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7.08 14:00
기술이전 10건·가공식품 15종 출시…메디푸드·고령친화식품 시장 공략 본격화
예로부터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며 밥상에 올랐던 오곡밥과 팥죽 등 전통 잡곡이 현대 만성질환 시대를 겨냥한 기능성 식품소재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동의보감'에 약곡(藥穀)으로 기록된 국산 잡곡의 건강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항당뇨·항고혈압 효과를 극대화하는 '황금 혼합비율'을 개발해 특허 등록까지 마치면서 메디푸드와 고령친화식품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진청은 '동의보감'에 기록된 국산 잡곡의 건강 가치를 현대 과학으로 규명하고, 항당뇨와 항고혈압 효과를 높이는 최적의 혼합비율을 개발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특수의료용도식품(메디푸드)과 고령친화식품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국산 잡곡의 기능성과 산업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은 2019년부터 공동연구를 통해 기능성이 우수한 국내 잡곡 품종을 선발하고, 생리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혼합비율을 설정하는 연구를 추진해 왔다.
연구 결과 귀리 '대양', 손가락조 '핑거1호', 수수 '소담찰', 팥 '아라리', 기장 '금실찰' 등이 항당뇨·항고혈압 효과가 뛰어난 품종으로 선정됐다.
특히 이들 품종을 최적 비율로 혼합한 잡곡을 동물실험에 적용한 결과 공복혈당이 22% 감소하고 수축기 혈압은 20% 낮아지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전통 잡곡이 단순한 건강식품을 넘어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기능성 식품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을 입증한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 성과는 산업화로도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관련 기술 10건이 기업에 이전됐으며 이를 활용한 특수의료용도식품(음료), 고령친화식품(냉동밥)을 비롯해 혼합곡, 선식, 죽, 과자, 떡 등 모두 15종의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실시한 2023년 경제성 분석에서는 이번 기술 개발과 보급으로 91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47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기술을 이전받은 한 기업은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간편식을 개발한 또 다른 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망 진출을 추진하는 등 사업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농진청은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국산 잡곡의 안정적인 생산과 소비 확대를 위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홍성의 팥, 강진의 귀리 등 지역별 계약재배 생산단지를 확대하는 한편, 작목별 적합 재배지역을 발굴하기 위한 현장 실증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상웰라이프(2025년), 쿠첸·농협양곡(2025년), 롯데마트·청그루(2026년) 등 주요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산 잡곡을 활용한 프리미엄 가공식품 개발과 소비시장 확대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앞으로는 다양한 기능성 가공식품 개발과 함께 원료 품질관리 기술을 지원해 국산 잡곡 기반 프리미엄 제품의 시장 안착과 소비 확대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김병석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국산 혼합잡곡과 기능성분 고함유 팥순 등 다양한 식량작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을 확대해 건강식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소비자와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종자에서 식탁까지 이어지는 생산·가공·유통·소비 전 주기 협력체계를 강화해 국산 식량작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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