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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먹긴 부담, 끓이긴 번거롭다”…초복 보양식 HMR로 몰린다

곡산 2026. 7. 9. 08:03

“사 먹긴 부담, 끓이긴 번거롭다”…초복 보양식 HMR로 몰린다

외식 삼계탕 1만8000원 넘어…전통시장 재료비 1인분 8800원 수준
CJ제일제당·농협목우촌·올가홀푸드·이마트 등 보양 간편식 경쟁 본격화
쌍화삼계탕·오리백숙·복날 꾸러미·홍삼 삼계탕까지 취향별 제품 확대

  • 등록2026.07.08 15:20:34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이달 15일 초복을 앞두고 직장인 조모(34)씨는 올해 복달임을 집에서 간편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조 씨는 "외식 삼계탕 한 그릇에 1만 8000원을 넘다 보니 부담스럽다"며 "그렇다고 혼자 살면서 재료를 모두 사다 끓이기도 번거로워 간편식을 알아보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외식 물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조 씨처럼 집에서 간편하게 보양식을 즐기려는 '홈보양족'이 늘고 있다. 직접 재료를 구입해 조리하거나 즉석 삼계탕·백숙 등 가정간편식(HMR)을 활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식품·유통업계도 초복 수요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전통시장에서 삼계탕 4인분 재료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총 3만5260원으로 조사됐다. 영계, 수삼, 찹쌀, 마늘, 밤, 대파, 육수용 약재 등 7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가격이다. 이를 1인분으로 환산하면 8800원 수준이다.

 

올해 삼계탕 재료비는 2022년 3만1340원과 비교하면 12.5% 올랐지만, 지난해 3만6260원보다는 2.8% 하락했다. 영계와 수삼, 밤, 대파, 육수용 약재는 지난해와 같은 가격을 유지했고, 마늘도 보합세를 보였다. 찹쌀 가격은 지난해보다 23.3% 하락해 전체 재료비 안정에 영향을 줬다.

 

반면 외식 삼계탕 가격은 여전히 소비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기준 외식 삼계탕 가격은 한 그릇에 1만8154원으로, 1년 전 1만7654원보다 2.8% 상승했다.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면서 외식 가격이 쉽게 내려가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직접 조리와 외식 사이에서 간편식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모습이다. 시중 삼계탕·백숙 간편식은 제품별로 가격 차이는 있지만 외식 삼계탕보다 낮은 가격대에 한 끼 보양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저렴한 대체재’를 넘어 국산 닭, 한방 원료, 셰프 레시피, 홍삼·전복, 가족용 꾸러미 등 차별화 요소를 앞세운 제품도 늘고 있다.

 

◇ 셰프 레시피·별미 메뉴…프리미엄 간편식 경쟁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한 제품 경쟁도 치열하다. CJ제일제당은 스타 셰프 협업 제품을 통해 여름 간편식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최강록 셰프와 개발한 ‘비비고 평양냉면’은 진하고 담백한 양지 육수가 특징이다. 일반 냉면보다 육수의 신맛을 줄이고 육향을 살렸으며, 최 셰프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오이고추 고명’을 더해 차별화했다. 오이고추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개운한 뒷맛이 육수와 어우러지도록 설계했다.

 

‘비비고 들기름막국수’는 방송에서 화제가 된 최 셰프의 발언 “나야, 들기름”을 모티프로 개발한 제품이다. 들기름, 들깨가루, 볶음 들깨를 조합한 ‘트리플 들깨 레이어’로 고소한 맛을 강조했으며, 다시마를 활용한 간장 소스로 감칠맛을 더했다.

 

윤나라 셰프와 협업한 ‘비비고 삼계탕’은 여름철 대표 보양식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국내산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육즙과 식감을 살렸으며, 윤 셰프의 비법 재료인 우엉을 넣고 고아 구수한 풍미를 높였다. 우엉은 닭 특유의 잡내를 줄이고 국물 맛을 깔끔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제품은 냉장 형태로 선보여 전문점 수준의 식감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뼈와 살코기가 쉽게 분리되도록 설계해 취식 편의성도 높였다.

 

◇ 한방 원료·오리백숙…‘제대로 된 보양’ 수요 공략

 

전통적인 보양식 풍미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위한 한방 콘셉트 제품도 눈에 띈다.

 

농협목우촌은 인삼과 대추, 당귀, 닭발 육수 등을 활용한 ‘쌍화삼계탕’을 선보이며 진한 국물 맛을 강조하고 있다. 작약, 감초 등 여러 원료를 더한 쌍화농축액을 활용해 보약을 달인 듯한 깊은 풍미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닭 대신 오리를 활용한 제품도 차별화 포인트로 부각된다. 올가홀푸드는 국산 무항생제 오리에 흑미, 흑마늘 등 원료를 더한 ‘ORGA 참 오리 영양백숙’을 내세우고 있다. 삼계탕 중심의 복날 보양식 시장에서 오리백숙, 콩물 등으로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소비자 취향도 한층 세분화되고 있다.

 

◇ 가족 단위·키즈 수요 겨냥한 꾸러미 상품도 등장

 

가족 단위 소비자를 겨냥한 세트형 제품도 등장했다. 풀무원푸드머스는 영유아와 학부모를 겨냥한 ‘복날 풀’스박스’를 선보였다. 산삼배양근과 수삼을 담은 삼계탕 제품에 두유, 주스, 김스낵, 푸딩 등 어린이용 간식을 함께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꾸러미형 제품은 단순히 한 끼 보양식을 넘어 아이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복날 식단, 선물용 구성, 어린이집·기관 급식 수요까지 겨냥한다. 복날 간편식 시장이 1인 가구뿐 아니라 가족 단위 소비자와 키즈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대형마트는 할인전 경쟁…가성비 소비자 공략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를 겨냥한 대형마트 할인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와 정관장이 협업한 ‘홍삼 전복 삼계탕’을 비롯해 삼계탕·백숙 간편식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 카드 결제, 신세계포인트 적립 등 조건부 할인 혜택을 적용해 초복 장보기 수요를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피코크 삼계탕·백숙 6종은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아워홈·목우촌·오뚜기 등 주요 식품기업의 삼계탕 간편식도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특가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외식 대신 집에서 복날 상차림을 준비하려는 소비자에게 할인 행사는 제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외식 수준을 뛰어넘는 프리미엄 원료와 셰프 레시피로 무장했다"며 "본인의 취향과 가격대를 고려해 선택하면 외식 못지않은 만족스러운 복달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