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 소매업체의 ‘저가 중심 가격 홍보’에 피로감 느껴
최근 몇 년간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소매업체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공감한다’는 메시지를 앞다투어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경영컨설팅사 커니(Kearney) 산하 소비자 연구소 ‘Kearney Consumer Institute(KCI)’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이러한 저가 중심의 마케팅이 과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로거(Kroger), 자이언트 푸드(Giant Food),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등은 매장 곳곳에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문구를 배치했고, 편의점 체인 TXB는 회원들이 더 많은 포인트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로열티 프로그램을 개편했다.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은 웨그먼스(Wegmans)조차도 ‘가성비 좋은 매장’임을 알리는 홍보를 진행했다.
업체들은 이러한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KCI의 최신 ‘스트레스 지수’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가격 홍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한다. KCI의 케이티 토머스(Katie Thomas)는 “소비자들은 이미 충분히 영리하기 때문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저렴함을 내세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출을 신중히 관리하며 프로모션을 활용해 돈을 절약하고 있지만, 동시에 재미있고 새로운 제품과 경험에 기꺼이 돈을 쓰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단순히 소비자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보다 새롭고 흥미로운 식품과 음료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12개국의 소비자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68%는 제품 구매 시 ‘가격보다 맛’을 우선시한다고 답했으며, 19%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48%는 가격과 품질의 균형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최저가만을 찾는 소비자는 3분의 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또, 소매업체들이 저가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쇼핑 경험이 단조로워지고 소비자들이 쇼핑에 지루함을 느끼게 됐다고 분석했다. 물가 인상으로 인해 소매업체들의 ‘가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케이티 토머스는 "정기적으로 식료품점을 방문하며 조사하는데, 현재의 쇼핑 경험은 솔직히 말해 지루하다”고 표현하며 “우리가 소비자를 너무 간과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덧붙였다.
‘작은 사치’와 ‘작은 행복’이 해답
그렇다면 소매업체들이 취해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 KCI는 소비자들이 하루 중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small wins)’과 ‘가성비 있는 사치(affordable luxuries)’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토머스는 이를 위해 눈길을 사로잡는 간식, 음료, 기타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소개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한정판 상품과 신제품 홍보로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어내지만, 대형 식료품점은 주간 전단과 정기적인 진열 교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발견의 재미’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부 식료품점들이 자체 브랜드의 신제품과 트렌디한 브랜드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장에 진열된 상품 종류가 지나치게 많아 소비자들이 익숙한 제품만 구매하게 되는 ‘선택 마비(analysis paralysis)’ 현상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알디(Aldi)나 코스트코(Costco)처럼 한정된 품목만 제공하는 매장은 소비자가 새로운 제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10종의 랜치 드레싱 중에서 고르는 것보다 1~2종 중에서 선택하는 편이 훨씬 쉽다'는 것이다.
‘발견의 즐거움’이 충성 고객 만든다
KCI 보고서는 매장과 온라인에서 ‘발견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소매업체가 더 높은 충성도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소비자들이 음식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틱톡(TikTok)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유통업체들도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발견 중심’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 EG 아메리카(EG America)는 로열티 회원들에게 신제품을 먼저 접할 수 있는 혜택과 맞춤형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개편했다. 스프라우츠 파머스 마켓(Sprouts Farmers Market)은 매장 내 ‘혁신 센터’를 운영하며 소규모 공급업체의 신제품을 집중 소개하고 있다. 스프라우츠의 잭 싱클레어(Jack Sinclair) CEO는 “혁신은 우리의 핵심 전략이며, 꾸준한 신제품 출시가 매장을 신선하고 흥미롭게 만든다”고 밝혔다.
문의 : LA지사 박지혜 (jessiep@at.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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