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미래유통의 표준" 신세계 이마트

곡산 2007. 11. 28. 12:08
(명품을 찾아서)⑩"미래유통의 표준" 신세계 이마트
테마별 전문매장에 6만개 상품 취급
한국형 이은 지속적인 진화의 결과물
중국 시장 공략에도 박차
입력 : 2007.11.21 11:05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명품'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고객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하려면 괜찮은 품질과 적당한 가격만으로는 부족하다. '쓸만한' 제품들은 얼마든지 널려있기 때문이다.
 
명품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 있다.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얽힌 배경과 스토리를 사면서 자신도 그 속의 일원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기업은 명품을 만들려고 애를 쓰며 명품은 다시 그 기업을 돋보이게 한다.  
 
이데일리는 우리 기업들이 정성을 쏟아 만든 대한민국 대표명품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대표상품들의 위상과 현주소를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더 많은 명품탄생을 희망한다. (편집자주)
 
 
"월마트, 노키아, 네슬레, 구글의 공통점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 1위 매출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동시에 똑같은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참패했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굴욕을 경험한 것은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 Stores Inc.)다.

국내 유통시장에 뛰어든 지난 98년 당시 월마트의 순매출액은 무려 165조원(1180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93년 국내 최초의 할인점 이마트를 열었던 신세계의 매출액은 1조8000억원. 100분의 1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8년 뒤인 지난해 5월. 월마트는 국내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게 된다. 아울러 매장을 통째로 신세계에 팔아 넘겼다(사진). 50년 전통 유통 골리앗이 신출내기 토종 할인점에 완패한 것이다.

"다윗이 골리앗을 눌렀다" 세계 유통시장이 일제히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그 놀라운 승리의 비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 복합형 할인점의 탄생

"원칙은 지키되, 융통성 있는 발전을 추진해왔습니다"

압도적인 국내 1위 할인점, 이마트의 성공 비결은 뭘까. 윤현동 이마트 재무담당 상무는 '최저 가격 정책'(EDLP, Every Day Low Price)이라는 '원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창의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융통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금의 이마트는 더 나은 매장을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변화의 결과물이다. 14년 짧은 역사 동안 두차례의 '대변신'을 단행했다.
 
창고형(1세대) = 지난 93년 창동에 문을 연 이마트 1호점은 '창고형'이었다. 선진국 할인점의 전형적인 형태로 조명은 어두웠고, 상품은 저가 생필품 위주였다. 높은 조립식 진열대가 빽빽히 들어섰고, 1~2만개 상품을 박스 단위로 판매했다.

한국형(2세대) = 6년 뒤인 99년. 월마트에 맞설 방안을 고심하던 이마트는 사운을 건 모험에 뛰어든다. 기존의 창고형 매장을 철저히 거부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한국형' 매장을 선보인 것. 20호점 산본점이 그 효시였다.

진열대 높이를 한국인 키에 맞게 낮추고, 매장 환경을 백화점처럼 고급스럽게 꾸몄다. 또 상품수를 3~5만개로 늘리고 낱개로 판매했다. 약국과 사진관, 푸드코트 등 편의시설도 입점했다.

변신은 기대 이상의 대성공이었다. "이마트는 다르다!" 소비자들은 이마트로 발길을 돌렸고, 새로운 매장은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복합형(3세대) = 그리고 지난 2005년 9월. 이마트는 또 한차례 과감한 변신에 나섰다. 78호점 죽전점을 통해 신개념 '복합형' 할인점을 선보인 것이다. 테마별 전문매장을 만들고, 고급 레스토랑을 입점했다. 상품수는 6만개가 넘었다. 천장을 높이고, 동선을 넓혀 쇼핑 환경을 더욱 개선했다.

월마트는 이마트의 빠른 변화와 연이은 성공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난 10월 월마트 16개 매장의 푸른색 간판은 모두 노란색으로 교체됐다.

◇ "진화는 계속된다"

매장 진화를 위한 이마트의 노력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올 3월 오픈한 105호점 자양점. '프리미엄 대형마트'를 표방하는 이 대형(1만2000m²) 매장은 기존의 복합형에서 한단계 더 발전된 형태다. 고급 와인 매장(사진)을 겸비한 고급스러운 실내 장식과 더불어 백화점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선식품 매장 진열대도 원목을 이용해 계단식으로 배열했다. 서로 다른 높이로 입체감을 주면서 쇼핑의 재미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경상 이마트 대표는 "자양점은 이마트 3세대 점포의 완성형"이라면서 "고객 편의를 위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된 점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여세를 몰아!

신세계 이마트는 최근 중국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시장을 사실상 장악(11월 현재 매장 108개, 점유율 40%)한 상황에서, 인국 13억의 거대 중국 유통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매장수는 지난 97년 2월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총 9개(상하이 7개, 톈진 2개)다. 오는 2012년까지 50여개 점포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에서와 같은 신개념 매장을 통해 대륙(大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경상 대표는 "지속적인 출점과 영업력 강화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차이나 드림'의 실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