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8.28 07:53
롯데칠성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가세 3파전
와인·위스키도 논알코올 출시…프리미엄화
독립된 카테고리 진화…목테일 등 창작 요리
‘어쩔 수 없이 마시는 대체재’라는 인식은 옛말이 됐다. 건강과 자기관리를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과 의식적으로 술을 멀리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트렌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논알코올(Non-alcoholic) 음료 시장이 하나의 독립된 카테고리로 진화하며 ‘프리미엄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단순한 ‘무알코올’을 넘어 원재료와 제조 공법을 고급화하고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국내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약 600억 원 규모를 돌파한 이 시장은 2025년 현재 800억 원을 훌쩍 넘어 1000억 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술자리의 분위기는 즐기되 건강과 다음 날의 컨디션까지 챙기려는 MZ세대의 가치 소비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의 대중화를 이끈 것은 단연 논알코올 맥주다. 특히 이 시장은 선두 자리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12년 시장을 개척한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0.00’은 작년(2024년)에만 매출이 전년 대비 35% 이상 급증하며 약 184억 원의 매출을 기록,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이에 맞서는 오비맥주의 ‘카스 0.0’ 역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여러 분기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작년 논알코올 맥주 매출을 약 170억 원으로 추산하며 ‘하이트제로’와의 격차가 근소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역시 맥주 본연의 맛을 살리는 공법을 내세워 ‘제로’ 제품군 강화에 나서는 등 3사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오비맥주가 신제품 ‘카스 올 제로(Cass ALL Zero)’를 출시하며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알코올, 당류, 칼로리는 물론 글루텐까지 없는 ‘4무(無)’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정조준한 것으로, 카스 특유의 청량감과 시원한 탄산감은 그대로 살려 운동 전후나 건강 관리가 필요한 상황 등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시장이 성숙하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와인, 위스키, 진 등 더욱 다채로운 주종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수입되는 논알코올 와인은 단순한 포도 주스를 넘어 실제 와인을 양조한 뒤 ‘역삼투압’이나 ‘저온 증류’ 같은 첨단 공법을 통해 알코올만 섬세하게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논알코올 와인 분야에서는 영국의 ‘톰슨 앤 스캇 노티(Thomson & Scott Noughty)’가 대표적이다. 설립자 아만다 톰슨은 ‘무설탕 식단’이라는 자신의 성장 배경을 바탕으로, 유기농, 비건, 할랄 인증을 받은 프리미엄 논알코올 와인을 탄생시켰다. ‘노티’는 스페인산 유기농 샤르도네 품종 100%로 와인을 양조한 후 저온 진공 증류 방식을 통해 알코올만 부드럽게 제거한다. 이 과정을 통해 와인 고유의 구조감은 유지하면서 잘 익은 사과와 배의 향, 우아하고 섬세한 기포를 그대로 살려냈다. 잔당 2.9g, 한 잔(100ml)당 14kcal에 불과한 낮은 당과 칼로리는 ‘죄책감 없는 축배’를 가능하게 하며 세계적인 와인 비평가들로부터 “지금까지 맛본 최고의 논알코올 스파클링 와인”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위스키나 진과 같은 증류주 영역에서는 대체 음료의 퀄리티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호주의 ‘라이어스(Lyre’s)’는 이 시장의 대표주자다. 이들은 알코올을 제거하는 대신 오크, 바닐라, 각종 허브와 향신료 등 수십 가지의 천연 원료를 정교하게 배합해 실제 위스키의 풍미를 재현한다. 덕분에 ‘라이어스 아메리칸 몰트’ 같은 제품은 특유의 스모키한 오크 향과 캐러멜의 달콤한 뉘앙스를 지녀 얼음과 함께 온더록스로 즐기거나 칵테일 베이스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라이어스는 압생트부터 베르무트까지 다양한 무알코올 음료를 생산하며 현재 4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다.
더 나아가 주니퍼베리, 고수 씨앗 등 실제 진(Gin)에 사용되는 식물성 원료(Botanical)를 증류해 만드는 ‘논알코올 스피릿’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토닉워터 등과 섞으면 실제 칵테일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맛과 향을 자랑하며, 청담동이나 한남동의 고급 바(Bar)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미엄화의 정점은 ‘목테일(Mocktail)‘에서 나타난다. 목테일은 ‘흉내 내다(Mock)‘와 ‘칵테일(Cocktail)‘의 합성어로, 과거 오렌지 주스와 사이다를 섞는 수준에서 벗어나 하나의 창작 요리로 진화했다. 최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과 전문 바에서는 로즈마리, 라벤더 등 직접 키운 허브를 우려내고, 수제 과일 시럽과 콤부차, 앞서 언급된 ‘라이어스’ 같은 논알코올 증류주를 정교하게 조합한 시그니처 목테일을 선보인다. 한 잔에 2만 원을 호가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주류 페어링처럼 음식과 함께 섬세한 맛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어 예약이 끊이지 않는다. 이는 ‘취하지 않음’이 더 이상 주류의 대체나 결핍이 아닌, 또 다른 미식의 ‘선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전문가는 “논알코올 시장의 프리미엄화는 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알코올 유무를 넘어 제품에 담긴 스토리, 원재료의 퀄리티, 그리고 브랜드가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 앞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고급화된 제품들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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