이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석 명절 등이 포함돼 있는 3분기는 전통적으로 식품업계의 대목이므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 등으로 인해 올해 3분기에도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업체들이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시에 온라인 채널과 수출 판로를 확대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은 업체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