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잘 먹고 잘 사는 ‘웰빙 시장’ 주목하라

곡산 2012. 3. 27. 17:16

잘 먹고 잘 사는 ‘웰빙 시장’ 주목하라
[0호] 2005년 11월 01일 (화) 09:00:00  
웰빙 업종

올해 웰빙 트렌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업종도 다양해지고 서비스 수준 또한 정교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멀티브랜드 천연화장품 전문점 ‘베로니떼’(www.veronitte.co.kr)는 백화점에서나 구매할 수 있는 고급 천연화장품을 중저가로 판매하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이곳에서는 화장품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유럽산 5가지 수입 브랜드 천연화장품을 모아 판매한다. 스킨, 로션 등 기초화장품 종류만 200가지가 넘고, 색조화장품과 바디용품까지 포함하면 700가지에 이르는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모든 제품을 식물, 야채, 약초, 꽃의 향과 수액 등 100% 천연 원료로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 가격도 평균 1만∼5만원대의 제품이 대부분으로 저렴한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끈 피부관리·몸매관리 전문점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가격파괴 뷰티숍 ‘얼짱몸짱클럽’(www.beaupeople.com)은 피부관리는 물론 비만관리와 몸매관리까지 종합 미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주파와 이온 원리를 이용한 ‘미시라인’ 기기를 이용해 얼굴, 복부, 발 등 필요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1회 9,900원으로 이용요금이 저렴해 부담이 덜하다.

또 최근 화이트케어, 여드름케어, 리프팅케어 등 특수 피부관리 코스를 추가해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였다. 김은희(32)씨는 피부관리사로 일하던 사촌동생의 소개로 지난 7월 경기 안양 평촌역 앞에 얼짱몸짱클럽을 창업했다. 지역정보지와 마을버스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 초기부터 적극적인 홍보를 시행한 것에 힘입어 3개월 만에 300여 명의 회원을 모을 수 있었다. 현재 월 평균 2,000만원 매출에, 순이익은 500만원 정도다. 김씨는 “뷰티숍은 예민한 고객을 많이 접하게 되므로 원활한 대인관계와 철저한 서비스 의식이 필수”라며,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피부 및 몸매관리사를 교육하고 관리하는 일에도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웰빙이 최근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마이다스의 손’은 아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은 분명 강해졌지만 그 가치와 가격 부담에 따라 소비자는 냉정한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웰빙 관련 사업만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매스티지 업종

품질은 명품에 근접할 정도로 높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스티지’ 업종도 불황기에 선뜻 고가 제품 소비를 꺼리는 대중의 소비심리를 반영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조이스’(www.ijoys.com)는 립바비큐, 칠리폭찹, 케이준샐러드, 버팔로윙 등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음식들을 40~50% 정도 저렴한 가격에 가정이나 사무실로 직접 배달해 주는 사업이다. 치킨, 피자 위주로 형성된 기존 배달 음식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달 위주이므로 넓은 매장이 필요 없고, 모든 메뉴들은 본사에서 반조리 상태로 가공해 배송하므로 주방장 없이도 1주일 정도 조리 교육을 받으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일본에서 도입된 가격파괴형 즉석 스테이크 전문점 ‘페퍼런치’(www.pepperlunch.co.kr)에서는 1만원 내외 가격으로 고급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고출력 전자조리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난 특수 철판접시를 이용해 110초 만에 따끈따끈한 스테이크를 내놔 바쁜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다. 해산물 요리 주점 ‘취하는건 바다’(www.cheebar.com)는 일식 횟집에서나 먹을 수 있었던 고급 선어(鮮魚)회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런칭한 지 8주 만에 50개를 넘는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광어회, 우럭회, 참치회 등 다양한 회는 물론, 특수 개발한 소스를 이용한 회무침,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각종 구이와 튀김 등을 제공한다. 회 한 접시 가격은 3,000~5,000원대고, 구이나 튀김 등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본사 공장에서 갓 잡은 활어의 피와 껍질, 내장 등을 제거한 후 저온 상태로 보관, 유통해 싱싱한 선어(鮮魚)회를 공급하기 때문에 씹히는 맛과 숙성된 맛이 조화됐다는 평가다. 가맹점들은 진공 포장된 횟감의 포장을 뜯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내기만 하면 되므로 전문 조리사가 필요 없고 재고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또 최고의 신선도를 보장하기 위해 하루 영업이 끝나고 남은 생선회 재고는 즉시 폐기 처분하는 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박은정(38)씨는 지난 8월부터 취하는건 바다 용인 죽전점을 운영해 한 달에 2,000만원이 넘는 매출에, 600만원의 순이익을 가져간다. 박씨는 창업 전에 본사에서 한 달 간 창업교육을 받으면서 음식조리와 매장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들을 익혔다. 현재는 주방보조 한 명만 두고 그가 주방장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카페처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값싸고 맛있는 해산물 요리 때문에 그의 점포는 연일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매스티지의 핵심 요소는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 그리고 고객 만족 서비스다. 따라서 매스티지 아이템을 창업할 때는 이러한 요소들을 두루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 매스티지 아이템은 자기에게 가치 있는 것은 조금 높은 가격을 주고라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의식을 바탕으로 하므로,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가치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봐야 한다. 입지는 특성상 소비 지향적인 신세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나 중산층 이상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좋다.

