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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프랜차이즈, ‘갑질’ 꼬리표 떼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거듭날까

곡산 2026. 1. 21. 07:39

K-프랜차이즈, ‘갑질’ 꼬리표 떼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거듭날까

  •  강대일 발행인
  •  승인 2026.01.20 15:13

 

“이름만 정의로운 규제, 프랜차이즈 현장은 숨 막힌다” 
떠나는 정현식 전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의 ‘뼈 있는’ 작별 인사말

“프랜차이즈는 평범한 사람들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거대한 흐름”
산업의 진짜 얼굴 조명해 달라는 신임 나명석 회장의 포부

“욕먹는 자리, 답 없는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산업이 저를 키워줬기에, 여러분을 사랑했기에 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국회의원 여러분께 꼭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이ㆍ취임식에서 정현식 전 회장은 지난 임기를 회고하며 이같이 운을 뗐다. 단순한 작별 인사를 넘어, 고물가와 규제 속에서 신음하는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현실을 대변하는 ‘호소문’에 가까웠다.

“악법(惡法) 고쳐달라”…국회 향한 쓴소리
프랜차이즈업체 대표 등 관계자 500여 명, 수십명의 국회의원도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가장 날 선 부분은 정치권, 특히 국회를 향한 정 전 회장의 이임사 메시지였다. 그는 현장을 모르는 규제 입법이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전 회장은 국회의원들을 향해 “프랜차이즈산업을 옥죄는 법, 현장을 죽이는 법, 이름만 정의롭고 결과는 참혹한 악법을 더 이상 만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나아가 이미 만들어진 악법들을 고쳐달라고 주문하며 “우리는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버틸 수 있는 환경, 일할 수 있는 자유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프랜차이즈산업을 단순히 ‘갑과 을’의 대결 구도로만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불편한 속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 전 회장은 프랜차이즈 산업은 제조업, 서비스업, 도소매업을 아우르며 수십만 명의 자영업자와 가맹점주 가족들이 얽힌 거대한 ‘생태계’임을 강조했다.

“프랜차이즈는 사람과 사람 간 이야기”
식품ㆍ외식업계의 본질에 대한 성찰도 이어졌다. 정 전 회장은 프랜차이즈를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본부의 고민, 가맹점주의 눈물과 땀, 직원들의 불안 그리고 다시 살아보려는 의지가 담긴 사람과 사람 간의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지난 임기 동안 모든 이를 만족시키지 못해 오해를 받거나 비난을 듣기도 했다고 고백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면 함께 의지하자”는 친구 같은 협회가 되기를 바랐던 진심을 전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이ㆍ취임식. 사진=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산업은 끝나지 않았다”…새 집행부에 힘 실어
정 전 회장은 이임사를 마무리하며 나명석 신임 회장과 새로운 집행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이 자리는 혼자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회원사들이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프랜차이즈산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많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기며 단상을 내려왔다.

정 전 회장의 이번 이임사는 단순한 회고를 넘어 위기에 처한 ‘K-프랜차이즈’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절규로 들렸다. “현장을 모른 채 만든 규제가 산업 전체를 숨 막히게 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당부가 차기 국회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얼마나 무겁게 다가갈지 지켜볼 일이다.

나명석 신임 회장의 포부...K-프랜차이즈, ‘갑질’ 꼬리표 떼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거듭날까
프랜차이즈산업은 그동안 우리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면서도, 일부의 부정적인 사례들로 인해 ‘갑질’이나 ‘규제 대상’이라는 차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다.  취임식에서 마이크를 잡은 나명석 신임 회장의 목소리에는 위기감을 넘어선 비장함과 산업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담대한 포부가 담겨 있었다.

새로운 리더십이 제시한 청사진의 핵심은 ‘상생’과 ‘신뢰 회복’ 그리고 ‘글로벌 도약’으로 요약된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대목은 산업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다. 나 신임 회장은 프랜차이즈가 단순한 장사가 아니라 수많은 자영업자를 중산층으로 이끄는 ‘사회적 이동 사다리’이자, 청년과 은퇴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생활 인프라임을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의 부정적 인식을 씻어내고 산업의 순기능을 재조명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도 제시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업계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다.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윤리 교육을 이수한 본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윤리경영 인증마크’를 도입하겠다는 약속은 소비자와 가맹점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다.

더불어 가맹점주들이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프랜차이즈 공제회’ 설립 추진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월 5만원의 화재보험료조차 부담스러운 영세 가맹점주들을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각종 사고와 블랙컨슈머 대응, 심지어 본사의 경영 악화 시 안전장치 역할까지 수행하겠다는 구상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물로 보인다.

내수 시장의 포화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글로벌 진출’이 제시됐다. 협회에 ‘K-프랜차이즈 글로벌 진흥본부’를 설치, 전 세계 곳곳에 ‘K-프랜차이즈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는 꽤나 야심차다.

나 신임 회장은 K-컬처 열풍에 힘입어 2030년대에는 해외 로열티 수입으로만 연간 100조원 이상의 국부를 창출하겠다는 비전까지 제시했다.

물론 과제는 만만치 않다. 배달앱 수수료 문제, 가맹점 단체교섭권 등 산적한 현안이 첩첩산중이다.

강대일 식품저널 발행인

나 신임 회장은 이에 대해 “규제로만은 산업이 결코 건강해질 수 없다”며, “정부와 국회를 향해 과도한 규제의 폐해를 알리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강력한 정책 단체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했다.

취임사 말미, 그는 언론을 향해 “프랜차이즈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땀방울이 모여 만들어낸 거대한 흐름”이라며, 산업의 진짜 얼굴을 조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제 공은 던져졌다. ‘사랑받는 산업, 세계와 경쟁하는 산업’으로 다시 세우겠다는 그의 약속이 단순한 수사가 아닌,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