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시장이 완전 개방된지 15년째(1996년), 대형마트 간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 포화 단계에 접어든 대형마트들은 ‘1위 자리’를 지키기 거나 빼앗기 위해 점포수나 접근성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수준을 넘어 ‘더 특별한’ 상품, 가격,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EBN은 대형마트업계 3파전을 살펴보고 각기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20여년 1위 수성 이마트…2~3위 맹추격 중현재 국내 대형마트업계의 1위는 이마트다. 매장수 기준으로 지난해 이마트가 133개(매출 12조6천억원), 홈플러스 121개(11조원), 롯데마트 90개(5조9천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2~3위 업체가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순위는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일이다. 1위 자리를 두고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전쟁이 치열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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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각사 |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1호점을 열고 국내 대형마트시장의 문을 열었던 이마트는 2007년 17년만에 매출 10조원을 돌파하고 111개 점포를 운영하며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2006년에는 세계적인 대형마트 월마트코리아(16개 매장)를 인수하며 2~3위 업체를 크게 따돌리기도 했다.
이에 후발주자들은 1위의 독주를 가만두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홈플러스는 2008년 홈에버 인수(매장 35개)에 성공하면서 매장수 110개로 이마트를 바짝 추격했다. 이 회사는 작년 매출 11조원, 매장수 121개를 기록하며 이마트(매출 12조6천억원, 매장수 133개)를 맹렬하게 쫓아오고 있다.
국내에서 1~2위 업체들의 도약을 한참 뒤에서 바라보고 있던 롯데마트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자존심을 세웠다.
롯데마트는 2007년 중국에 진출해 자체 출점을 시작으로 2008년 인수한 중국 마크로 7개, 2009년 인수한 중국 타임스 64개까지 총 8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외 3개국에 106개 점포(중국 82개, 인도네시아 22개, 베트남 2개)를 두고 있다.
반면 한국 대형마트 중에서는 발빠르게 중국시장에 지출했던 이마트(1997년)는 적자경영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중국 차오안점을 폐점하며 2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현지 10여개 점포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두 기업 모두 중국에서 아직 적자인 상황이지만 영업손실은 이마트가 더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작년 중국 이마트는 6천200억원의 매출에, 7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롯데마트도 작년 매출은 1조7천500억원이지만 영업손실은 150억원대로 집계됐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는 지난달 이마트가 이랜드그룹의 SSM부문 킴스클럽마트(54개) 인수에 성공하면서 2~3위 업체들의 추격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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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마트 보령점, 홈플러스 부천상동점, 롯데마트 중국 촨잉점. |
▲불꽃 튀는 ‘고객 모시기’ 전쟁‘신 가격정책’ ‘통큰 마케팅’ ‘착한 마케팅’. 시장포화 상황에서 점포출점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대형마트들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2009년 초 이마트가 ‘신 가격정책’을 내세우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맞대응에 나서며 ‘가격 전쟁’을 뜨겁게 달궜다. 품목도 초반 삼겹살에서 우유, 라면, 콜라 등으로 확대돼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10원 전쟁’으로 불린 대형마트의 가격경쟁은 초반 과열양상을 보이다 제조업체와의 갈등 등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기도 했으며, 이마트가 공격적인 광고공세를 앞세우고 롯데마트가 대응에 나서며 ‘광고 전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어 롯데마트도 ‘통큰 마케팅’으로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5천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으로 ‘통큰 치킨’을 선보여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것. 통큰 치킨은 기존 치킨프랜차이즈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7일 천하’로 막을 내렸지만 마케팅 차원에서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마트의 ‘신가격정책’, 롯데마트의 ‘통큰 마케팅’에 자극을 받은 홈플러스는 올초 ‘착한 마케팅’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1천원짜리 생닭을 팔면서 매장마다 ‘통큰치킨’보다 ‘착한치킨’이라는 광고문구를 내걸었고 롯데마트는 “상도에 어긋났다”고 항의하며 얼굴을 붉혔다.
