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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생산부터 폐기까지, 지속가능성을 요리하다”…자원순환의 새로운 표준 제시

곡산 2026. 1. 21. 07:43

오뚜기 “생산부터 폐기까지, 지속가능성을 요리하다”…자원순환의 새로운 표준 제시

  •  나명옥 기자
  •  승인 2026.01.20 13:42

 

물 부족 위기 대응부터 친환경 패키징 혁신까지
오뚜기의 전방위적 ‘에코(Eco) 드라이브’ 

[기획] 식품산업 자원순환 우수사례⑦ 오뚜기

자원순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다. 국내 리딩 식품업체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식품산업협회(회장 박진선)는 최근 2025 식품산업 자원순환 우수사례집을 발간했다. 이 사례집은 식품산업이 단순한 생산을 넘어 자원의 선순환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혁신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 사례집은 20개 기업의 자원순환 우수사례를 담고 있다. 이러한 우수사례가 식품산업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지속 가능한 이정표가 되길 기대하며 신년 기획으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식품산업계에도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가 되었다. 농업, 수자원, 환경 등 다양한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된 식품기업에게 기후 변화는 식량 생산 감소와 가격 상승 등의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대표 식품기업인 오뚜기가 생산 현장의 용수 관리부터 제품 포장재의 자원순환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자원 관리 전략: 한 방울의 물도 헛되이 쓰지 않는다
식품산업은 특성상 세척, 가공, 조리 등 전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한다. 오뚜기는 수자원을 보전하기 위해 단순히 물을 아끼는 차원을 넘어, 사용한 물을 다시 쓰는 ‘재생용수 확대’ 프로젝트를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데이터 기반의 위기 대응: ‘물 스트레스’ 관리
오뚜기의 수자원 관리는 철저한 데이터 분석에서 시작되었다. 세계자원연구소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통해 오뚜기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물 스트레스 지수'를 파악한 결과, 대부분의 사업장이 물 스트레스가 높은(High, 40~80%) 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이에 오뚜기는 생산 능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역 수자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깨끗하게 정화된 폐수의 일부를 활용해 폐기물 감량화 설비의 세척수로 재이용하거나, 빗물 등을 조경 용수로 활용하는 등 구체적인 자원순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장별 맞춤형 용수 재이용 시스템
오뚜기는 각 공장의 특성에 맞는 용수 재이용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포승공장: 버려지던 농축수의 재발견
포승공장에서는 정수 설비인 RO(역삼투압) 필터를 증설하는 과정에서 혁신을 꾀했다. 통상적으로 RO 필터를 거치고 남은 농축수는 버려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오뚜기는 이 농축수를 폐기하지 않고 연수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일평균 약 75톤에 달하는 상수도 투입량을 농축수 재활용 온수로 대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평택생산팀: 보일러 용수의 순환
평택생산팀은 보일러 정수 공정에서 발생하는 용수를 다른 탱크에 보관해두었다가, 건물 청소나 해동 등에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는 공정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배출수를 허투루 버리지 않고 자원으로 다시 활용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대풍공장: 폐수로 폐기물을 씻다
오뚜기의 최대 생산 기지인 대풍공장은 폐수처리장의 미생물 지배양 자동 투입장치를 설치하고, 폐수 안정적 유지를 위한 고도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깨끗하게 정화된 폐수의 일부를 다시 가져와(이송하여), 폐기물 감량화 설비의 세척수로 재이용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천만 원의 용수 비용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2023년부터는 정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수(Drain)를 조경 관수용 용수로 활용하는 등 물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상수도 사용량 감축을 위한 제도를 이해하고 선행해야 했으며, 공장의 복잡한 상수도 사용량을 산출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오뚜기 관계자는 “관련 부서와 스터디 활동을 병행하며 구체적인 감축 방안을 도출했고, 업무 추진을 위해 여러 관계부서와 긴밀히 협업했다”며, “이러한 노력 끝에 지하수 사용량을 절감하고 용수를 재이용하는 프로세스를 안착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패키징 혁신: 감량(Reduce)과 재활용(Recycle)의 조화
오뚜기는 제품 포장재 개선을 통한 자원순환 활동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불필요한 포장재의 무게를 줄이는 ‘감량화’와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를 사용하는 ‘재생원료 사용’이다.

