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선옥 교수
- 승인 2025.10.20 07:45
미국·유럽 등 ‘레스토랑 등급제’ 실시…영업허가 전제 조건
해외 한식 레스토랑 고급화·대중화 동시 견인

K-레스토랑의 부상은 전 세계 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K-Food 열풍 속에서 ‘정식당(Jungsik)’과 ‘아토믹스(Atomix)’는 고급 한식의 세계화를 상징하며, ‘옥동식 돼지곰탕’, ‘소문난 기사 식당’ 등은 한국의 ‘일상적 맛’을 세련된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LA의 곱창집 ‘아가씨’와 같은 한식 펍 형태의 식당들은 현지 젊은 세대와 한류 팬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K-팝·K-드라마 등 K-컬처와 함께 한식 경험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키고 있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서도 밴쿠버의 SURA Korean Royal Cuisine과 Zoomak Korean Tavern은 고급 ‘한식당’과 고급 ‘주막’ 감성의 모던 한식 선술집 콘셉트를 제공한다. 유럽에서는 런던의 On The Bab, 파리의 신정, 마키친 등이 한식의 고급화와 대중화를 동시에 이끌고 있다. 일본의 ‘홍대포차’ 는 K-스트리트 푸드 콘셉트 매장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홍콩의 Hansik Goo, 베트남의 K-Pub, 태국과 필리핀의 Kyochon, Bonchon 등이 글로벌 K-푸드 프랜차이즈의 대표 주자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한식당들의 성공은 단순한 음식 수출을 넘어 ‘문화로서의 K-푸드’가 세계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K-푸드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제는 단순한 홍보나 수출 지원을 넘어 현지 제도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외식·급식 분야는 조리, 시설, 인력 등 세 요소가 모두 현지 보건 제도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책의 무게 중심을 현지 인증·시설 기준·인력 자격 인프라로 이동시켜야 한다.
첫째,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레스토랑 등급제(Restaurant Rating System)’가 있다. 이는 미국, 영국, 캐나다, 덴마크, 싱가포르 등에서 필수이며, 우리나라의 ‘음식점 위생 등급제’가 자율인 것과 달리 등급 획득이 영업 허가의 전제 조건이다. 미국에서는 평가 결과를 매장 입구에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하며, 등급 정보는 보건국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특히, 미국은 연방이 아닌 주(州)·시(city)별 보건국(Local Health Department)이 독립적으로 관리하며, 형식상 A·B·C 3등급 체계지만, B는 조건부 통과(Conditional Pass), C는 영업 정지 또는 재검사 대상이므로 실질적으로는 A등급을 받아야만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
둘째, 레스토랑 등급제 평가에서 기기·설비 항목이 전체 점수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 급식·외식업체가 미국에 진출하려면 조리기기와 설비 대부분이 ANSI(미국국가표준협회) 산하의 공인기관(NSF, UL, ETL 등)으로부터 위생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식 특유의 뚝배기, 돌솥, 불고기 그릴판 등은 비다공성(non-porous)·세척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일반적인 절차로는 인증을 받기 어렵다. 이 경우 현지 보건국의 개별 승인(Field Approval)이나 한국 내 시험성적서를 통한 동등성 심사를 요청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검사관의 재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까다로운 절차다.
셋째, 종사자 교육 측면에서도 국제 위생 자격증 취득이 필수적이다. 미국의 ServSafe Certificate과 영국의 Food Hygiene Certificate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는 매장당 최소 1명의 ServSafe 자격 보유자만 있으면 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한다. 이는 교대 근무와 높은 이직률, 코로나 이후 강화된 위생 기준, 그리고 ServSafe 자격이 보험료·브랜드 신뢰·소비자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ServSafe는 이제 단순한 법적 요건이 아니라, 미국 외식산업의 신뢰와 품질을 상징하는 ‘기본 자격’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해외에 K-레스토랑을 진출시키는 국내 기업들은 진입국의 인증 절차를 사전에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준비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소요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기업은 현지 전문 에이전시의 자문을 통해 인증을 진행하지만, 이 과정에서 높은 비용과 행정적 부담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부에서 국가별 인증 기준을 제공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프로세스나 가이드라인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K-레스토랑의 해외 진출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진입국별 인허가·위생 인증 절차에 대한 실무 중심의 정보 제공 체계와 지원 플랫폼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초기 단계부터 명확한 가이드를 확보하여,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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