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이사회를 접수하라"
기사입력 2009-03-09 11:37 이은정 mybang21@asiae.co.kr
최근 경제 위기상황 빌미 잇달아 이사 선임
농심·한화 등 일선 복귀.. 독단경영 우려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세계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오너(owner)들이 잇따라 이사회 복귀를 선언하고 나섰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최근 위기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목적에서다.
하지만 오너가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갖고 있는 이사회를 지배할 경우 자칫 독단적으로 기업 경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6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농심그룹의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신춘호 회장과 아들인 동원ㆍ동윤ㆍ동익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신 회장과 장남인 신동원 농심홀딩스 부회장은 임기 만료로 재선임되는 것이며 차남인 신동윤 율촌화학 사장과 삼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새롭게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로써 농심홀딩스 이사회 정원 7명 중 과반 이상인 4명이 오너 일가로 채워지게 됐다. 농심 그룹을 움직이는 회사인 농심홀딩스 이사회를 오너 일가가 완전히 장악한 셈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던 농심그룹 계열사들의 체질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농심홀딩스 관계자는 "오너가 경영방향을 생각한 끝에 내린 결정으로 안다"며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오너 경영의 힘'으로 불황을 돌파하려는 목적에서 결정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올해 한화석유화학 신임이사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과거 폭력 사건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으며 계열사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한화를 비롯, 한화건설, 한화L&C, 한화테크엠 등의 주주총회에서 해당 회사 등기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했고 이번에 그룹의 주요 자금줄인 한화석화에 복귀, 지배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다.
한화석화가 최근 한화리조트 및 한화L&C 유상증자에 각각 400억원, 600억원 규모로 참여키로 결정한 것도 김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증권가에서 한화석화의 그룹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태양광사업 진출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 사업과 관련해 한화석화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김 회장의 한화석화 경영 참여는 책임경영을 강화 차원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동생 최재원 SK가스 부회장도 5년여 만에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다. 최 부회장은 오는 13일 그룹 지주회사 SK㈜와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주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1999년 SK텔레콤에 전무로 입사한 최 부회장은 지난 2004년 SK글로벌 사태 후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맞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밖에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대우건설과 금호산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이사 재선임 절차를 밟고 있으며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 후보 명단에 다시 올랐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환경들 이 조성되고 있고 총수의 경영 활동 강화가 오히려 필요한 것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오너의 복귀를 비판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주주들로부터 회사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위임받은 이사회가 오너경여의 그늘에 가려 제 역할을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거수기 논란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오너에게 '고언'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오너의 독재 경영을 견재할 방법이 없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그동안 재벌 총수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변화가 있었지만 실제 총수들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1인 지배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농심·한화 등 일선 복귀.. 독단경영 우려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세계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오너(owner)들이 잇따라 이사회 복귀를 선언하고 나섰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최근 위기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목적에서다.
하지만 오너가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갖고 있는 이사회를 지배할 경우 자칫 독단적으로 기업 경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6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농심그룹의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신춘호 회장과 아들인 동원ㆍ동윤ㆍ동익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신 회장과 장남인 신동원 농심홀딩스 부회장은 임기 만료로 재선임되는 것이며 차남인 신동윤 율촌화학 사장과 삼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새롭게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로써 농심홀딩스 이사회 정원 7명 중 과반 이상인 4명이 오너 일가로 채워지게 됐다. 농심 그룹을 움직이는 회사인 농심홀딩스 이사회를 오너 일가가 완전히 장악한 셈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던 농심그룹 계열사들의 체질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농심홀딩스 관계자는 "오너가 경영방향을 생각한 끝에 내린 결정으로 안다"며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오너 경영의 힘'으로 불황을 돌파하려는 목적에서 결정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올해 한화석유화학 신임이사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과거 폭력 사건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으며 계열사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한화를 비롯, 한화건설, 한화L&C, 한화테크엠 등의 주주총회에서 해당 회사 등기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했고 이번에 그룹의 주요 자금줄인 한화석화에 복귀, 지배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다.
한화석화가 최근 한화리조트 및 한화L&C 유상증자에 각각 400억원, 600억원 규모로 참여키로 결정한 것도 김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증권가에서 한화석화의 그룹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태양광사업 진출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 사업과 관련해 한화석화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김 회장의 한화석화 경영 참여는 책임경영을 강화 차원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동생 최재원 SK가스 부회장도 5년여 만에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다. 최 부회장은 오는 13일 그룹 지주회사 SK㈜와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주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1999년 SK텔레콤에 전무로 입사한 최 부회장은 지난 2004년 SK글로벌 사태 후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맞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밖에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대우건설과 금호산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이사 재선임 절차를 밟고 있으며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 후보 명단에 다시 올랐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환경들 이 조성되고 있고 총수의 경영 활동 강화가 오히려 필요한 것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오너의 복귀를 비판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주주들로부터 회사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위임받은 이사회가 오너경여의 그늘에 가려 제 역할을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거수기 논란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오너에게 '고언'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오너의 독재 경영을 견재할 방법이 없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그동안 재벌 총수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변화가 있었지만 실제 총수들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1인 지배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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