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과자 시장, PB vs 프리미엄 제품 양극화

곡산 2025. 8. 28. 07:15
과자 시장, PB vs 프리미엄 제품 양극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8.27 07:57

자체 브랜드, 상식 파괴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
유통사 매출 작년비 25% 급증 올해 4000억대
3000~4000원 프리미엄, 관련 시장 15% 차지
‘포테토칩 엽떡’ 등 새로운 맛 경험 가심비 충족
 

고물가 시대, 대한민국 과자 시장이 ‘극과 극’으로 재편되고 있다. 천 원 한 장으로 넉넉하게 즐길 수 있는 초저가 PB(자체 브랜드) 과자에는 실속파 소비자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 반면, 웬만한 밥값에 육박하는 3~4000원대 프리미엄 과자에는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이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가격과 용량으로 승부하는 ‘가성비‘와 맛과 경험으로 만족을 주는 ‘가심비‘ 사이에서, 어중간한 가격대의 기존 제품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은 압도적인 '가성비'를 내세운 대형마트·편의점의 초저가 PB 과자로 몰리고 있다. 동시에 특별한 경험을 통해 심리적 만족(가심비)을 얻으려는 '작은 사치' 트렌드가 확산하며, 고급 재료와 맛을 내세운 프리미엄 과자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한 것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PB 과자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PB 스낵 시장은 2024년 약 3200억 원 규모에서 올해 4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요 유통사의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25% 이상 급증했다.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는 상식을 파괴하는 가격과 용량의 제품들이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 자색고구마칩’(110g, 1180원)과 △홈플러스의 ‘심플러스 시그니처 왕소라형 과자’(400g, 2990원)는 유명 브랜드(NB) 유사 제품 대비 그램(g)당 가격이 절반 수준에 불과해 ‘대용량 가성비’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 CU의 ‘헤이루(HEYROO)’ 브랜드는 ‘콘소메맛 팝콘’을 1500원에 출시, 영화관 팝콘의 훌륭한 대체재로 떠올랐으며, △GS25의 ‘유어스(YOU US)’는 ‘마카로니뻥’ 등 추억의 과자를 대용량으로 기획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은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과 유통 단계를 제거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제조사와 협력해 맛의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가격 거품을 뺀 전략이 불황기 소비자들의 니즈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가성비 트렌드 반대편에서는 프리미엄 과자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전체 과자 시장의 약 15%를 차지하는 프리미엄 부문은 ‘작은 사치’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가심비’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전략은 ‘인기 메뉴·맛집과의 접목’이다. △농심이 출시한 ‘포테토칩 엽떡오리지널맛’은 이러한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이 제품은 국민 간식인 떡볶이 특유의 매콤달콤한 소스 맛을 감자칩에 구현한 것으로, 105g 용량에 253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과자가 아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고급 식재료를 활용하는 것 또한 성공 공식이다. △해태제과는 이탈리아산 트러플과 부드러운 크림을 더해 고급 파스타의 풍미를 재현한 ‘생생감자칩 트러플크림 파스타맛’을 3500원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리온은 매년 여름 국산 햇감자만을 사용하는 시즌 한정판을 통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포카칩 햇감자 3MIX’ 2종이 대표적이다. 특히 ‘플레이버 솔트맛’은 히말라야 핑크 솔트, 이탈리아산 트러플 솔트, 프랑스산 토판염을 조합해 감자 본연의 풍미를 극대화했다. 신선한 제철 원료에 세계 각지의 고급 소금을 더한 이 제품은 3000원대의 높은 가격에도 미식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가심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프리미엄 과자의 성공은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비싼 외식을 한 번 줄이는 대신, 몇천 원으로 미식의 즐거움과 심리적 만족감을 얻으려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스낵 시장의 핵심 고객층으로 부상한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자 시장의 양극화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지갑을 여는 기준이 얼마나 명확해졌는지를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제품은 철저히 아끼고, 가끔 즐기는 것에는 확실한 만족감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소비 패턴이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