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크랩] 중국과의 협력 어떻게 해야 하나

곡산 2007. 3. 13. 00:13

협력(協力)이란 법적용어는 없습니다.

특화분업(特化分業))이라던지,합작(合作)이라던지 뭐 그런 용어와 비슷하겠습니다.

합작은 합자보다 더 넒고 광범위한 형태를 말합니다.

 

합작이라 하니 생각나는 애피소드가 있습니다.

92년 처음 중국에 와서 통역을 면접보는데, 꽤 괜찮은 친구가 찾아왔네요.

한눈에 또릿또릿하고,심성도 밝아보였습니다.

며칠후 합격통지를 하고, 최종 근무조건을 조율하기위해 불렀는데..

열심히 일 하겠노라고, 악수를 청하며 하는 말.

"사장님! 앞으로 우리 서로 합작 잘 합시다요"

헉~

 

그말을 또 통역하자면.."앞으로 뜻 맞춰서 열심히 하겠습니다."가 맞겠습니다.

요즘은 이런 용어를 쓰는 사람이 없지요? 동북에선 예전엔 그런 용어를 사용했나 봅니다.

곰씹어보면 완전히 틀린말도 아닙니다.

경영자와 근로자는 서로간 합작관계가 맞습니다.

괜한 우리식 감성으로 헉~이라 했군요....이 대목에서 위에 헉~은 취소.ㅎㅎ

 

중국진출 방식은 독자라던지 합자라던지 여하튼 국내자산을 움직여서 해외로 이동한것입니다.

반동아리던, 전부던 내 소유를 갖는다는 말이겠지요.

남의 나라에서 내 소유를 갖는다는 것은 정말 가슴 뿌듯하고 신나는 일 일겁니다.

 

그런데,이제 갓 자본주의 소유제도에 들어온 중국에선 좀 달리 생각해야 하는 면이 있습니다.

즉, 완전한 내 소유라고 하기엔 그 환경이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이민자를 받지않고, 그린카드제도도 미흡한 중국에선 말입니다.

그냥 10년사업권,20년사업권을 중국땅에서 영위할 허가를 받았다고 보는게 맞겠지요.

 

일본의 중소제조업체의 중국진출은 미미합니다.

중견내지는 대기업위주로 이루어져있지요.

80년대 중반까지는 일본기업진출이 우리를 능가했습니다.

그러다가 80년대 말부터 철수하기 시작했다가 90년대 중반 또 진출러시를 이루었습니다.

00년대초엔 또 본국으로 U-턴 하는 기업이 많아져갑니다.

참 신출귀몰하지요.그리 쉽게 왔다갔다 하는걸 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럼 일본 중소기업은 중국진출은 안 하느냐?

일본이 불황기인 90년대 중반에 많은 중소기업이 진출을 했습니다.

단지 진출방식이 우리와는 틀렸습니다.

우리는 독자.합자형태로 진출을 했으나.

그들은 중일 협력형태로의 진출을 택했습니다.

 

즉.본국의 제품중 중국과 경쟁이 되지않는 것은

그 중고설비를 중국기업에 무상대여를 합니다.

그리곤 계약을 맻습니다.

중고설비를 대여하는 대신, 그 설비를 이용한 생산품에 대한 독점권을 갖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설비주고 오더 줄 테니 우리것만 생산해 다오~

중국기업으로 보면 꿩먹고 알먹기 이지요.

신제품하나 개발 되고, 설비 공짜로 받고, 정기적인 오더 확보하고...

 

일본기업이 어떤기업입니까. 남 좋은일만 시키게..

까다롭게 품질과 단가를 따져서 중고설비값은 물품대금에서 몇년에 걸쳐 다 뽑습니다.

그러다가 해당품목이 사양길에 접어들면 서서히 주문량이 줄다가..

종국엔 drop시킵니다.

먼지 뽀얗게 앉을 처지의 설비로 몇년을 질질 끌며 더 생산한 것입니다. 중국공장에서..

 

우리는 어떻습니까.

경영진에게 불용설비를 중국에 공짜로 주고 생산을 시키자 하면..

역적놈으로 몰립니다.

그 설비가 얼마짜리인데,회사자산을 마음대로 줘? 장부정리는 우째 할레?

그러지 말고,중국업체에 매각하고 대신 우리가 충분한 양을 주문주면 되지않느냐.

보장각서 써 줄께..그것이 윈-윈이 아니냐..

천만에, 그 설비가 얼마짜리이면, 중국인은 또 어떤사람인데.. 돈 주고 그 고물설비를 사게..

 

일본의 협력체제를 보면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습니다.

약은것은 역시 일본인 따라가기 힘듭니다.둘째 가라하면 디게 서러워 하다가 고만 삐집니다.

전통적 산업에서 일본인은 절대 직접 중국기업과 대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한국기업이나,무역상을 중간다리로 놓습니다.보험을 드는것이지요.

어렵고,돈 떼 먹히는것은 네가 하고, 우리는 원가 10% 더 들더라도 그 위험 감수 안 할레...

그래서 중국공장에 원단이나 원재료 뜯기고, 제품 불량에 클레임 맞고,

일본바이어로 부터는 대금회수도 못받고...

말마따나 열나게 고생하고,손해는 고스란히 내 손에.

 

제조업이 중국으로 투자진출하는데,

독자가 유리하다,합자가 유리하다...말도 많았는데.그것도 이때까지의 설전입니다.

이미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견제가 시작된 만큼 그 구분을 달리해 적용하지는 않겠지요.

이제는 다 무의미 합니다.

이제는 협력(cooperation)시대인 것입니다.

이것은 아웃소싱(out sourcing)하고는 좀 다릅니다.

 

그렇다고 협력을 아무나 할수있는것이 아닙니다.

