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라면시장은 3㎜ 굵은 면발의 프리미엄 라면이 시장을 강타해 작년 매출 1조 9700억 원에서 1년 만에 매출 2조 원선을 회복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라면시장은 지난 2014년 대비 1.6% 늘어난 2조16억 원(추정)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모디슈머 열풍으로 첫 2조 원대 시대를 연 이후 2년만의 재입성이다.
이는 1500원대 프리미엄 라면으로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결과다. 현재 일반 라면의 가격은 600~1000원선인 반면 작년 선풍적인 인기를 끈 짜장·짬뽕라면의 가격은 1500원대로 약 1.5배 가량 비싸다.
실제 라면업계는 프리미엄 라면 판매 호조로 평균 판매단가가 약 4.5~5% 상승했으며, 오는 2017년 2.9% 가량이 추가 상승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차별화된 스프맛(불맛)과 풍부한 건더기 등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킨 결과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 작년 출시된 농심 ‘짜왕’은 8개월간 1억개 이상이 팔리며 프리미엄 라면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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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프리미엄 라면 시대를 연 업계는 올해 역시 맛과 품질을 중시한 고가의 전략을 내놓을 전망이다. |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짜왕’은 4월부터 9월까지 58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7월 선보인 ‘팔도짜장면’과 ‘진짜장’은 2개월만에 각각 42억 원, 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9월 시장에 출시된 삼양식품 ‘갓짜장’ 역시 한달만에 1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프리미엄 짜장라면 시장에서 선수를 놓친 오뚜기는 ‘진짬뽕’을 출시하며 짬뽕라면시대를 열었는데, 출시 두 달만에 2000만개가 팔리는 쾌거를 이뤘다. 이어 농심 역시 ‘맛짬뽕’을 출시하며 한 달만에 1000만개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맛짬뽕 큰사발’을 출시해 가장 먼저 컵라면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올해 역시 라면시장은 프리미엄 라면 열풍이 주도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1000원 미만의 서민 식품으로 자리 잡았던 라면 값이 1500원에도 성공을 거두며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질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확인한 업계는 2000원대 초고가 라면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최근 소비자 성향은 구성이 알차고 맛이 있으면 값이 비싸도 구매한다”며 “올해 라면업계는 맛과 질을 중시한 고가 제품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농심 ‘우육탕면’ 도화선…‘짜왕’ 2위 자리에 올라
불맛 ‘짬뽕’으로 확전…맛 좋아지고 다양한 제품
시장 규모 2조 넘을 듯…글로벌 브랜드로 수출도
◇농심
작년 농심(대표 박준)은 ‘짜왕’을 통해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연 일등공신이다. ‘짜왕’은 중국요리점 간짜장의 맛을 그대로 구현해 출시 직후 월간 라면시장 2위에 올라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작년 9월 초도물량 1만5000상자의 ‘짜왕’을 미국으로 정식 수출한 농심은 현재 월마트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현지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호조로 ‘짜왕’은 출시 이후 월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꾸준히 기록하며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안성탕면’에 이어 연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다섯 번째 파워브랜드에 등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어 선보인 ‘맛짬뽕’ 역시 오뚜기 ‘진짬뽕’과 짬뽕라면 시대를 열며 승승장구 있다. 이에 힘입어 농심은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1조 6154억 원과 영업이익 8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3.0% 증가했다. 특히 3분기(7~9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 11.9%, 영업이익 149.1% 등이 늘었다.
올해 농심은 ‘맛짬뽕’을 ‘짜왕’과 함께 라면시장 톱 5에 입성시키고 연매출 1억 원의 파워브랜드로 육성시키는데 주력하고, 제면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라면시장 1등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특히 녹산공장을 활용해 찰지고 쫄깃한 식감의 건면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 중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 ‘짜왕’과 더불어 ‘맛짬뽕’ 역시 미국, 캐나다, 중국 등과 수출 상담을 끝내고 이달부터 수출을 본격적으로 전개,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뚜기
오뚜기(대표 이강훈)는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오른 1조 4237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22.4% 증가한 1154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작년 7월 선보인 ‘진짜장’의 영향이 주효했는데, 이에 따라 오뚜기는 작년 1월 20.3%였던 라면 시장점유율이 하반기 들어 22.5%로 상승했다.
특히 하반기 짬뽕라면 시대를 연 ‘진짬뽕’은 출시 2개월만에 2000만개 판매고를 올리며 아직까지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진짬뽕 인기비결에 대해 오뚜기 측은 불맛과 육수, 해물맛, 풍부한 건더기, 면을 꼽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짬뽕은 자연스러운 짬뽕 기름의 불맛, 닭육수 사용, 최고 건더기를 자랑하는 차별화된 제품”이라며 “올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올해 소비자 니즈에 맞도록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인 뒤 소비자가 원하는 적재적소에서 마케팅을 펼쳐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삼양식품
삼양식품(회장 전인장)은 작년 ‘갓짜장’ ‘갓짬뽕’ ‘어뎅탕면’ 등 프리미엄 라면 시리즈를 잇달아 선보이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출시 시점이 늦어 2015년 4분기 이후에는 실적 개선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삼양식품은 작년 11월 누적 라면 수출액이 27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35% 늘었는데 동남아시아(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 190%, 중국 80%가 증가했다.
올해 삼양식품은 R&D 비중을 높여 프리미엄 라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국내 시장과 더불어 해외 시장에서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 해외에서 인기가 좋은 ‘불닭볶음면’에는 패키지에 캐릭터 HOZZI를 인쇄해 이달부터 출시할 예정이며, 할랄 인증을 마치고 이슬람권 국가로도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삼양식품 측은 이슬람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저성장 시대를 맞은 국내 라면시장에서의 부족분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팔도
팔도(대표 최재문)는 작년 출시 25주년을 맞은 ‘왕뚜껑’의 면발을 0.1㎜ 굵게 리뉴얼한 제품을 출시하며 면발 경쟁에 가세했다. 이후 ‘팔도짜장면’ ‘불짬뽕’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는데, 특히 중식 대가 이연복 셰프를 모델로 발탁해 정통 중화풍 프리미엄 라면을 강조, ‘팔도짜장면’은 출시 2달만에 40억 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여름철 절대강자 ‘팔도비빔면’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1~5월까지 ‘팔도비빔면’은 263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올해 팔도는 고객, 혁신, 현장을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작년 사업 안정화 기반 구축을 목표로 주력 제품 판매 활성화에 집중하고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특히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인데, 국가별 차별화된 현지 전략을 통해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고객과 시장 특성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향후 전 세계 80여 개 국가로 확대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