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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에 외식·유통 기업까지 참전...대체육 시장 확대에 축산업계 ‘긴장’

곡산 2020. 9. 14. 07:54

식품에 외식·유통 기업까지 참전...대체육 시장 확대에 축산업계 ‘긴장’

김승권 기자 

최종 기사입력 2020-09-13 11:00

경기도의 한 축산농가에서 소들이 여물을 먹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채식주의자들의 전유물이던 대체육 제품군이 일반 식품으로 갈수록 증가하며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축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3일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전 세계 대체육 시장은 2018년 187억달러에서 2023년 23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대체육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외식기업 써브웨이는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샌드위치 ‘얼터밋 썹’을 8일 출시했다. 얼터밋 썹은 써브웨이가 샌드위치 대체육 버전으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대체육 메뉴다. 롯데리아도 지난 2월 대체육 햄버거 ‘미라클 버거’를 시장에 내놨다.

유통업계에서도 시장 진출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21개 매장에 ‘채식주의존’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채식주의존에는 롯데푸드의 대체육 브랜드인 ‘제로미트’ 제품들과 동원F&B의 ‘비욘드미트’, 오뚜기의 채식 간편식 ‘그린가든 만두’, 사조대림선 ‘채담만두’ 등의 비건 제품이 갈수록 늘고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 5월 대체육 ‘고기대신’ 시리즈 6종을 선보였다.

편의점 CU도 지난해 말 대체육을 이용한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도시락, 버거, 김밥)’를 출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고 세븐일레븐 역시 식물성 고기로 만든 ‘언리미트 만두’를 선보인 바 있다.

시장이 갈수록 커지자 축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포 배양 기술을 통해 고기를 만들면 기존 축산업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환경적 측면에서 도움이 되고 영양 성분 면에서도 육류를 줄이는 것이 낫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어서다.  

세븐일레븐 대체육 제품들 (사진=세븐일레븐)

 

실제 농촌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식물성 고기는 기존 육류와 비교해 토양 사용량을 95%, 온실가스 배출량을 87% 감소시킬 수 있다. 가축 전염병 우려도 없고, 단백질 함량은 높은 반면 지방과 포화지방산 함량은 낮다. 또한 제조 과정에서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보충해 기능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대체육 개발을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축산업계는 아직 명확한 정부 방침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축산업계가 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 공개에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아직은 정책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으로 대체육류의 명칭과 원료 표기 등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축산업계을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축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FTA 이후 축산 농가가 꾸준히 줄고 있는데 대체육 관련 문제에 있어서는 일정부분 농가의 입장을 반영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육류가 ‘건강 증진’, ‘환경 개선’, ‘동물 복지’ 등을 무기로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 만큼 축산업계도 이에 대항할 경쟁력을 스스로 갖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식품연구원 한 연구원은 “현재까지 국내서 개발된 대체육은 육즙이나 풍미 등은 고기와 매우 근사하게 제조하였지만 아직 그 조직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지속적인 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육류가 대체될 상황을 축산 가공 업체들이 인지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