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식품업계는 장기 불황에 ‘메르스’ ‘가짜 백수오 파동’ 등 악재가 겹치며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굵은 면발 라면, 과일 맛 저도소주 등 소비 니즈에 맞춘 히트 상품과 쿡방에 따른 간편식이 선전하면서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던 한 해였다. 2015년을 강타한 ‘쿡방’은 ‘집밥’ 열풍을 가져오며 가공식품뿐 아니라 장기간 정체돼 있던 간장, 조미료 및 양념장의 조미식품군 상승 등 식품산업 전반의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 아울러 1~2인 가구가 점차 늘며 ‘간편식’ 시장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8월 기준)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간편식(라면 제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성장했다. 이중에서도 냉동밥은 51% 고공 성장하며 간편식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국·탕·찌개류(29.3%), 떡볶이(26.4%), 즉석죽(14.2%), 냉동만두(10.4%) 등의 성장도 주목 받았다. 또한 편의점에서는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프리미엄 도시락과 컵밥류, 디저트까지 카테고리가 확장되면서 PB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중 ‘백종원 도시락’ ‘홍석천 라면’ 등 요리 연구가들과 메뉴개발을 통해 탄생한 제품들이 SNS에서 화제가 됐으며 ‘편의점에서 꼭 먹어봐야 할 제품’이라는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제품을 소단량, 소포장 형태로 선보이면서 고객 부응에 앞장섰다. 특히 식품업계는 소비자 니즈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대표적으로 라면 시장에선 ‘짜왕’ ‘진짬뽕’ 등 굵은 면발 고급화 바람이 불며 침체된 라면 시장에 활기를 북돋았고, 햄 시장에선 브런치 열풍에 맞춰 CJ제일제당 ‘브런치 슬라이스’ 등 제품이 홈 브런치 트렌드를 이끌었다. 또한 생수시장은 탄산수가 시장을 선도하며 지난 2009년 3300억 원대 규모에서 작년 6200억 원대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주류시장은 과일 맛 저도 소주가 메가 히트를 기록, 승승장구 했다. 반면 유업계는 1인당 우유 소비량이 2005년 35.1kg에서 2014년 32.5㎏까지 떨어지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원유가격 연동제로 가격 내리기도 쉽지 않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역시 식품업계는 혁신 제품 개발, 해외 시장 발굴 등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위기를 타개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연구개발에 집중해 히트제품 육성에 나서 경기 불황을 이겨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간편식의 편의점 판매가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은 유통업체와 손잡고 PB 상품을 선보이는 등 유통 채널 다변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까지 가공식품 부문 영업이익은 약 14%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핵심 이익의 최대 40%까지 기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움직임도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중 한·중 FTA 비준안 국회 통과 및 삼계탕, 김치, 쌀, 우유 등 수출 재개에 따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시장에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유제품의 선전이 기대된다. 또한 9월부터 중국 위생기준이 개정돼 중국 시장에 김치를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업계는 앞다퉈 중국 김치 수출 사업에 매진하게 될 전망이다. 1인 가구용 냉동밥 등 간편식 두 자릿수 신장 편의점 도시락·컵밥·디저트·조미식품도 성장 할랄·중국시장에 김치·우유 등 수출 증가 예상 | | | △올해 식품업계는 혁신제품 개발, 해외시장 발굴 등 신성장 동력 발굴로 위기극복을 위한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
아울러 전 세계 식품시장 17%를 차지하는 할랄 시장의 문이 열린 가운데 업계에선 할랄 인증 획득에 보다 매진하고, 기존 진출이 부진했던 러시아, 유럽 등으로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식품 시장은 메르스 등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에도 웰빙 및 집밥 열풍 등 프리미엄 식품이 강세를 보였다”며 “올해 역시 업계는 내수 불황 속에서 혁신 제품 개발, 해외 시장 발굴 등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위기를 타개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합식품 ◇CJ제일제당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은 작년 상반기 전년 대비 11.3% 증가한 매출 3조 9663억 원을 기록했다. 내수경기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주요 사업군의 성장성을 유지한 것이다.
