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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손에 떨어진 저가 커피…‘화려한 실적’ 뒤에 숨겨진 그늘

곡산 2026. 3. 12. 07:28
사모펀드 손에 떨어진 저가 커피…‘화려한 실적’ 뒤에 숨겨진 그늘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3.11 10:37

메가·컴포즈 등 주요 브랜드 매각…투자금 회수 위한 고배당 눈길
가맹점주 “광고비 전가·노동 강도 심화” 우려…상생 경영 필요성 대두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주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는 사모펀드(PEF)의 집중 표적이 됐다. 메가커피가 일반 기업과 사모펀드가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 구조로 인수된 데 이어 컴포즈커피와 올해 1월 매머드커피까지 주요 상위 브랜드 상당수가 글로벌 자본이나 사모펀드 체제로 재편됐다. 이는 커피숍 옆에 커피숍이 들어서는 ‘커피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저가 커피 브랜드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메가커피가 4000호점, 컴포즈커피가 3000호점 수준에 도달하며 맹렬하게 세를 불리자, 거대 자본이 이들의 폭발적인 수익성에 주목해 앞다퉈 뛰어든 것이다.

메가·컴포즈 등 주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사모펀드에 잇따라 매각돼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맹렬하게 세를 불리고 있다. 반면 본사의 고배당 정책과 마케팅 비용 점주 전가, 디저트 확대로 인한 노동 강도 심화 등 부작용이 속출해 상생 경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저가 커피 시장의 대형화는 2021년 메가커피가 특수목적법인(SPC)에 인수되면서 본격화됐다. 이 SPC는 식자재 유통기업 보라티알 대주주의 개인회사인 우윤파트너스(현 우윤)와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이 참여해 구성됐다. 이후 메가커피는 3년 만에 매출이 약 5.6배(879억 원→4960억 원) 급등하며 기록적인 성장을 이뤄냈고, 프리미어파트너스는 2025년경 투자 원금 대비 약 2배 수준(MOIC)의 수익을 올리며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컴포즈커피 역시 2024년 필리핀 상장사 졸리비푸즈(70%)와 계열 펀드 국내 사모펀드 엘리베이션PE 등에 지분 100%가 매각됐다. 올해 1월에는 오케스트라PE가 매머드커피의 운영사와 원두 업체 지분 100%를 약 1000억 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높여 되파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본사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으나, 과도한 배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메가커피는 2021년 당기순이익 약 337억 원 전액을 배당해 배당 성향 100%를 기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90% 안팎의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했다. 특히 2022년에는 순이익 410억 원 중 402억 원을 배당해,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보다는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업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매장 수를 늘리는 전략도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창업 비용은 가맹점주가 부담하고 본사는 운영 수수료와 유통 마진을 챙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메가커피의 가맹점 명의 변경 건수는 2020년 101곳, 2021년 115곳, 2022년 246곳, 2023년 333곳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점주들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결과라고 우려하지만, 권리금 회수나 점주의 개인 사정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수치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일부 브랜드에서는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분담시키려 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메가커피는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하며 발생한 총 광고비 60억 원 중 30억 원(50%)을 가맹점주에게 부담시키고, 매장 유리 스티커를 장당 30만 원에 판매해 매장당 월 약 12만 원의 추가 지출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컴포즈커피 역시 2023년 10주년을 앞두고 수십억 원 규모의 광고비를 점주들에게 늘려 청구해 논란이 일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단기간에 자금을 회수하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생계를 건 점주들은 본사를 믿고 계속 운영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낮은 커피 마진 대비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디저트 강화’ 전략도 현장의 고충을 더하고 있다. 최근 커피 메뉴에서 벗어나 조리가 복잡한 메뉴들이 연일 출시되면서 매장 직원들의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브랜드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주를 단순한 수익 창출 도구가 아닌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며 “이익을 적절하게 나누고 미래를 내다보는 상생 경영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