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10.27 07:56
탄소발자국·패키징·지속 가능성 등 구매 영향
원료 원산지 검증·글로벌 공시 의무, 비용 부담
국내 디지털 전환·중소 협력사 역량 강화 필요
미국·호주 등 공급망 강화에 수천억 자금 지원
식품산업협회 주최 경영포럼서 문상원 삼정 KPMG 상무 발표
기후 위기 및 국가간 전쟁 등 여파로 전 세계적인 쇄국정책이 가속화되며 각 국가별 식품 공급망이 위기를 겪고 있는데, 특히 2024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ESG 규제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입 원료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데,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해 ESG 준비가 미흡한 만큼 하루속히 식품업계가 정부와 연계해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일 한국식품산업협회 주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2025 식품산업 ESG 경영포럼’에서 문상원 삼정 KPMG 상무는 식품산업 공급망 관리를 위한 정부 지원과 기업의 대응 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문 상무는 “우리나라 식품기업들의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대응은 ‘E’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글로벌 대응이 쉽지 않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ESG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마음을 굳게 먹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상무는 글로벌 식품업계 ESG 트렌드가 5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시장·소비자 요구의 변화다. 탄소발자국, 라벨링, 무포장·리사이클 패키징, 지속가능 인증 여부를 구매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고, ESG 평판이 브랜드 신뢰도 및 매출에 직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공급망·조달 구조 변화다. 주요 원료에 대한 원산지 추적·검증이 의무화되며, 원료 단가보다 ‘추적성·인권 실사 비용’이 더 중요한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는 것.
물류·운영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cope 3 배출 관리 의무화에 따라 식품업계 내 탄소저감 물류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고 있고, 포장 규제 대응에 대한 중요성이 한층 더 강조되고 있다.
식품안전·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식품안전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투자자 신뢰·사회적 문제로 점철되고, 식품업계 내 식품안전 및 품질 관리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무·투자 측면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공시 기준 의무화 추세에 따라 식품기업도 투자자·금융기관 요구에 맞춰 ESG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ESG 리스크가 높을 경우 자본 조잘 비용 확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문 상무는 우리나라 식품기업의 ESG 경영 어려움의 원인으로 식품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꼽았다.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산업은 ESG 대응 역량이 부족하고, 관리 강화를 위한 비용 부담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 중소 협력사 중심의 다단계 구조(농가→가공업체→물류·냉장→유통)로 인해 공급망 단계가 많아 데이터 수집·표준화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아울러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ESG 데이터 표준화·포장재·탄소 인권 등에 대한 대응 역량 확보가 어렵다. 심지어 식품대기업도 ESG 관리 범위를 협력사까지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상무는 ESG 경영을 토대로 공급망 관리에 나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의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면 리콜·사고 예방 등 식품안전이 확보되고, 중소기업과 상생을 통해 국내 식품산업 생태계가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다. 또 해외 규제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고, 국가 NDC(탄소중립 목표) 및 자원순화 정책과 연계해 탄소·환경 목표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러한 변화를 조기에 인식한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식품산업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정부가 농업 추적성 시스템 개발에 1억 호주 달러(약 930억 원)를 투자해 수출시장·소비자 요구 대응·생물안전·농산물 원산지 증명 강화 등에 나서고 있고, 미국은 미국 농무부가 주 정부와 협력해 저장·가공 운송 인프라 개선 등 중간 단계 식품 공급망 회복력 강화에 2억7000만 달러(약 380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영국은 Defra(환경식품농촌부), FSA(식품기준청) 등 정부와 식품업계가 협력해 식품 시스템 데이터의 투명성 개선을 추진하고, 특히 환경 영향, 건강성, 공시, 표준화 중심 데이터 제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식품산업 공급망 관리를 위한 체계적 지원이 요구되는데, 문 상무는 △글로벌 규제 대응 △디지털 전환·데이터 인프라 지원 △식품안전·품질 인증 지원 △저탄소 물류 및 에너지 효율화 지원 △중소 협력사 역량 강화의 5대 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정부가 규제별 대응 패키지를 구성해 기업이 수출 차질없이 대응 가능하도록 보조하고, 정부 주도로 ‘스마트 공장 + 식품안전 디지털화’ 통합 지원 모델을 수립해야 하는 것은 물론 단순 개별 기업의 인증 취득 지원이 아닌 공급망 전반에 걸친 안전망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공급망 전체의 저탄소·고효율 구조 전환을 위해 ‘제정+제도+인프라’ 종합 패키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공급망 전체의 ESG 수준 향상을 목표로 협력사 비용·인력·기술 장벽 해소 중점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문 상무는 주장했다.
국내 식품기업도 글로벌 규제 대응을 위해 FSMA 204, EUDR, UFLPA 등 글로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이력추적 기반 보고 시스템을 내재화하고, 콜드체인 전 과정에서 loT 기반 에너지 최적화, 전기·수소 차량 도입 및 물류 효율화를 추진해야 한다.
또 협력사와 ESG 역량 공동 강화를 위해 공급망 전체에 공동 ESG 기준을 적용하고, 리스크 조기 경보 체계 구축 및 품질 관리 고도화를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정기 시험·모의 리콜 훈련 시행, 원산지·콜드체인 데이터 통합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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