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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를 위해 글루텐프리 쌀가루를 개발한 '푸드림스 나광균 대표'

곡산 2020. 8. 13. 07:42

아픈 아이를 위해 글루텐프리 쌀가루를 개발한 '푸드림스 나광균 대표'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 등록2020.08.05 14:00:15

식품·외식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뽑는다면 글루텐프리 제품이 빠질 수 없다. aT 유로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은 2011~2017년 사이 연평균 8.2% 성장, 2023년이면 65억 달러(7조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주)푸드림스 제공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위해 ‘글루텐프리’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며 시장 전망이 밝다. 우리나라에서 일찌감치 ‘글루텐프리’ 시장에 뛰어든 중소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경상남도 함안군에 자리 잡은 ㈜푸드림스다. 글루텐 민감증이 있지만 빵을 너무 좋아한 아이를 위해 ‘글루텐프리’ 쌀가루 개발을 시작했다는 푸드림스의 나광균 대표를 만났다.

 

푸드림스 기업 소개

㈜푸드림스는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각하는 기업이다. 건강기능식품과 마찬가지로 매끼 식사를 통해 먹기만 해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소재를 연구하고 응용해 제품화 시킨다.

 

▲ (주)푸드림스 나광균 대표

 

글루텐프리 시장에 뛰어든 계기가 어떻게 되는가?

GMO(유전자변형 농산물), 환경오염, 온실가스문제 등 최근 제기되고 있는 국제적 이슈들은 하나같이 식탁과 결부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GMO인데 가장 크게 영향 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독성이 강화된 수입밀이다.

 

‘밀가루 똥배’의 저자인 윌리엄 데이비스 박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밀은 불과 백 년 전 사람들이 먹던 밀과는 완전히 다른 밀이다. 생산량 증대에 맞춰 셀 수 없이 많은 품종 개량이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수확을 용이하게 하려 엄청난 양의 제초제를 살포한다. 소위 ‘프리하베스트(Pre-harvest)’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글리포세이트가 포함된다.

 

▲ 사진=pixabay

 

또한, 수출용 농산물에는 포스트하베스트(Post-harvest)라는 장기 운송과정에서 부패를 막기 위해 수확 후 농약 살포가 이루어진다. 수입운송기간 동안 수확저장창고-기차운송-수출항창고-선적후 배안-수입항창고를 거치면서 살충살균방제와 훈증처리가 수시로 이루어는데 당연히 밀 자체에 독성성분이 축적되고 가공을 하여도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는다. 수입밀 반죽으로 만드는 모든 식품에서 독성이 강화된 글루텐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밀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반하여 자급력은 3% 미만으로 97% 이상 수입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대중들이 인식하기 시작했고, 건강을 위한 관심과 남아도는 쌀 소비촉진 차원에서 글루텐프리 제품 개발에 주력하게 됐다.

 

사업 전개 과정은?

푸드림스의 최초 사업아이템은 기능성이 가미된 쌀을 가공하여 전국의 학교급식에 납품하는 것이었다. 단순히 쌀로만 밥을 짓는 것이 아니라 홍국, 강황 등 기능성분이 가미된 쌀로 밥을 지어 아이들을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후발주자들이 참여하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지 않는 업체들이 늘어났다. 또 발주기관에서 납품단가를 계속 낮추는 바람에 학교급식 납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글루텐프리 쌀가루는 과거에 개발을 완료했다가 시장 수요가 많지 않아 중단된 아이템이었다. 국내에서도 글루텐프리 시장이 커지며 작년에 다시 꺼내 사업을 본격화했다.

 

구체적인 글루텐프리 제품 개발 스토리가 궁금하다.

글푸텐프리 시장에 뛰어들게 된 건 2012년 봄 어느 날 서울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쉐프에게 전화 한 통을 받으면서 부터다. 홍국(누룩으로 발효시켜 만든 붉은색 쌀)을 이용해 빵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기능성 쌀만 생산하던 터라 제빵과 관련된 기술, 지식이 부족해 가능할지 고민이 들었다. 몇 차례 통화를 하며 쌀가루 믹스 개발을 요청하게 된 사연을 듣게 됐다. 빵집을 찾는 손님의 아이가 글루텐에 굉장히 민감해 빵을 조금만 먹어도 응급실에 실려 간다는 것이었다. 아픈 아이도 맘 편히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였다.

 

▲ 사진=unsplash

 

글루텐프리 관련 논문을 찾아보고, 관련 빵집을 수소문해가며 연구에 돌입했다. 경남 함안에서 서울에 있는 빵집으로 샘플을 만들어 보내는 과정을 수 십 차례 반복하며, 조금씩 개선해 나갔다. 자연 물질 중 글루텐의 물성과 가까운 후보를 선별해 계속 실험을 거쳤다.

