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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설탕세 추진…유럽 식품시장 ‘저당 규제’ 확산

곡산 2026. 7. 9. 08:06

독일도 설탕세 추진…유럽 식품시장 ‘저당 규제’ 확산

2028년 가당 음료에 당류 부담금 도입 검토
aT “한국 수출기업, 저당 레시피·표시 전략 필요”

  • 등록2026.07.06 10:07:16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독일 정부가 2028년부터 설탕이 첨가된 음료에 대해 ‘설탕세’ 도입을 추진하면서 유럽 식품시장의 저당·건강 중심 규제 흐름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독일은 주요 유럽 국가 가운데 설탕세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로 꼽혔지만, 이번 정책 추진을 계기로 영양·건강 기반 식품 규제 대열에 본격 합류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최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한 법안 초안을 채택하면서 설탕이 첨가된 음료에 당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해당 법안은 향후 연방의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설탕세 도입 추진은 독일 연방보건부가 추진하는 건강개혁안의 일환이다. 독일 정부는 설탕세를 통해 연간 약 4억5000만 유로의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공공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와 예방 중심 보건정책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비만과 식습관 관련 질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한 영양 정보 제공이나 기업 자율 개선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 기반의 정책 수단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과세 기준은 음료 내 당 함량에 따라 차등 적용될 전망이다. 정부 자문위원회 제안에 따르면 100ml당 당 함량이 5g 미만인 음료는 면세 대상이며, 5g 이상 8g 미만은 리터당 0.26유로, 8g 이상은 리터당 0.32유로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100ml당 약 10g 안팎의 당을 함유한 코카콜라, 환타 등 일부 탄산음료는 최고 세율 구간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과일주스와 인공 감미료를 사용한 음료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은 최종 소비자가 아닌 제조사 또는 시장 출시 주체에 부과된다. 이는 기업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당 함량을 낮추거나 저당 제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정책 설계로 해석된다. 세율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조정될 예정이다.

 

다만 독일 내에서는 설탕세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쟁도 거세다. 독일소비자연맹과 독일영양학회 등은 설탕세가 건강한 식습관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비만 등 식이 관련 질환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식품·음료업계는 가격 상승과 행정 부담, 소비자 선택권 제한 등을 우려하고 있다. Edeka 등 유통업계와 코카콜라, 펩시, 레드불 등 주요 음료기업은 설탕세 도입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통해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자율적으로 당 함량을 줄이고 있으며, 최근 수년간 약 15% 수준의 감축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추가 규제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이 설탕세 또는 유사한 당류 부담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Soft Drinks Industry Levy’는 제조사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제품의 당 함량을 낮추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설탕세가 실제 비만율 감소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부족해 장기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독일의 설탕세 도입 추진은 단순한 세금 신설을 넘어 유럽 식품시장의 제품 개발 방향이 저당·무설탕·건강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제조사 과세 구조는 음료기업의 레시피 개선을 직접 유도하는 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독일 음료업계는 저당 제품 확대, 기존 제품의 당 함량 조정, 천연 감미료 활용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음료뿐 아니라 소스, 유제품, 디저트 등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aT는 독일의 설탕세 도입 추진이 유럽 식품 규제가 안전성 중심에서 영양·건강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향후 가당 음료뿐 아니라 소스, 유제품, 디저트 등 다양한 가공식품군으로 저당 정책이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aT 관계자는 “한국 식품 수출기업은 당 함량이 높은 음료와 가공식품의 경우 유럽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약화와 유통 채널 진입 장벽 상승에 직면할 수 있다”며 “유럽 수출을 겨냥한 제품은 당 함량 관리와 저당 레시피 개발, 무설탕·저당 표시 전략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알룰로스, 스테비아 등 대체 감미료를 활용한 제품 개발과 천연 원료 기반의 건강 지향 포지셔닝은 유럽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