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2007 올해의 10대 뉴스

곡산 2008. 1. 1. 11:03
2007 올해의 10대 뉴스
한·미 FTA 타결 이어 애그플레이션 충격파


1. ‘산업진흥법’ 통과…농림부 식품 전담 부처로

농림부는 그동안 숙원사업이었던 식품산업 육성을 전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농림부가 발의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 ‘식품산업진흥법’ 등이 17대 국회에서 통과됨으로써 식품산업의 육성·진흥을 전담하는 부처로 자리 잡은 것. 국민에게 양질의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던 농림부의 의지가 마침내 결실을 맺은 셈이다.

이번 법 제정으로 ‘식품’과 ‘식품산업’의 정의가 명문화 되고, 농산물 가공산업을 포함한 식품산업 진흥 규정도 마련된다. 식품과 농산물의 품질규격 기준 및 식품관련 인증제 도입도 가시화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식품산업 육성의 효율화를 위해 농산물유통국을 ‘농산물유통식품산업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식품진흥과를 신설하는 등 내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농림부는 이번 조치를 필두로 일단 식품산업 부문에 대해 업무영역을 확대하면서 향후 농림부를 ‘농림식품부’로 바꾸는 정부조직법 개편에 힘을 실어나갈 계획이다.

2. 민관 협력 식품·건식정책 수립체제 구축

식품안전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정부 혼자만의 힘으로는 한계성을 드러내자 관련업계 학계 소비자 연구기관이 공조체제를 갖추고 함께 해결해나가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지난 8월 식약청은 건강기능식품 제도 및 유통구조의 선진화를 위해 관련업계와 함께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방안을 발굴, 추진한다는 목표아래 보건복지부, 식약청, 건강기능식품 협회, 학계, 소비자단체 및 산업체 임원 17명으로 구성된 ‘건강기능식품 발전협의회’를 발족, 건강기능식품의 유통 구조와 허위 광고 등 전반적인 문제점과 개선과제 발굴, 심의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스스로 나서서 ‘건기식 발전을 위한 실천결의’와 함께 ‘건강기능식품 미래포럼’을 발족했다. 미래포럼은 향후 분기별 2~4회 정기포럼을 통해 △건기식의 올바른 이론정립과 체계마련 △건기식 과학화를 위한 연구 조사활동 △산업경쟁력 강화 및 지원전략 수립 △법률 및 관련제도 선진화 정책방안 제시 △소비자의 건강주권에 대한 정책연구와 교육, 홍보 등을 주요 사업과제로 선정, 발전방안을 다각도로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이어 식약청은 민관의 책임자급이 참여해 식품안전관리 정책을 보다 능동적으로 수립 운영하기 위한 ‘식품발전협의체’를 발족, 식품위생법이나 식약청 고시의 기본 방향에 대해 토의하고, 제도 적용시 발생 가능한 오류나 문제점을 논의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그동안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돼 온 식품의 시장현황이나 유통, 각종 통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합리적인 제도 시행에 필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3. 트랜스지방 등 유해물질 전면표기로 귀결

올해에는 그 어느 해 보다도 식품첨가물 및 원재료에 유해 논란으로 인한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았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트랜스지방 논란에 이어 유아식 사카자기균 및 유기농이유식 GMO 검출, 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 아질산염 검출, MSG 화학조미료 첨가 논란에서 농약 녹차 검출 파동까지 식품안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유해물질관리단을 중심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문제들에 적극 대처하는 안심행정으로 국민의 신뢰도 제고에 나섰다. 특히 2006년 4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열린포럼’은 관심도가 높은 식품안전 이슈를 선정해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가며 식품안전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식품업계에는 당류나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 함량까지 낱낱이 전면에 표시함으로써 제품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솔직 마케팅’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이 한창이다.

외식업계도 조리과정을 볼 수 있는 ‘오픈 키친’을 확대해 조리원에게는 위생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소비자에게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4. 건식공전 개정…영양소 기준치도 개편

심각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관련법 제개정 작업이 활발했다.

