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 승인 2025.09.15 13:47
쌀 가공식품 업계가 ‘소비자 복잡성(Contradictions)’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마주했다. 건강을 추구하면서도 자극적인 맛을 원하고,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첨단 기술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소비자의 모순된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미래 시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0일 ‘2025 쌀플러스 포럼’에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의 김승기 이사는 '글로벌 식음료 트렌드로 살펴보는 쌀 가공품의 미래' 발표를 통해 2025년 시장을 관통할 네 가지 핵심 트렌드를 제시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핵심 트렌드는 △필수 영양에 집중하는 ‘근본적으로 영양가 있는(Fundamentally Nutritious)’ △관습을 깨는 ‘규칙 반란(Rule Rebellion)’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는 ‘연쇄 반응(Chain Reaction)’, 그리고 △기술과 농업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수확(Hybrid Harvests)’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네 가지 키워드가 ‘건강’과 ‘반란’, ‘위기’와 ‘혁신’의 상반된 개념을 대표하는 만큼 김 이사는 “소비자들은 채소 샐러드와 함께 감자튀김을 먹는 것처럼 상충되는 행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며 이중적인 소비자 태도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트렌드를 소개했다.
첫 번째 트렌드는 건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다. ‘위고비’와 같은 체중 감량 의약품의 등장은 ‘약으로서의 식품’에 대한 인식을 재정의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막연한 건강 기능보다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를 명확히 제시하는 제품에 신뢰를 보낸다. ‘근본적으로 영양가 있는(Fundamentally Nutritious)’ 식품으로서 기능성 성분을 일상 식품에 포함시켜 매일 섭취 가능한 필수 영양소를 충족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김 이사는 “영국 소비자의 49%는 상충되는 건강 정보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다”며, 복잡한 메시지보다 간결하고 명확한 영양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영양 강화를 통해 ‘건강한 간편식’으로 진화하는 즉석밥, 쌀면 등 쌀 가공품에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건강을 추구하는 흐름과 정반대로, 기존의 규칙을 깨는 ‘규칙 반란(Rule Rebellion)’ 역시 중요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새롭고 예상치 못한 맛의 조합에 열광한다. 김 이사는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운 맛을 탐색하는 데 가장 적극적”이라며, 이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요리 트렌드를 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한국식 BBQ맛, 인도네시아 볶음밥 등 이색적인 즉석밥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는 국내 쌀 가공품이 나아갈 글로벌 확장 전략에 영감을 준다.
오늘날의 기후 변화와 지정학적 위기는 ‘연쇄 반응(Chain Reaction)’으로 식품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오렌지 대신 클레멘타인으로 주스를 만들거나, 향신료 공급처를 인근 국가로 변경하는 등 변화에 직면했다. 김 이사는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공급망 변화에 무관심하지 않다”며 “기후 변화로 인해 알제리산 올리브유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새로운 원산지와 품종에 대한 투명한 소통이 브랜드 신뢰를 지키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트렌드는 농업과 기술의 융합, ‘하이브리드 수확(Hybrid Harvests)’이다. 식량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도입은 피할 수 없지만, 많은 소비자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김 이사는 “기술과 자연이 서로 보완적인 관계임을 강조하고, 소비자, 농부, 환경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전자 편집 기술(CRISPR)로 영양을 두 배로 늘린 상추나, 정밀 발효 기술로 만든 동물성 유청 단백질이 그 예다. 그는 “이탈리아 소비자의 25%는 영양가가 더 높다면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며 기술을 통해 영양을 강화한 쌀 가공식품의 잠재력을 시사했다.
김 이사는 “오늘 소개한 네 가지 트렌드는 건강과 탐닉, 전통과 혁신이라는 상반된 가치 속에서 쌀 가공식품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며 “이러한 소비자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기업만이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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