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컬리, 강남역에 첫 매장…온라인 고객 직접 만난다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곡산 2026. 8. 5. 07:49

컬리, 강남역에 첫 매장…온라인 고객 직접 만난다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권용훈입력 2026. 8. 5. 06:02
강남역 일대 상설 매장 출점 추진
상품 판매 넘어 식문화·뷰티 체험
방문 고객 앱 가입·재구매까지 연결
사진=컬리 제공

온라인 장보기 시장을 개척한 컬리가 서울 강남역 일대에 첫 상설 오프라인 매장을 낸다. 상품을 쌓아두고 판매하는 슈퍼마켓이 아니라 컬리가 선별한 식품과 뷰티 상품을 직접 경험한 뒤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체험형 매장이다. 온라인에서 확보한 충성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불러들이고 신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강남역 인근 건물에 오프라인 매장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강남역 인근 건물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해당 공간에서는 기존 임차인이 영업하고 있어 구체적인 개점 시기와 매장 구성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임차인이 퇴점한 뒤 내부 공사와 상품 구성을 거쳐 이르면 올 하반기 중 매장을 선보일 전망이다.

컬리가 상시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은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성수동에서 운영한 체험 공간 ‘오프컬리’와 컬리푸드페스타 등 한시적인 행사를 열었지만, 자체 매장을 지속해서 운영한 적은 없다. 컬리는 올해 들어 서울 강남과 성수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후보지를 검토해왔다.

강남역은 직장인과 20~40대 소비자의 유동 인구가 많고, 식품·뷰티 소비력이 높은 상권이다. 컬리가 운영 중인 마켓컬리와 뷰티컬리의 주요 고객층과도 겹친다. 임대료 부담은 크지만 첫 매장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소비자 반응을 시험하기에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컬리 연도별 경영 실적. 사진=컬리 제공

  매장 방문객 다시 앱으로

컬리가 구상하는 매장은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처럼 많은 상품을 한곳에서 판매하는 공간과는 거리가 있다. 온라인에서 쌓아온 상품 선별 역량을 바탕으로 식품과 뷰티 상품을 직접 체험하게 하고, 컬리가 제안하는 취향과 식문화를 보여주는 ‘프리미엄 큐레이션 매장’에 가깝다. 상품 판매 자체보다 브랜드와 콘텐츠를 통해 방문 경험을 만들고 이를 앱 구매와 재방문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컬리는 최근 오프라인 스토어 영업기획과 마케팅기획 담당자를 채용하고 있다. 상품과 고객 동선, 콘텐츠, 서비스를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하고 매장 개점 캠페인과 시즌별 프로모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등을 담당하는 인력이다. 단순한 점포 운영이 아니라 별도의 공간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컬리가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은 오프라인 방문객을 온라인 고객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매장에서 QR코드와 쿠폰, 앱 푸시 등을 활용해 앱 설치와 로그인, 회원 인증을 유도하고 앱 전환율과 구매 전환율, 재방문율을 측정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맛보거나 사용해본 고객이 이후 컬리 앱에서 같은 상품을 반복 구매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매장에서 모든 상품을 직접 판매하기보다 온라인에서 잘 팔리는 신선식품과 간편식, 베이커리, 자체브랜드(PB) 상품 등을 선별해 보여주고 전체 구매는 앱으로 연결할 가능성이 크다.

'신선식품' 이커머스 약점도 보완

신선식품 이커머스의 약점도 보완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과일의 당도나 빵의 식감, 화장품의 향과 발림성 등을 구매 전에 확인하기 어렵다.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보고 경험하게 해 온라인 구매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컬리가 오프라인 사업에 나선 배경에는 온라인 유통시장의 경쟁 심화도 있다. 쿠팡과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이 배송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상품 선별 능력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면 올리브영과 다이소, 무신사 등은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 체험과 앱 유입을 늘리는 거점으로 활용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컬리는 우선 강남역 매장의 운영 성과를 살펴본 뒤 추가 출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대형마트처럼 점포 수를 빠르게 늘리기보다는 대표 상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는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며 “오프라인 매출보다 방문 고객을 얼마나 앱 회원과 반복 구매자로 전환하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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