건강기능식품 공전이 기능성원료를 중심으로 바뀌는 일대 ‘개혁’이 단행된 이후에도 △제조일자, 유통기한 등을 주 표시면에 표시하고, 표시 활자크기 상향 조정 △제품명, 유통기한 등 표시사항을 점자로 병행 표시 가능 등 주요 표시기준도 개정됐다. 또 △영양소 기준치를 나트륨은 3500mg에서 2000mg으로 낮춘 반면 비타민C는 55mg에서 100mg으로 높였고, △건강기능식품의 영업허가·신고, 품목신고 사항에 대해 관청에서 변경허가·신고 수리한 경우에는 변경된 표시사항을 인쇄·기재된 라벨로 해당 부분만 변경처리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주원료의 함량을 표시하는 경우 기능성분 명칭과 함량을 함께 표시토록 해 소비자에게 주원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5. RFID 기반 이력추적관리 시범사업 완료

농장에서 식탁까지 유통되는 식품에 대한 이력정보를 휴대폰 등의 기기를 통해 소비자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식품이력추적관리 시스템(RFID)’의 제도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한국식품공업협회는 지난 5월부터 7개월간 식품안전정보관리센터를 운영해 소비자가 휴대폰을 통해 식품이력정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부기관에서는 위해식품의 회수율에 대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제공해 식품산업에 피해 확산을 방지하는 ‘안전안심 u-먹거리 구축’을 시범사업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오는 2012년가지 총 148억원을 들여 식품이력추적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아래 식품위생법 개정을 통해 식품이력추적제도의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식품분야 정보화 전략 계획(ISP) 로드 맵에 따라 내년부터 유아식 등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될 경우 식품안전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원인규명과 확산 방지, 회수 등의 조치를 통해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연간 1조2000억원 규모의 반품 및 폐기로 인한 국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FTA 체제하에서 국내 식품의 해외시장 교두보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RFID/USN협회는 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RFID 시스템 구축의 현장 노하우가 풍부한 국내 산학연의 최고 전문가들로 RFID전문협의회를 구성, RFID시스템 구축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6. 농산물 가격 급등…저물가 시대 끝나가나

국제적으로 농산물가격 급등바람이 거세지면서 국내 식품업계도 가격인상 바람이 불었다. 특히 생필품인 라면을 비롯해 비스킷과 스낵 등 과자류의 원재료로 쓰이는 밀 가격 상승은 식품업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여기에 콩과 사탕수수, 귀리 등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2005년 이후 이들 농산물의 가격상승률이 75%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농업과 인플레이션을 합성한 ‘애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을 혼합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특히 미국의 경기퇴조와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골디락스(고성장-저물가)시대가 마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어 애그플레이션이 전 세계 시장에 불어 닥친다는 예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예측은 앞으로 이 같은 농산물가격 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져 업계와 소비자에게 적잖은 부담을 준다. 특히 이달 말부터 빵, 과자, 라면, 국수, 아이스크림 등 식료품의 가격 인상전망이 가시화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7. 미국산 가공식품 국산과 본격 경쟁 예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4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지난 4월 극적으로 타결돼 앞으로 우리나라 식음료품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가공식품의 경우 수입제품의 관세 완화로 국산 제품과의 가격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는 한편 원료 면에서는 수입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국내 가공식품업체의 원가가 상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FTA타결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품목으로는 라면, 채소주스, 대두유 등이, 중립적 영향을 받을 품목은 제분, 제당, 생선묵, 게맛살이 꼽혔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품목으로는 유가공, 육가공, 알코올음료, 파이와 케이크, 비스킷, 쿠킷, 크래커 등으로 품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양적으로 볼 때 FTA타결이 가공식품업종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시지 수입량 5392톤 중 미국 비중이 93%에 달하는 육가공품의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한ㆍ미FTA는 완성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다. 양국 모두 대통령 선거 바람에 묻혀 의회 비준이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9월7일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대선 결과에 따라 향배가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4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3년 5개월 만에 재개됐다. 그러나 9월에만 3차례 검역과정에서 갈비뼈(통뼈)가 발견됐고, 10월 5일에는 부산항에 도착한 미국산 쇠고기 18.5t(618상자) 가운데 1상자(30.3kg) 속에서 등뼈가 다시 나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미국 육류업계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실태조사를 요청하는 등 쇠고기 검역과 관련된 한미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8. 이마트 PL강화 식품업계와 갈등 고조