즉석밥의 대명사 ‘햇반’은 슈퍼곡물 트렌드를 반영한 잡곡밥을 출시해 건강밥 비중을 확대했으며 ‘햇반 컵반’을 출시해 덮밥류 시장 1위에 등극, 간편 대용식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이중 ‘비비고 왕교자’는 메가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도약의 해였는데, ‘비비고 왕교자’는 만두 비수기인 여름 매출이 겨울 매출을 앞서는 현상을 나타내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신선식품 브랜드 프레시안은 ‘브런치 슬라이스’ ‘브런치 후랑크’ 등 브런치 시리즈를 출시하며 홈 브런치 트렌드를 이끌었으며, 디저트 브랜드 쁘띠첼은 푸딩 신제품과 롤케익 형태인 스윗롤 출시로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글로벌 영역도 확대하며 한식 세계화에 박차를 가했다. 비비고는 만두와 양념장, 장류 등 한식 가공식품을 앞세워 중국과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11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각국 식문화를 고려한 해외 전략을 수립하고 해당 국가 시장 상황에 맞는 차별화 제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할랄 시장을 적극 공략해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햇반, 김치, 김을 현지인 대상으로 알려 작년에는 전년 대비 166% 오른 약 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향후에는 인근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중동 등까지 수출할 계획이다. 올해 CJ제일제당은 혁신기술, 혁신제품에 집중하며 해외에 생산기반을 확대해 글로벌 사업 성장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통합연구소 운영을 바탕으로 R&D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관 사업 분야로의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무엇보다 비비고와 프레시안, 햇반 등 대표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에 방점을 둔다. 비비고는 프리미엄 냉동식품뿐 아니라 냉장 카테고리까지 제품군을 확대해 신선식품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프레시안은 햄, 어묵, 드레싱, 스낵, 스파게티 등 서구식 제품을 중심으로 식문화를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운영한다. 비비고 왕교자와 더 건강한 햄의 매출 성장에 주력해 단일 브랜드로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메가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햇반은 올해 간편식(HMR)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햇반 컵반의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제품군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형 HMR’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현지 영업 및 마케팅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식품 사업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도 세웠다. 글로벌 전략제품인 냉동만두와 한식 소스류, 장류, 즉석밥, 김을 중심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력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해외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는데 주력한다. 특히 현지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서는 한국식 만두(K-Mandu) 열풍을 이어가고 세계 최대 식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할랄 식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김치, 야채만두류는 물론 할랄 인증 김치와 스낵김 영업·마케팅에도 중점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치의 경우 중국 수출 규제 완화 등을 계기로 국내 및 현지 생산기지 확대도 고려하고 있으며, 김치를 이용한 간편식 제품 개발 및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CJ 신시장 개척 비비고 등 한식 세계화 박차 대상 소재 사업 강화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 동원 참치 등 품질개선·신제품으로 매출 증대 ◇대상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는 대상(대표 명형섭)은 현재 주력사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제2의 창업 신화를 성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상은 작년 메르스 등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 상황에서 그동안 캐시 카우 역할을 해오던 전통 장류와 조미료 시장이 축소해 위협 요인으로 다가왔고,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산업비용 증가 등도 경영에 부담을 안겼다. 이에 대상은 신규 사업 확장보다는 수익 안정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4년 연속 1000억 원 이상 영업이익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웠고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돼 신용등급이 A+로 상향 조정됐다. 또한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17년 만에 라이신 사업을 되찾아 와 전분당, 바이오와 함께 소재 사업의 핵심 축을 완성했다. 청정원을 중심으로 한 종합식품사업과 함께 전분당, 바이오, 라이신으로 이어지는 소재사업을 확대·강화함으로써 그룹의 차세대 먹을거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국내 식품사업은 고추장 원료를 쌀에서 현미로 교체하는 등 트렌드를 주도하고 ‘휘슬링쿡’ ‘분말짬뽕’ ‘쿠킨 컵덮밥’ 등 즉석간편식 시장에서도 활발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건강에 중점을 둔 제품 연구 개발을 통해 체지방을 줄여주는 ‘건강한 쿠킹유’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제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올해 대상은 글로벌 경제지표의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 경제성장률이 2% 후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소비 둔화 및 기업의 수출 부진이 지속 돼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많은 도전적 경제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경영방침으로 ‘핵심사업 수익 극대화 및 미래 신성장 동력 구축’을 선포했다. 세부 실행 전략으로는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기반 조성’ ‘제2의 창업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 창출’ ‘글로벌 사업 확대’를 내세웠다. 이의 일환으로 대상은 소재와 완제의 협업을 통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시너지를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미래 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기존 장류나 조미료 등 캐시 카우 사업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통한 재원 확보 노력도 기울일 예정이다. 특히 작년 말 출시한 ‘휘슬링쿡’의 연착륙과 성공이 제2의 ‘휘슬링쿡’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빠르게 변화하는 식문화 트렌드 및 복잡해지는 유통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추가적인 혁신제품 개발 및 미래를 대비한 신사업 발굴에 대한 노력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당류 저감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관련된 기능성 신소재의 조속한 개발과 출시도 목표로 삼고 있다. 게다가 세계 선진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및 신기술 도입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맛과 경험을 제공하면서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기회 발굴에 주력한다. B2B 시장 역시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집중 공략할 예정인데, B2B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제품 개발단계부터 적극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을 적시에 출시하고 솔루션 및 마케팅, R&D 부문의 협업을 통한 아이디어 발굴 및 개발역량 강화에 치중하기로 했다. 글로벌 사업 역시 확대해 생산기지 현지화 전략을 통한 글로벌 사업 확대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대상 관계자는 “창립 60주년을 맞는 대상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며 영속하는 기업의 토대를 일구어 왔다”며 “올해도 대내외 모든 역량을 집중해 현재 주력사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제2의 창업 신화를 성취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원F&B
작년 동원F&B(대표 김재옥)는 ‘건강함’을 담은 참치캔 ‘건강한참치’ 3종을 출시하며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1982년 최초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업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동원참치’이지만 끊임없는 자체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4세대 참치를 선보인 것이다. 또한 캔햄에 우유를 접목시킨 ‘우유리챔’과 덴마크 청정지역에서 특별 관리를 통해 자란 돼지로 만든 ‘덴마크 햄’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시장 형성에 힘을 기울였다. 올해 역시 업계 점유율 1위인 ‘동원참치’ ‘양반김’ ‘양반죽’ 등 주력 제품에 꾸준한 혁신을 시도해 품질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로 제품 간 매출 시너지를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제품군과 더불어 최근 새롭게 등장한 소비층인 ‘포미족’에 대응하기 위한 프리미엄 제품군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포미(For me) 족’은 본인을 위한 소비에는 고가의 지출도 주저하지 않는 소비층을 말한다. 이와 함께 중국 관광객 구매 선호도가 높은 ‘양반김’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진행하게 될 중국 시장 김치 수출 사업에 ‘양반김치’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원홈푸드가 소유한 중국 위해시의 조미식품 공장과 R&D 연구소를 기반으로 중화풍 레시피와 원료 개발에 더욱 매진해 다양한 중화풍 가공식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