5월에는 ‘착한 콩나물’을 선보인 홈플러스가 ‘(롯데마트의)손큰 콩나물보다 싼 착한 콩나물’이라고 홍보하면서 여전히 경쟁사의 신경을 긁었다.
또한 최근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자전거, 골프채 경쟁에서 볼 수 있듯이 대형마트들은 동시에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이른바 ´물타기´라며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라이벌 열전②] 대형마트, 영원한 1등은 없다!(下)
이마트 ‘비전 2020년’ 매출 60조, 영업익 3조7천억 목표
홈플러스 올해 매출 12조1천억…롯데마트 7조 기대
국내 유통시장이 완전 개방된지 15년째(1996년), 대형마트 간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 포화 단계에 접어든 대형마트들은 ‘1위 자리’를 지키기 거나 빼앗기 위해 점포수나 접근성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수준을 넘어 ‘더 특별한’ 상품, 가격,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EBN은 대형마트업계 3파전을 살펴보고 각기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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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최병렬 이마트 사장,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
▲‘정-이-노’ 오너 간 신경전 치열대형마트업계 오너간 경쟁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경쟁업체 매장에 직접 방문하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홈플러스를 더 자주 갑니다”고 말할 정도로 현장 경영에 적극적인 모습이며,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주요 임원 15명과 함께 이마트 성수점을 찾았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특히 ‘열혈 트위터리안’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에 입점될 식품의 시식후기를 직접 트위터에 올리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표 간 미묘한 신경전도 포착된다. ‘통큰 시리즈’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착한 마케팅’으로 유사 전략을 선보인 홈플러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노병용 대표는 지난 4월 ‘신 상품전략 발표회’에서 “비슷하게 따라하더라도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이(통큰 마케팅)처럼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1천원 짜리 ‘착한생닭’에 대해 직접적으로 ‘유사 전략’이라고 비판한 셈이다.
최병렬 이마트 대표도 4월 ‘동반성장 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큰’ ‘착한’ 시리즈에 대해 “고객들에게 좋은 쇼핑경험을 제공해 인정받아야지, 순간 인기끌기 위한 ‘붐업’(마케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1위…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전력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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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이마트 비전 2020´을 발표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청바지 차림으로 비전을 발표하며 ´젊은 이마트´를 강조했다. |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저마다 높은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초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3조7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전체 매출의 88%에 해당하는 이마트 매출 비중을 2015년 65%, 2020년에는 50%수준으로 낮추고, 온라인몰, 해외사업, 신포맷 사업 도입 비중을 강화해 50% 구성비를 갖출 방침이다.
신가격정책은 단순 이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닌, 고객수를 늘리기 위한 방향으로 고삐를 틀고,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는 올해말까지 추가로 2개점을 오픈 총 5개점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마트몰은 2013년 매출 1조원 달성과 함께 손익분기를 돌파, 2015년에 매출 2조원 달성으로 국내 최고의 종합쇼핑몰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사업에서는 내부 구조조정과 효율개선 작업을 강화하고 서부내륙과 화북지역에 공격적으로 출점해 제 2의 도약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베트남 역시 2012년 하노이 1호점 오픈을 목표로 사업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홈플러스그룹은 올해 매출 목표를 작년 보다 11% 성장한 12조1천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2천명의 인원을 추가 고용해 총 2만7천명의 인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터넷쇼핑몰은 2013년까지 구색 50배, 매출 10배로 키워낸다는 목표이며 신규 협력업체 7000개 이상 추가해 취급상품 100만 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롯데마트는 물가안정 브랜드 ‘통큰’, 동반성장 브랜드 ‘손큰’, PB상품 ‘CHOICE L(초이스엘)’ 등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 개발하는 ‘신 상품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7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다.
해외시장에서는 올해 중국에 16개 매장을 추가 개설하고 향후 브릭스(VRICs) 국가를 중심으로 출점 가속화해 ‘아시아 1등 유통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