저는 미국식 브로커(broker)를 높이 삽니다.우리는 협잡군으로 통하지만,

원래 브로커는 프로입니다.단순한 중개인이 아닌 제3의 당사자인것입니다.

예컨데,생산자는 돈 받고 물건 팔려고 하고

구매자는 자금이 딸려 가급적 외상으로 받기를 원한다면

이 모순된 두 팩트를 성사시키는 제3의 당사자가 진정한 브로커인것입니다.

일본인이 한국인 무역상을 통하는것은 보험을 드는 내막도 있겠으나,

중국에 대해서는 자신보다 더 프로라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중국기업과 협력하기위해선 내 스스로가 많은것을 알아야합니다.

그렇지않고 단순한 아웃소싱....

즉, 주문만 주고 완제품만 받는다는것은 단가책정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단순 무역상에 불과한 것이지요.동일제품의 중국기업과 경쟁에서 이길수가 없습니다.

 

저는 90년대 말에 공장을 옮겼습니다.(전자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저..강소성으로..

직접투자가 아니라 협력을 한 것입니다.

갖고있는 설비와 금형을 중국업체에 옮겼습니다.QC 한명만 상주시킵니다.

모든 원부자재는 우리가 다 수배해서 공급합니다.생산지도와 품질도 우리가 합니다.

단순히 공장과 근로자만 활용합니다.

전자제품의 경우 제조원가중 원자재 비율이 60~70%가 됩니다.

다시말하면 원자재 수배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필요된다고 할수가 있겠습니다.

같은 품질의 원자재를 얼마나 싸게 구매해 오느냐...

원가절감의 요체입니다.(절대 임금이 요체가 될수는 없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그 오랫동안 배운 지식이라면 문화,상관습 등 변죽만 울리는 포장이아닙니다.

중국인보다 더 내가 사용하는 원자재를 기가막히게 찾아 관리하는 노하우가 현실적 지식입니다.

원가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너무나 넓은 중국이다보니 중국인도 어지간해서는

시장조사에 허덕입니다. 우리와 같은 정보체계도 없으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신기한것은 제가 직접공장을 운영할때는 예컨데, 제조원가만 $1 하던것이..

중국공장과 협력해서 그들에게 지불하는 단가도 $1 이라는 것입니다.

수십수백이나 되는 비용항목도 없이 얼마나 간단명료한지 모르겠습니다.

공장운영하느라 신경쓸 필요없고, 관공서 직원에 시달릴 필요없고,근로자 단속할 필요없고..

매일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골머리 아플 필요없고

잡비에 시달릴필요없고.세무조사 받을 필요없고.

매년 년검받을 필요없고.홍두께처럼 불쑥 나타나는 비용도 감안할 필요도 없고...등.

그 효용성은 수도없이 많습니다.

 

저는 원자재의 확실한 지식만 확보해도..

원가절감을 위해 굳이 생산라인을 중국에 옮기지 않아도 된다고 항상 주장합니다.

중국산 원자재가 대세라면, 저렴한 자재를 수배해서 한국으로 수입하면 됩니다.

평균관세율이 8%이고,기타 비용까지 합하면 통상 10%의 경비가 더 들어갈것입니다.

다시말해 원자재에서 중국에서 생산하는것보다 10% 더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요즘 한국에선 주위의 유휴 아줌마들을 활용해 월 평균 80만원내외를 줍니다.

인건비가 문제라, 중국에서 생산하면

최소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30%절감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계상하지않고 할수도없는 원가가 있습니다.보이지가 않지요.

생산성이 한국의 70~80%/ 중국공장 관리상 자재 loss율 5~10%/ 불량율 약 10%/

등등...다 놓고 함 따져봅시다. 중국에서 약 30%절감해도 절가된게 아닙니다.

또 보이지않는 바이어의 품질불신 점수.

뜻데로 안 먹히는 기업환경에,속 터지는 건강악화 점수.

 

중국에 대한 노하우는 법적,문화,관습 등이 제조업에 미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자기분야에 관한 한 법규범.정책.문화 등은 일년만 디립다 뛰어다니면 도사가 됩니다.

진정하고 현실적인 노하우는 원자재를 중국인보다 더 싸고 좋은것을 찾느냐 등.

제조원가를 어떻게 하면 중국기업보다 낮추느냐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의 숙제인것입니다.

 

이제 2차산업인 제조업의 진출러쉬 시대는 끝났습니다.

자산을 옮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경쟁이 되지않습니다.

중국정부도 환영하지 않습니다.

얼마전 발표된 단순임가공 통제 정책이 이를 미리 뀌뜸해 준 것입니다.

 

외국인으로서의 중국투자는 이제 지식

서비스 산업의 진출기로 들어섰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조업은 중국내수를 목적으로 하거나, 3차 첨단제품 정도가 가능하겠습니다.

전통적 투자형태를 유지 할수밖에 없는 기업은

강소성,절강성,사천성 등 내륙으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아직 그곳은 개방도시의 90년대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의 제조업.

이제 협력의 시대입니다.굳이 내 자산을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본 바,느끼고 경험한 바이므로, 다른품목에선 또 모르겠습니다.

중국으로 진출할려는 기업의 원인은 천태만상이므로

모든 품목과 환경에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인 중국경영방식의 변화라 할 수있겠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이제 대박은 없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격렬한 투쟁만 있습니다.

기업은 생명체입니다.

카멜리온같이 환경변화에 적응하라

하지만 그것도 경쟁력을 갖고 살아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중국사업의 요체....가늘고 길게 살아야 합니다.

기회는 그런 준비되고 살아있는 자에게 오는것이 아닐까요.

 

출처 : 중국통

출처 : 송소평중국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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