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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밥, 세계화 열기를 도약의 계기로

곡산 2025. 9. 12. 08:15
[기고] 김밥, 세계화 열기를 도약의 계기로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5.09.09 07:47

R&D로 수출 확대 뒷받침을…김 품질 표준화·상온 유통 필요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세계인들이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식품이면서도 간편식이자 별식인 김밥의 숨은 진가를 알아가고 있다. 한식의 위상이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영화에서 김밥 먹는 장면이 김밥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김밥 유행 이전에 김은 ‘검은 반도체’라고 불릴 만큼 우리 수출에 효자 노릇을 했다. 1조 원대 수출 기록을 세웠으며 여러 나라에서 이미 간편한 스낵으로 소비되고 있다. 김밥의 수출 확대로 전체 쌀과 제품의 수출액은 4400억 원대에 이르고(농식품부, 2025.3)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밥이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 데는 우선 편의성과 경제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김과 함께 김밥에 들어가는 각종 채소류와 계란전 등이 건강식품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김은 서양인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해조류였으나 근래 건강식품으로서의 가치가 학문적으로 인정되면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류의 간편식은 샌드위치나 햄버거 등 간편식에 적응된 세계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식습관으로 쉽게 침투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김밥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한 곳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었다. 선두 주자로서 이점을 살려 계속 수출액이 증가하는 바람직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국내 대기업들도 속속 김밥 수출에 뛰어들어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등 유럽 국가와 함께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 기업의 노력으로 수출량과 수출 대상국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김밥의 수출량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필요 분야의 계속적인 후속 연구와 신개념 제품이 활발히 개발되어야 탄탄한 기반이 구축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면 첫째, 현재 대부분 김밥이 냉동 상태로 수출하고 있다. 이는 저장기간 때문에 채택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나 냉동에 따른 품질 변화, 재가열해야 하는 불편을 소비자가 감수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김밥의 상온유통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서 빠르게 확립되어야 한다. 가열살균 방법이 아닌 새로운 시도, 즉 무해한 고압 살균 방법을 획기적으로 구상하고 다른 비가열 살균 처리 방법도 우리 기술진에 의해서 개발, 적용되어야 한다.

둘째, 김밥의 주원료인 김의 품질 표준화가 진행되어야 한다. 김 제조업체는 이미 김밥용 김을 별도로 공급하고 있으나 과학적으로 그 기준을 정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유통 중 흡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습 코팅 방법을 고안, 적용하는 방법도 함께 연구되어야 한다.

셋째, 현지화 시도다. 현재 여러 국가에 수출하고 있으나 더 확대하고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현지인의 식문화와 식습관에 스며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라마다 선호하는 식재료가 있고 차별화된 조미 향신료가 있다. 이들을 적절히 사용하여 현지인이 쉽게 수용가능한 레시피를 정립해야 한다. 우리는 참기름, 들기름을 선호하고 이에 대한 거부 반응이 없으나 나라에 따라서는 다른 감정을 가질 수도 있다. 특히 할랄푸드로의 적합성도 소비층을 감안해 크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넷째, 중요한 재료인 쌀은 과연 어떤 품종이 김밥에 가장 적당한지 쌀 품종 전문 기관에서 답을 주어야 할 것이다. 꼭 백미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유백미와 영양이 우수한 쌀을 이용하는 경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차별화된 우리 쌀을 세계에 알리는 매체로도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생 안전성이다. 시급히 적용 가능한 김밥의 위생 기준을 홍보하고, 설정된 법적 요건에 맞도록 제조 단계에서 관리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생물 규격은 물론이고 첨가물이나 알레르기 성분 함유 여부 등 관리 사항을 수출국에 맞게 정리하고 위법 사항이 있지 않도록 사전 관리가 필수다. 국가기관의 정보제공, 지도가 필요한 부분이다.

김밥은 우리가 가장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고 특별식이기는 하나 위생 안전성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특히 여름철 식중독 사고가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식품이다. 저장성이 낮은 다양한 원료가 혼합되며, 중소업체에서는 주로 인력에 의해서 만들어지므로 자연 유해 미생물의 오염 기회가 높다. 이런 위험성은 수출 상품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 김밥을 통하여 우리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면서 쌀 및 관련 부재료의 소비 확대를 위하여 업계는 물론, 학계의 연구개발, 그리고 안전성을 책임지는 국가기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농축수산물이 함께한 복합 식품으로, 균형 있는 영양식으로, 간편식으로 국내 소비자는 물론, 세계인에게도 한식과 식문화를 알리는 좋은 매체로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