국내 최대규모의 할인점 신세계 이마트가 상품운영 전략을 기존 NB(Natinal Band, 제조회사 브랜드) 중심에서 PL(Private Label, 자사 브랜드) 중심으로 변경하면서 식품제조업체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마트는 2010년까지 매출의 23%를 PL제품으로 올린다는 전략아래 지난 10월 위탁생산한 라면 등의 제품에 자체상표(PL)를 붙여 동급의 제조업체 브랜드(NB)보다 20∼40% 싸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대형 유통점이 ‘소비자를 위한 가격혁명’이란 명분으로 저가의 PL제품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제조업체의 원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뿐 산업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식품공업협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해 공정 거래 조건을 명문화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는 강력히 제재하는 등의 획기적인 조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통업체와 납품업체의 상호 발전을 위해 입점 제한 등 불공정 거래를 효율적으로 단속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 방안도 제안했다.

9. 우유수급 관리제 개선 원점서 맴돌아

정부가 우유수급 관리제도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이해 주체 간 한 치 양보 없는 입장 차이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원점에서 맴돌아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농림부는 우유수급 관리제도 개선을 위해 △전국단위연합쿼터제 실시 △낙농위원회 설치운영 △가공원료유 지원 △가격산정체계 및 유대 정산주기 개선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와 생산·집유주체 간 개선안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부의 고민이 커졌다.

농가는 새로운 제도가 우유 감축과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향을, 유업체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전국단위 쿼터제에 대한 의지가 불확실하다는 것에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진흥회 농가의 직결전환이 선결조건으로 이뤄지면, 단기적으로 중간단계인 연합쿼터로 가면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를 위해 농가와 유업체는 신뢰와 양보를 바탕으로 상생을 위한 시장개혁에 솔선하는 자세를 견지해 줄 것으로 촉구하고 있다.

10. 음료제품도 무균 생산시대 개막

산도가 낮아 유통과정에서 변질되기 쉬운 음료들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활발한 가운데 효성이 국내 최초로 PET 무균충전 시스템이 구비된 아셉시스 공장을 준공하고 롯데칠성 등이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음료 무균생산 시대가 열렸다.

국내 최대 페트병 제조업체 효성은 지난 9월 충북 광혜원공장에서 아셉시스 공장 준공식을 갖고 혼합차 등 곡물 음료의 본격적인 무균생산 체제에 들어갔다. 효성의 무균 충전 설비는 무균 상태에서 페트병에 음료를 채워 넣는 시스템으로 혼합차, 곡물음료, 우유함유 음료 등 산도가 낮아 유통과정에서 변질되기 쉬운 음료의 충전을 한층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친환경 첨단 설비다.

롯데칠성은 국내 최초로 ‘오늘의 차’와 ‘롯데 옥수수수염차’, ‘칸타타’ 등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제품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군에 어셉틱 페트를 도입해 치열한 음료시장에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효성 광혜원 공장의 아셉시스 설비는 현재 롯데칠성의 ‘오늘의 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남양유업, 매일유업, 웅진식품 등의 제품생산에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무균 음료제품 생산이 붐을 이룰 전망이다.

정은미 기자 : indiun21@thinkfood.co.kr

장강훈 기자 : azzang@thinkfood.co.kr

한수경 기자 : asdf@thinkfoo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