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08.18 07:52
장류조합 “다른 공법 통합 납득 못 해”
장문화協 “간장 유형서 산분해 제외를”
식약처가 간장 명칭과 관련돼 논란이 일고 있는 ‘산분해간장’을 장류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뒀다. 간장이 아닌 소스류로 분류하겠다는 것이다. 또 한식간장과 양조간장을 ‘간장’으로 하나로 묶는 안을 제시했다.
‘간장’ 명칭과 분류를 놓고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식약처는 분류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카드를 꺼냈지만 전통장류업계, 상품장류업계, 소비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한 채 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식품안전정보원은 13일 서울역 인근에 한 회의실에서 장류 관련 ‘식품공전 분류 체계 및 기준·규격 개선 산업계 자문단 5차 회의’를 통해 개편 예정인 개정안을 공개했다.
논란의 중심인 ‘산분해간장’은 효소분해간장과 함께 간장유형에서 제외한 ‘소스류’로 분류했다. 장류 항목에서 완전히 뺀 것이다. 대신 ‘아미노산액’이라는 별도 유형을 신설하며, 기존 산분해간장에 적용되던 3-MCPD 안전 기준(0.02mg/kg 이하)을 ‘아미노산액’이라는 새 명칭에 그대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산분해간장을 섞어 만든 ‘혼합간장’이 ‘간장’ 행세를 할 수 있다는 소비자 지적을 반영해 두 가지 방안을 함께 제시됐다. 1안은 혼합간장을 장류로 통합하는 것이고, 2안은 ‘조미간장’이라는 별도 유형으로 분리해 신설하는 방안이다. 단 2안의 경우 ‘조미간장’은 발효 간장 원액을 50% 이상 사용해야만 해당 명칭을 쓸 수 있다. 소비자가 제품의 특성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통은 ‘통합’으로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식간장과 양조간장은 ‘간장’, 한식된장과 된장은 ‘된장’, 한식메주와 개량메주는 ‘메주’로 각각 통합한다. 단 과도한 첨가물 사용을 막기 위해 발효 숙성 후 압착한 ‘간장 원액’을 90%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기준이 신설된다.
개정안에 대해 장류조합 관계자는 “옛 선조의 전통 방식으로 발효해 만든 간장을 한식간장이라고 한다. 이 한식간장을 현대식으로 개량해 생산한 것이 양조간장이다. 두 간장 유형은 공법 자체가 다른데 하나로 통합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는 된장도 마찬가지며, 심지어 메주는 소재인데, 장류 유형에 포함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분해간장과 관련해서 그는 “(산분해간장도) 한식간장을 개량해 생산한다는 점에서 양조간장과 공법이 같은 간장 유형이다. 110여 년이 넘도록 과학적으로 검증된 공법을 통해 만든 간장 제품인데, 간장 유형에서 제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류조합은 현행 간장 유형을 한식간장, 양조간장, 간장(혼합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전통장류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장문화협회 관계자는 “한식의 위상이 높아지고 ‘장 담그기’가 유네스코 유산이 됐지만 정작 한식의 기본인 간장은 위태로운 상황이다. 현행 식품공전은 ‘장류’를 ‘발효·숙성시킨 것’이라 정의하면서도 발효와 무관한 산분해간장을 장류에 포함시키는 모순을 안고 있다. 이러한 왜곡된 규정이 소비자 불신으로 번지고 시장 위축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며 “간장유형에서 산분해간장을 완전히 제외하고, 우리 전통 고유 ‘한식간장’의 가치를 제대로 알려 산업화하는 것을 한식 세계화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장류 식품공전 계약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도 산분해간장 제조 시 생성되는 발암 가능 물질 ‘3-MCPD’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장 문화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중국은 산분해간장을 간장유형에서 제외하고 발효 방식 제품만 간장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일본도 산분해간장을 혼합간장으로 별도 표기한다”며 산분해간장 간장 분류 삭제 및 별도 표시 의무화는 물론 전통·발효간장 명칭과 기준 유지·강화 등을 주장했다.
한편 이번 ‘간장유형 통합’ 논란은 식품업계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복잡한 장류 분류 체계를 개선해달라는 건의에서 시작됐다. 업계는 제조 방식에 따라 간장유형을 과도하게 나누는 현행 규제가 다양한 제품 개발과 수출 경쟁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특히 유해물질은 엄격한 기준치로 관리되는 만큼 안전과 무관한 규제는 풀어 기업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복잡한 규제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3월부터 오는 12월 15일까지 식품공전 분류체계 및 기준·규격 개선 연구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식품전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위기의 쌀 산업·식량안보 구원자는 ‘쌀가공식품’…관건은 ‘안정적 원료 공급’ (2) | 2025.08.24 |
|---|---|
| [기획특집-꿀등급제] ② '등급 벌꿀' 사용 제품 가치 높여… 농심·오뚜기, 소비 촉진과 양봉농가 상생 실현 (5) | 2025.08.19 |
| [기고] 쌀가루 확대 정책, 재검토 필요 (3) | 2025.08.17 |
| SPC ‘생산직 근무제’ 개선, 식품 업계 주시 (3) | 2025.08.13 |
| 2023년 K-FOOD 바이어초청 수출상담회(BKF) 수출성공사례집 (3) | 2025.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