복합형 업종

한 개 점포에서 고객을 공유하는 전문점 아이템을 복합적으로 취급,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살리는 복합형 아이템도 활성화하고 있다. 퓨전 포장마차 ‘피쉬앤그릴’(www.richfood.net)은 일본식 수제어묵 ‘가마보코(오뎅류)’와 한식, 일식, 중식 등 세계 각국의 조리 방법을 응용한 퓨전 꼬치요리를 함께 제공해 사계절 고른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인테리어도 원목 위주로 옛 포장마차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지저분하지 않고 깨끗하게 꾸며 신세대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다. 오뎅과 꼬치 외에도 다양한 퓨전 안주가 40여 가지에 달하고, 본사에서는 분기별로 계속 새로운 메뉴를 개발 공급해 자주 찾는 고객들도 식상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다.

서울 망원동에서 ‘피쉬앤그릴’(www.richfood.net)을 운영 중인 김형준(26)씨는 요즘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여의치 않아 부모님께 자금을 빌려 점포를 열었는데 한 달 매출이 2,500만원을 넘는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가장 잘 나가는 안주메뉴는 역시 모듬오뎅과 모듬꼬치. 인근 오뎅바가 여름에는 손님이 들지 않아 한숨을 쉴 때도 그의 점포에는 편안한 분위기와 맛깔스런 안주에 끌린 단골손님들이 가득했다. 월 평균 매출은 2,200~2,500만원 사이를 오가고, 순이익은 700~800만원 선이다.‘장비 왕냉면 왕설렁탕’(www.jangbee.co.kr)은 상호 그대로 냉면과 설렁탕을 함께 판매하는 복합 음식점이다.

냉면과 설렁탕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즐겨먹는 메뉴여서 수요가 충분한데다가, 여름에는 냉면, 겨울에는 설렁탕으로 특화시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냉면과 설렁탕 앞에 붙은 ‘왕’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양이 많은 것도 특징. 세숫대야만한 그릇에 냉면과 설렁탕을 담아주는데, 값은 냉면이 4,000원, 설렁탕이 5,000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추가 사리는 무료여서 성인의 한 끼 식사로 충분할 만큼 푸짐하다. 본사에서 맛의 노하우인 육수와 면발을 100% 공급하기 때문에 조리 경험이 없는 초보 창업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복합화를 하면 시너지 효과를 살려 매출 상승을 꾀할 수 있지만,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되기도 한다.

가장 주의할 점은 복합 아이템의 선정이다. 궁합이 맞는 아이템의 결합은 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오히려 점포 색을 흐려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므로 주 소비자층의 특징과 선호도를 정확히 분석한 후 결합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는 것이 필수다. 더불어 각각의 아이템 수준을 전문점만큼 높여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복합화로 창업비용이 대폭 증가하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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