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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햇반’ 앞에선 작아지는 이마트 ‘왕후의 밥’

곡산 2007. 11. 28. 12:02
CJ ‘햇반’ 앞에선 작아지는 이마트 ‘왕후의 밥’

저가판매‘왕후의 밥’한때 인기… 행사 끝나자 시들

이종사촌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간 밥그릇 전쟁이 이 회장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이는 CJ제일제당의 주력상품인 ‘햇반’이 이마트 PL상품인 ‘왕후의 밥’의 도전을 보기 좋게 따돌렸기 때문이다.

‘햇반’은 이재현 회장이 CJ 그룹을 대표하는 간판상품으로 육성한 분신인 반면 ‘왕후의 밥’은 이 회장의 사촌동생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이마트의 핵심 PL상품이란 점에서 이번 맞대결에 세인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AC닐슨 조사 결과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지난 9월 즉석밥 시장점유율 70%를 돌파한 데 이어 10월에도 72.5%를 기록했다. 더욱이 맨밥의 경우엔 시장점유율이 74.1%까지 상승했다. ‘햇반’이 3년 내 최고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즉석밥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굳혔다는 것.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이마트의 PL상품인 ‘왕후의 밥’ 등장 직후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이마트 내 즉석밥 점유율은 30%로 하락했고, 고매출 순위에선 3위까지 밀려났다. 삼성家의 형제기업인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즉석밥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판매실적과 영업활동, 상품 품질 등을 놓고 신경전까지 벌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햇반’이 ‘왕후의 밥’에 판정승한 것은 ‘햇반’의 취급상품이 다양한 데다 기존 제품에 입맛이 길들여진 싱글족 마니아들이 이마트의 저가 행사 이후 다시 ‘햇반’ 쪽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CJ제일제당은 이에 대해 “이마트의 PL 상품인 왕후의 밥이 시판된 지난 10월엔 햇반 판매가 전달보다 오히려 1.1%포인트 상승했다”며 “거대한 유통조직을 앞세운 왕후의 밥도 1등 브랜드 햇반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햇반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6.8% 많은 780억원으로 잡았다. 업계는 즉석밥시장이 올핸 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농심, 오뚜기, 동원F&B 등 식품 4사가 즉석밥 시장을 놓고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가 PL상품(왕후의 밥)으로 도전장을 던졌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