 

꼬박 8개월이 걸린 실험 끝에 2012년 12월 31일 마지막 품목 보고를 마치고 최종 상품화를 결정했다. 푸드림스 전 직원이 몰두한 글루텐프리 쌀가루로 만든 빵을 아프던 아이가 아무 탈 없이 먹었다는 소식을 듣자 그동안의 피로가 말끔히 씻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오랜 고생 끝에 글루텐프리 제품화에 성공했는데 사업을 중단한 이유가 무엇인가?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글구텐프리 빵을 찾는 경우가 드물었다. 대형 제과 업체의 경우 상품의 품질보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수입밀을 선호하다 보니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어려웠다. 중소 업체에서 개발한 제품이니 당연히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자금력이 충분치 않아 마케팅을 하기도 어려웠다. 제빵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프리미엄급 글루텐프리 빵에 가치를 알아보고 기꺼이 가격을 지불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올 때까지 사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다시 사업을 시작한 지금 운영 현황이 알고 싶다.

일차적으로 푸드림스의 주요 고객은 글루텐프리 제품이 필요한 개별소비자이다. 올해 3월부터 글루텐프리 홈베이킹용 쌀빵 믹스를 출시했다.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 채식주의자, 암 환자, 자가면역질환자뿐만 아니라 건강 트렌드에 맞춰 밀가루 섭취를 줄이려는 고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베이커리 사업자들 가운데 글루텐프리와 비건 베이킹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글루텐프리 시장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 수요층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푸드림스 제품이 해결책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사진=(주)푸드림스 제공

 

푸드림스 제품의 최대 강점은 ‘100% 글루텐프리’라는 것이다. 글루텐프리 표기는 제품에 함유된 글루텐 함량이 20ppm(0.002%) 이하면 표기할 수 있지만, 우리 제품은 분석기계가 글루텐을 검출할 수 있는 정량한계인 5ppm 이하의 결과를 확인하였다.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논 글루텐(Non-gluten), 즉 완벽하게 글루텐이 0% 라는 뜻이기도 하다.

 

활성글루텐, 변성전분, 검(Gum)류, 팽창제나 유화제 같은 제빵 개량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식물유래 식이섬유 복합성분으로 베이킹이 가능하다.

 

제빵용 쌀가루의 경우 쌀가루 함량이 92%, 현미쌀가루의 현미 함량은 30%이다. 이 정도 함량은 전 세계에서 푸드림스가 유일하다고 자부한다. 빵을 만들어 후기를 남겨주는 고객들의 평을 보면 ‘겉바속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다.

 

제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공인시험기관인 SGS에 의뢰해 글루텐 불검출 시험성적을 받았다. 여기에 글루텐프리 쌀가루 제조기술에 대한 기술역량평가(TCB, ech Credit Bureau)에서 T5등급을 획득했다. T5등급은 총 10개 등급 중 보통 수준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호주에서 비건 베이커리를 20년 운영한 전문가에게서 해외 유수 글루텐프리 제품과 비교해도 맛, 품질이 더 뛰어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국내 글루텐프리 시장 상황을 설명한다면?

국내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은 아직까지 계량화된 자료가 없다. 지난 2018년 말에 농식품부에서 ‘글루텐프리·락토프리’ 표시에 관한 KS표준지침을 제정한다고 발표했었지만 현재도 글루텐프리식품에 대한 국가기준이 명확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한국쌀가공식품협회와 글로벌표준인증원이 업무협약을 맺고 글루텐프리 인증기관 설립 추진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제 기준에 맞게 빠른 도입이 필요하다.

 

서점가에서 밀가루끊기의 효과를 담은 관련 서적들이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글루텐불내증에 대해 인지하며 관련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 사진=pixabay

 

흔히들 셀리악병은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이 잘 걸리고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인은 발병율이 낮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연구자료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8%가 무증상 셀리악병을 가지고 있고, 13%는 비셀리악성 글루텐민감증을 지니고 있다. 또한 실험대조군에 속한 사람 100%가 글루텐에 노출된 후 장 투과성이 증가했다.

 

비건 인구의 증가 또한 글루텐프리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비건주의자는 동물유래식품은 전혀 섭취하지 않아 식물성단백질 공급원을 필요로 한다.

 

향후 기업의 성장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현 단계에서는 글루텐프리 베이커리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추후에는 지금 출시한 제빵용 상품에 이어 제과용, 제면용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기능성을 가미한 프리미엄 제품도 고려하고 있다.

 

베이커리 시장에서 안정적 기반이 조성되면 이후에는 글루텐프리 대체육 연구개발에 집중할 생각이다. 베이커리와 대체육이 각기 다른 시장이면서도 교집합 시장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아울러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와 재무적 투자자를 찾는 일, 수출 루트를 개발하는 일에도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

 

'신의’, ‘초심’ 두 가지를 경영철학으로 삼고 사업을 해왔다. 거래처, 고객과 신의를 지키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처음의 생각과 결심을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잊지 않고 지켜내야 장수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 믿는다.

 

끝으로 우리와 같이 기술력이 있지만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한 제조업체들의 제품에 대해서도 정부나 국민 여러분의 지원과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