포장재 사용량 저감: 가볍게, 더 가볍게
오뚜기는 강황, 식초, 미향, 농축 사골액 등의 제품 용기를 개선하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강황(140g): 기존 180g에 달하던 유리병 용기를 22g의 PET병으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용기 무게를 무려 87.8% 경량화했으며, 연간 약 10.0톤의 포장재 감축 효과를 거두었다.
식초, 미향(360ml): 기존 PET병의 무게를 28g에서 21g으로 줄이는 경량화를 단행했다. 25.0%의 경량화율을 달성하며 연간 3.0톤의 PET 사용을 줄였다.
농축 사골액(20kg): 업소용 대용량 제품인 농축 사골액의 용기(HDPE) 형태를 변경하고 감량하여 개당 무게를 1240g에서 985g으로 낮췄다. 이는 연간 3.9톤의 플라스틱 감축으로 이어졌다.

재생원료 사용 확대: 쓰레기를 자원으로
단순 감량을 넘어, 버려진 플라스틱을 다시 제품 용기로 사용하는 ‘순환 경제’ 모델도 적극 도입했다.
돈까스 소스(470g): 화학적 재활용 방식인 CR-PET(Chemical Recycled PET)를 98.5% 적용했다. 기존의 100% 버진(Virgin) PET 사용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16톤 감축하고, 탄소 배출량을 40% 저감하는 효과를 냈다.
선물세트 트레이: 선물세트 지지대(트레이)에 기계적 재활용 방식인 MR-PET(Mechanical Recycled PET)를 80% 적용했다. 검정 색상의 트레이에 적용된 이 기술로 연간 32.4톤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냉장스프 및 스파게티 소스: 냉장스프 등의 묶음 포장지에는 재활용 필름(MR-film) 40%를, 스파게티 소스 등의 스티커에는 재활용 PP(MR-PP) 20%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각각 연간 2.3톤과 2.6톤의 비닐 및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했다.

바이오 소재 및 재활용 용이성 개선
오뚜기는 석유 유래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해 드레싱 및 육류소스 용기에 ‘바이오페트(Bio-PET)’를 도입했다. 사탕수수 유래 원료가 30% 함유된 이 용기는 기존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약 9% 감축시키며, 연간 23.6톤의 바이오 원료 사용 효과를 낸다. 또한, 스파게티 소스와 잼 등의 유리병 제품에는 물에 잘 녹는 ‘리무버블(Removable) 점착제’ 스티커를 적용하여 소비자가 분리 배출을 쉽게 하고 재활용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미래 전략: 제품의 전 생애를 관리하는 ‘LCA’ 경영
오뚜기의 자원순환 노력은 단발성 캠페인이 아닌,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과 장기적인 목표 아래 진행되고 있다.

오뚜기는 라면 제품(진라면 등) 2개 제품에 대해 LCA(Life Cycle Assessment, 전과정 평가)를 수행하여 '물 발자국' 등을 측정하였다. LCA는 원료 채취부터 생산, 수송,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제품의 전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법이다. 오뚜기는 이를 통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소비되고 오염된 물의 총량을 파악하고, 공급사슬의 물 의존성과 식량 공급의 안정성을 추정하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오뚜기는 자원발자국, 탄소발자국, 물발자국, 오존층 영향, 산성비, 부영양화, 광화학스모그 등 7개 환경 영향 카테고리를 측정하고 있으며, 제품 LCA 인증을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다. 나아가 온실가스 Scope 3(기타 간접 배출) 배출량 최초 산정, 태양광 발전 시설 확대,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실천 업무협약 체결 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자원순환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오뚜기의 사례는 식품 기업이 환경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모델이다. 수자원이 부족한 현실을 직시하고 첨단 설비를 통해 ‘물 재이용’ 프로세스를 구축한 점, 그리고 포장재의 기획 단계부터 폐기 후 재활용까지 고려하여 혁신적인 소재 변경을 감행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오뚜기는 용수 재이용 등 자원순환 활동으로 물 사용량을 저감하고, 폐수 오염 정도를 낮추는 프로세스를 구축해 수질오염 개선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앞으로도 환경영향 평가를 품목별로 확대하여 물발자국 측정 등을 통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투입되는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하고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며, “지속 가능한 포장재 개발과 포장재의 재활용 촉진을 통해 자원순환에 기여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여정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에게 맛있는 식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그 식품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모든 과정에서 지구를 생각하는 오뚜기의 ‘진심’이 식품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